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현더샵2단지 작은도서관

2021.08.30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깔이 모여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를 꿈꾸며”

대현더샵2단지 작은도서관


대현더샵2단지는 신생 아파트로 건설사가 제공한 공간에서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은 2018년 10월 입주자대표자회의(입대의)가 도서관을 등록하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운영진들이 구성됐다. 작은도서관 신선수 대표는 울산시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의 2020년 상반기 U마을아카데미를 수료했다. 또한 미국에서 거주하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진적인 공동체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Q1. 작은도서관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2018년 10월 입대의에서 남구청에 작은도서관을 등록한 후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했다. 자원봉사자 모집에 5명의 엄마들이 모였다. 주변에서 운영 중인 작은도서관 여러 곳을 방문해 조언을 얻었다. 석 달 정도는 도서관의 환경을 구성하고 운영계획을 세우는 것에 할애했고 이때가 제일 힘들었다. 입대의가 자원봉사자를 처음 모집했을 때는 작은도서관에서 간단하게 도서 대출·반납 일을 맡을 사람들을 원했다. 하지만 5명의 자원봉사자 엄마들은 단순히 도서관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깝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환경개선을 통해 완전히 탈바꿈한 뒤 아이들이 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아파트 안에 있는 작은도서관의 경우에는 입대의의 입장도 중요하다. 작은도서관 운영에 있어서는 입대의뿐만 아니라 아파트 입주민 모두의 도움과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대현더샵아파트의 경우 신생 아파트로 젊은 세대가 많다. 다행히 우리 마음이 통했는지 입대의에서도 많은 도움과 협조·응원이 뒤따랐다. 이후 5명의 운영진은 작은도서관의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 2019년 11월에 도서관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작은도서관을 비영리단체로 등록했다.


Q2.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학생 때 미국에서 거주한 적도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후진국 등 여러 나라를 돌며 배낭여행도 다녀봤지만 사람이 산다는 것이 대단하게 다른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으로 돌아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육아를 하면서 “내가 행복해야 되는 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먼저 내 가정이 제대로 서야 내 주변을 살필 수 있다는 것이 크게 와 닿았다. 대현더샵아파트 도서관은 건설사에서 제공한 공간이지만 관리나 운영은 입주민들의 몫이었다. 조금 아쉬운 점은 도서관이 2층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아이들을 생각해서 만들었다면 도서관은 1층에 있는 게 가장 좋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다가 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사랑방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다.


아쉬운 것도 아쉬운 것이지만 작은도서관이 존립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5명이 시작해 8명의 운영진으로 구성돼 있고 현재 운영진을 포함한 28명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은 2019년 11월에 처음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작은도서관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남구청과 교육청, 울산도서관 등을 방문해 운영에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 이후 작은도서관협회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했다. 작은도서관협회에는 가입하지 않았지만 다른 아파트 중 대공원 대명루첸 아파트 작은도서관, 북구 송정 풍경채 작은도서관 등 작은도서관을 열심히 꾸려가는 곳을 방문해 벤치마킹을 했다. 주변 작은도서관 운영진들 중에도 “도서관에 내 삶을 녹였다”고 말할 정도로 열정적인 분도 있었다.


보통의 작은도서관은 대부분 자원봉사체제다. 몇 사람의 선한 마음이 모여 희생이 되고 그 희생 덕분에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 만들어진다. 대현더샵2단지 작은도서관의 운영진들도 이런 열정을 본받아 값진 희생을 하고 있다. 우리는 거대한 뜻으로 모인 것이 아니다. 다만 작은도서관의 공간이 아까웠고 아이들을 위해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Q3. 작은도서관에서 마을교육공동체를 운영하는 이유는?
학교와 가정이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가 제대로 발언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학교라는 교육기관의 문턱이 너무 높다. 하지만 마을교육공동체가 운영되면서 조금 더 학부모들이 교육에 쉽게 참여하고 프로그램 개설에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아무래도 학교보다는 유연성이 있다. 우리는 전 세대가 서로 섞여서 그 자체가 교육이 되고 공동체가 되는 것을 이루고자 했다. 작은도서관의 운영진들이 엄마들이다 보니 모여서 육아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연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돼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에 우리는 공동체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엄마들은 아이들을 대동해 문화센터나 지자체에 다니는 것이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항상 아이들이 좋아는 하지만 가는 데에 드는 노동과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이에 운영진들은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단지 안에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이나 행사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작은도서관은 도서관의 형태로 운영되고 도서관과 별개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지원이 절실했다. 그 중 하나가 교육청의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이었다.



Q4. 작은도서관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기본적으로 주민들을 위해 독서 독려와 도서 대출·반납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운영이 멈췄을 때 운영위원회에서 엄마표 ‘놀이키트’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배부했고 그 수익금 일부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도 했다. 아무래도 가장 갈증이 나는 부분인 도서와 관련해 건설사에서 기증한 1002권의 도서 중 843권(159권 분실)이 작은도서관에 도서로 등록됐다. 한국문화예술관의 문학나눔을 신청해 97권의 신간도서를 지원 받았다. 남구청의 도서구입비 지원 사업에도 선정돼 지원비를 받았다. 또한 아름다운 가게 희망나누기 지원사업에 기자재를 신청해 수업을 위한 빔 프로젝트 설치와 노후 노트북 교체를 지원 받았다. 작은도서관 자체적으로 ‘독서자율활동’이라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독서자율활동은 주제에 관련된 책들을 읽고 간단한 만들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도서관 가입자 수는 174명이며, 도서관 이용 방문자 수는 800명 이상(7월 이후 방명록 작성 기준)이다. 또한 지난 6월 도서관 카카오톡채널이 개설돼 가입자 수는 239명이다.


Q5. 마을교육공동체 방과후학교는 어떤 형태로 운영되고 있나?
4명의 외부강사를 초빙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작은도서관 운영진을 포함한 28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수업에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중에서도 몇 분은 울산도서관이나 다른 아파트의 자원봉사 이력이 있는 베테랑도 많아 운영에 필요한 조언을 많이 얻고 있다. 방과후학교는 아파트 주민뿐만 아니라 대현동 주변의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현동 주민들 모두가 알 수 있도록 대현동행정복지센터(대현동사무소) 구정소식을 통해 홍보도 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유치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프로그램마다 아이들의 참여 수는 다르지만 한 프로그램당 12~16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고 총 인원은 70명 정도다.




Q6. 대현 무지개마을학교란?
다양한 색깔들이 모여 하나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무지개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어울리고 소통하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취지로 붙인 이름이다. 마을교육공동체에 등록된 이름은 대현더샵2단지 작은도서관이지만 방과후학교 활동명은 대현 무지개마을학교다. 이는 공고문과 홍보에도 사용되고 있다.


Q7. 작은도서관의 목표는?
대현동 주민이라면 누구나 쉽고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도서관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의 목표는 도서관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도서관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커서 성인이 됐을 때 운영진이 될 수 있도록 도모하고 존속돼 선순환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작은도서관에 있다고 말하면 학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사랑방으로 만드는 것이다.



Q8. 작은도서관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나?
작은도서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교육청 사업이 가장 기반이 되고 있고 △작은도서관 자체 프로그램, △남구청의 사립 작은도서관 활성화 지원사업 문화 프로그램, △교육청의 마을교육공동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등이 있다.
작은도서관 자체 프로그램은 자원봉사자 재능기부로 진행되는 미술특강(초등학교 저학년 10명 대상)과 반딧불 체험(25가족 약 100명 참여), 지구시민운동연합이라는 환경단체에서 진행한 친환경세제 만들기 EM환경수업(초등학교 고학년 12명 대상) 등이 있다.


남구청의 사립 작은도서관 활성화 지원사업 문화 프로그램은 2020년 초 공모에 신청해 선정됐다. 8월부터 개강해 강사 파견과 배달강좌를 지원 받고 있다.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위한 클레이 수업(7세 이상 10명 대상), 과학체험 수업(유치부, 초등학교 저학년 10명 대상), 성인들을 위한 영어수업(14명 대상), 성인들을 위한 캘리그라피 수업(8명 대상) 등이 있다.


교육청의 지원사업인 마을교육공동체 방과후학교는 외부 강사들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주중에는 △화요일(7세 이상 16명 대상)과 목요일(초등 2학년 16명 대상) 클레이수업, △수요일(초등 1~4학년 16명 대상) 인물역사수업, △목요일(초등 1~2학년 16명 대상) 보드게임, △목요일(7세 이상 12명 대상) 교구수학과 보드게임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주말 토요일에는 야외활동으로 가족숲학교(학생 12명+가족)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청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독서자율활동(가족 단위) 프로그램도 있다.


또한 신선여고 ‘배나무’ 교육동아리, 대현고 ‘1318리더스’ 독서동아리 학생들이 작은도서관에 찾아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독서동아리 학생들 활동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 동아리 학생들에게는 봉사시간을 채워 갈 수 있어서 좋고 도서관 아이들에게는 어른들보다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언니, 오빠들을 더 친근해하고 잘 따른다.


공동체의 밤이라는 행사도 진행했다. 공동체의 밤은 주민들이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진행했다. 작은도서관의 모든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공유하고 프로그램을 제공해 가정에서 가족들끼리 다시 해볼 수 있도록 도모하고 있다.


Q9.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공동체 운영을 막상 해보니까 사람들의 생각들이 각자 달랐다. 28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선의의 목적을 갖고 운영하고 있지만 “운영진들이 임의로 정원을 채워서 운영하는 게 아니냐”며 일부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우여곡절과 어려움에도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더 크다.



Q10.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활동은?
전적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됐을 때 실행 가능한 계획이지만 주변 어린이집, 복지회관과 연계해 어르신들과 아이들의 소통을 통해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 보통 부모가 다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가 크는 데에는 정말 많은 사람의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 확실히 작은도서관의 아이들은 같은 또래의 친구들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 어르신 등 다양한 세대를 만나고 어울리면서 정서적인 발전과 경험이 확장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아이들 프로그램에 이어 청소년들을 위한 농협청소년 경제교육지원센터 연계 경제교육이 예정돼 있다. 또한 성인들을 위해 국민연금공단 경제 강사 초청 노후준비 서비스 강의도 계획하고 있다. 9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임시휴관 중이지만 우리동네 지식강사 프로그램, 주민재능기부수업(영어), 아이들과 함께 하는 할로윈 행사 등이 예정돼 있다.

Q11.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마을교육공동체는 자본이 아니라 직접적인 관심과 소통, 행동력이 가장 중요하다. 다른 주민들도 생각에 그치지 말고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통해 가정과 아이들의 행복을 찾기 바란다. 아이들이 행복해지면 가정이 행복해지고 가정이 행복해지면 나라가 행복해질 것이라 믿는다.


■ 대현더샵2단지 작은도서관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운영 평일 14:00~17:00 , 주말 휴관
주소 울산광역시 남구 야음로26번길 34, (야음동, 대현 더샵 2단지) 아파트 단지내 2층


/울산저널 김선유 기자

http://m.usjournal.kr/news/newsview.php?ncode=1065606070964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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