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서울] 고래이야기 작은도서관
주체적인 민주시민을 키워내는 곳
고래이야기 작은도서관
서울시 용산구 효창동에는 주민들이 책을 매개체로 만나는 공간, 고래이야기 작은도서관이 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엄마처럼 따뜻하게 모두를 맞이하는 고래이야기 작은도서관 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주민들 손에서 피어난 문화의 새싹
고래이야기는 2008년 용산구청사의 이전 소식과 함께 출발한다. 텅 빈 구청사에 마을 사랑방 같은 공간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주민들의 염원이 모이기 시작해 도서관 설립 운동으로 나아갔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뜻을 모은 주민들은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직접 서명운동을 펼쳤다.
도서관 설립 이야기가 대두될 무렵, 청년 일자리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였다. 이로 인해 구청사에는 청년일자리플러스센터가 만들어졌지만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고 도서관 설립을 고민했다. 이때 주민들의 서명 운동을 알게 된 출판사 고래이야기가 사무실 일부를 도서관 공간으로 내주며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는 새로운 독립 공간으로 이전해 주민들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고래이야기의 이용층은 주로 어린이들이다. 효창동에는 유난히 다자녀 가구가 많은데 마을에 삼신 할매가 산다는 재미난 설화가 있을 정도다. 또 도로변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 주민들도 친구네 드나들 듯이 편하게 방문한다.
아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만큼 서가에는 어린이책이 가득 꽂혀있다. 최근 이슈인 기후변화에 관련된 책부터 창작동화, 그림책 등이 주를 이룬다. 또 근현대사를 담고 있는 효창공원이 근처에 있어 관련 역사 도서들도 만나볼 수 있다.
2013년에는 고래이야기 민간단체를 출범해 도서관을 주민들의 커뮤니티, 마을공동체 공간, 교육 공간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많은 운영위원과 봉사자들의 열정과 땀으로 일궈진 고래이야기는 오늘도 활짝 열려있다.
아이들의 숨겨진 장점을 찾아내는 곳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서와~ 오늘 학교 생활은 어땠니? 재밌었어?”
다정하게 안부 인사를 물으며 운영진들 덕분에 아이들은 도서관을 친구처럼 여긴다. 고래이야기는 아무도 소외되지 않고 존중받는 도서관이다. 특히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도서관에 오는 아이 중에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 아이 한 명을 위해 운영위원들은 회의를 시작했어요.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도서관에서 해줄 수 있는 활동을 기획했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또 다른 또래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줬어요. 아이가 도서관에 올 때마다 점점 표정이 밝아지더라구요. 정말 보람 있는 순간이었어요.”
운영진들은 아이들 모두 놀라운 장점을 갖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친구들이 있을 뿐이다라며 고래이야기에서 하는 활동들로 숨겨진 장점들을 이끌고 싶다고 말한다.
“단편영화 만들기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때 아이들의 소중한 장점들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글을 잘 쓰고, 그림을 잘 그리고, 체력이 좋아서 카메라를 잘 들고, 성실하게 마지막까지 슬레이트를 치는 아이까지 발견할 수 있었죠. 아이들은 모두 생각과 장점이 있어요. 그걸 발견하고 키워줘야 하는 곳이 바로 작은도서관이라고 생각해요.”
고래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는 즐거운 책과 놀거리가 가득한 놀이터로, 어른들에게는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21 용산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일환인 ‘지구를 살리는 고래’는 도시재생과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식재료들이 자연과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공부하고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얼마 전에는 참치를 잡기 위해 부수어획으로 죽는 생선들이 많은데 이로 인해 자연에 어떤 나비효과가 생기는지를 배우고, 대처방안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비대면 대출 서비스 ‘고래 책 꾸러미’도 운영한다. 아이들에게 요즘 관심 있는 것들을 물어보고 관련된 책과 소소한 선물인 간식을 함께 주는 서비스다. 운영진들은 작은 선물이지만 도서관에서 무언가를 받는 것이 좋은 기억이 될 것 같아 기획했다고 한다.
주민들이 마을의 역사적 공간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역사해설 프로그램도 눈여겨볼만 하다. 근현대사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효창공원에서 순국선열들의 이야기를 듣고, 반공투사위령탑이 이 곳에 있는 이유도 배운다.
이외에도 합창단, 도란도란 독서동아리, 청소년 동아리 등을 운영하며 주민들의 삶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마을 커뮤니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몸과 마음이 안전한 마을이 되도록
운영진들은 주민들과 고래이야기만의 독서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도서관에 와서 꼭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사회적 문제를 토론하고 담론을 나누는 공간을 추구한다.
“세상이 바람직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잖아요. 고래이야기는 조금 더 괜찮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이야기들을 하려고 해요. 아름답진 않아도 우리가 꼭 알아야할 사회문제를 얘기하고, 스스로 생각하며 판단할 수 있는 민주시민을 키워 내려 해요.”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오늘도 건강한 담론을 나누는 효창동 사람들. 운영진들은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마을공동체 역할을 하며 계속해서 독서문화를 꽃피워갈 예정이다.
“어떤 이용자가 고래이야기에 오면 마음이 안전하다는 걸 느낀다며 마을에 이런 공간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뿌듯함과 동시에 도서관이 계속해서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고래이야기는 계속 마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주민들과 안전하게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 고래이야기 작은도서관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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