추천운영사례
[인천] 청개구리 작은도서관
골목에 꽃피운 독서 문화
청개구리 작은도서관
청개구리 작은도서관은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자리해 주민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일깨워주는 작은도서관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며 책과 소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운영진들과 주민들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도서관이다.
미래를 이끌 꾸러기들의 쉼터
고요한 듯 소란스러운 어느 골목가를 거닐다보면 아이들의 기분 좋은 재잘거림이 들리는 청개구리 작은도서관이 있다. 전국에 기적의 도서관 설립이 본격화 될 무렵, 산곡동 주민들은 우리 마을에도 도서관이 있었으면 했다. 주민들이 고민하던 중 신협이 지금의 공간을 무상으로 내어줘 도서관 설립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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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년 첫 발을 뗀 청개구리 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이 모여 작은 것부터 채워나갔다. 여러 곳에서 도서 기부를 받고 후원자들도 모여 현재는 총면적 100㎡(30평)에 장서 8,800권이 서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다른 공공도서관에도 없는 책이 있을 정도로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청개구리는 주민들과 함께 성장해나갔다.
“도서관 이름명인 청개구리는 어떤 뜻인지 많이들 궁금해하세요. 사실 거창한 이유는 없답니다.(웃음) 도서관이 워낙 엄숙한 공간이라 반대되는 기발한 이름을 생각하다가 짓게 되었어요. 청개구리같은 꾸러기들이 많이 오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죠.”
장서는 어린이가 주로 이용하는 도서관 답게 어린이, 청소년 도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직업에 관련된 도서, 만화책 등을 고루 구비하고 있다. 원래 만화책은 파손 우려로 대여하지 않았는데 현재는 대출도 하고 있다. 아이들과 성인 모두에게 인기인 웹툰 도서들도 꾸준히 수서하고 있다.
청개구리 내부는 햇빛이 잘 들어와 아늑한 느낌을 준다. 오전 시간엔 학부모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는 소모임 장소로 쓰인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엄마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여유를 찾고, 교류하며 또 다른 네트워크를 만든다.
오후가 되면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방과 후 시간을 보내며 책을 읽고, 친구들과 간식을 나눠먹는다. 학교가 끝나고 학원에 가기 전 정거장처럼 쉬었다 가기도 한다. 청개구리는 산곡동 주민들의 쉼터 역할은 물론 마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주민들과 상인들의 신나는 잔치 한 마당 ‘화랑북로 축제’
청개구리는 시장 안에 위치해있다. 도서관 이용자는 대부분 상가 사람들과 근처 주민들이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번화가였지만 최근 코로나 사태와 더불어 대형마트가 문을 열면서 상권들이 많이 쇠퇴했다. 청개구리는 골목을 다시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매년 7월부터 운영진들은 눈에 띄게 바빠진다. 바로 10월에 하는 화랑북로 골목축제 때문이다. 마을 관련 단체인 이웃사랑회, 인천여성회, 상국 3동 어린이집 등에 연락을 취해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어떤 형태의 축제를 할 것인지 밤늦게까지 회의를 진행한다.
“초반에는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 않았어요. 시장 한 가운데 부스를 설치하고 무대를 꾸리다보니 장사에 방해된다는 분들도 계셨죠. 주차돼있는 차들도 모두 빼야 하니 마을 사람들도 좋게 보지 않으셨어요. 그래도 저희는 옳은 일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했어요.(웃음) 5회 정도 진행하고 나니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더라구요. 마을 노래자랑도 참여해주시고, 가게에서 파는 걸 선뜻 내주시기도 하셨어요. 참 감사한 순간이었죠.”
축제 날이 되면 주민들과 상인들은 일제히 골목으로 모인다. 축제에는 다양한 체험 활동과 상인들이 내놓은 맛있는 음식들이 준비돼있다. 도자기체험, 바디페인팅, 아나바다 장터 등 약 3~40개의 부스가 축제를 꾸민다. 주민들과 상인들은 축제를 통해 다채로운 체험 활동에 참여하고, 서로 교류하며 마을공동체라는 큰 보물을 얻는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축제를 기획했다. 참여하는 기관이 각자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웃사랑회에는 송편과 김치를 만들어 이웃 주민에게 제공하고, 보호센터는 장애인들과 수경화분을 만드는 뜻깊은 활동을 진행했다.
“코로나로 계속 지쳐있을 수가 없었어요. 이전의 축제 형태는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올해는 기관들이 협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각자의 자리에서 이웃들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축제를 마쳤어요.”
축제 외에도 청개구리는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는다. 기후위기를 주제로 강좌를 진행하고, 환경 동아리도 운영한다. 회원들은 초록빛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을 끊임없이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부평역에서 탈석탄 1인 시위를 하는 운동가와 매주 목요일에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시에 미세먼지와 매연의 약 50%가 화력발전소에서 나오고 있어요. 석탄을 이용하다보니 공기 오염이 심각해요. 이런 상황을 알리고 개선하기 위해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또 영흥화력발전소 폐쇄 운동도 함께 하고 있어요. 조금 더 빨리 폐쇄 절차가 진행되고, 대체 에너지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답니다.”
다른 동아리 활동들도 활발하다. 바느질과 뜨개질로 힐링을 도모하는 자광찾(자수해서 광명 찾자), 타로를 공부하는 타로모임, 다양한 1회성 강좌 등 이용자들 위주의 프로그램들이 도서관을 가득 채운다. 또 책을 싣고 시장 곳곳을 다니며 상인들에게 책을 배달하는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언제나 늘 그 자리에 있을 청개구리
청개구리는 운영위원들과 자원활동가들이 운영한다. 신협에서 공간을 제공해 월세 부담은 덜었지만 위원들과 활동가들에게 일정의 급여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항상 미안할 따름이다.
“활동가들이 대부분 엄마고 여성이에요. 항상 여성의 인력을 자원활동이라는 명목으로 쓰고 있는 것이 안타깝죠. 조금의 차비라도 드리고 싶은데 후원으로 운영하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많아요. 앞으로 자원활동가들에게 차비나 점심값이라도 줄 수 있길 바래요.”
책 문화를 보급하는 도서관의 역할 뿐 아니라, 책을 매개체로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는 곳으로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청개구리 작은도서관. 마을의 문화거점을 지향하며 주민들과 함께 성장해나갈 앞날을 기대해본다.
“20년 가까이 운영하다보니 마을 주민들이 청개구리가 늘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셔요. 덕분에 대출·반납도 높은 편이라 뿌듯하죠. 청개구리는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계속 해서 찾고 또 고민해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싶어요.”
■ 청개구리 작은도서관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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