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천안] 북면바로내 작은도서관
천안 바로내작은도서관, 책으로 마을을 바꾼다
천안 북면바로내작은도서관(공립) 위치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북면 위례성로 661-16 (오곡리 330-4) 전화 : 041-557-2332 개관 : 2014년 개관 운영시간 : 평일 - 오전 10시 ~ 오후 6시 / 토요일 – 오전 10시 ~ 오후 3시 (점심시간 - 12시 ~ 1시/ 휴관일 - 매주 월요일·일요일·공휴일) 홈페이지 : cafe.daum.net/wookongbook |
바로내작은도서관, 열정에 행정을 더하다
리자 : 천안에서도 외곽에 위치한 북면에 어떻게 작은도서관이 만들어졌나요?
바로내 : 북면은 천안의 시골마을입니다. 젊은 층은 거의 빠져나가고 어르신들이 중심인 전형적인 시골마을입니다. 그러나 많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일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이들을 돌볼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조손가정 아이들과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가 있지만 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죠. 지역 주민사이에 공간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20여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고,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견학하면서 배운 결과, 바로내작은도서관을 개관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온전히 우리 힘만으로 사립 작은도서관을 만들기 어려웠기 때문에 공공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천안 중앙도서관 석미경 팀장님이 작은도서관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행정적인 지원과 교육을 해주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작은도서관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 북면 바로내 운영위원회 '씨앗' -
바로내작은도서관,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책 공간
리자 : 북면 바로내작은도서관이 갖고 있는 특징과 장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바로내 : 저희 작은도서관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하는 공간이라는 게 큰 장점입니다. 북면을 가로질러 큰 강이 흐르고 있고, 산도 있어 경관도 매우 빼어납니다. 이런 주변 환경 때문에 북면에 정착한 이주민들이 많고, 여름에는 휴양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이주민은 물론 휴가차 오신 많은 여행객 분들도 저희 도서관의 이용자이시기 때문에 그분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북면의 빼어난 주변 환경을 기반으로 2015년에는 ‘이야기 길’을 조성을 할 예정입니다. 북면의 경치를 즐길 수 있는 5km 코스가 만들어지는데, 이곳에서 동화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며 전 세대가 함께 길을 걸을 프로그램을 준비 중입니다. 이렇게 북면의 자연환경은 훌륭한 자원이 되어 바로내도서관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바로 북면을 만든 지역주민들입니다. 지역주민들이 뭉쳐 ‘씨앗’이라는 모임을 만들었어요. 바로내작은도서관은 분과별로 자신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또한 북면에서 아이를 키우며 거주하는 지역민으로서, 도서관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했기 때문에 사무장이라는 직책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직책을 맡고 3년 동안은 최선을 다해 도서관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맞서는 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리자 : 도서관 개관과 운영을 하시며 어떤 어려움이 있으셨나요? 그 어려움을 극복한 방안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바로내 : 첫 번째로 지역적 한계가 있어요. 버스가 30분에서 1시간에 한 대씩 오고, 마을엔 자가용이 없는 가구가 많고, 나이 드신 분들도 많아 겨울철에는 작은도서관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접근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책꾸러미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책꾸러미 배달서비스’는 2주에 한번씩 4권씩 가정에 배달을 하며, 처음에는 6명으로 시작했죠.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현재는 31명이 서비스를 제공받아 접근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지역주민들의 부정적인 시선입니다. 농촌이라 기본적으로 봉건적인 분위기가 있는 데다, 문화·공공서비스에 대한 경험이 없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런 이유로 아직도 도서관 서비스에 대한 경계와 선입견을 갖는 분들도 계시죠. 여자들이 활동하는 것에 대한 가부장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저희가 한글교실을 운영하려고 하는데, 할머니들이 당신이 한글을 모른다는 것과 할아버지들께서 한글을 모른다는 걸 문밖에 알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셔요. 숫자나 한글을 모르셔서 단순한 은행업무도 어려우신 할머니들이 안타까워 계속해서 한글교실에 대한 홍보와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느리지만 다행히 한 분 한 분씩 찾아오시고 계세요. 다행히 한 분 한 분씩 찾아오시고 계세요. 물론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저희가 넘어야 할 산인 셈입니다.
세 번째는 문화 소외지역이라는 자격지심을 극복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직접 활동해서 채우기보다는 우리는 소외지역이기 때문에 당연히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요. 무엇보다 ‘우리가 왜 소외지역이냐’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과제였죠. 하지만 일단 공간이 마련이 되고나니 이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되었습니다. 마련된 공간에 그동안 숨어있던 인적자원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셋을 둔 평범한 이웃주민이나 옆집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사실 초대작가, 예술가, 서예가이셨던 거예요. 다들 북면이라는 자연환경이 좋아 이곳을 정착했고, 작은도서관이라는 공간에도 자연스럽게 오시게 됐어요. 그 덕분에 우리도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이분들은 지금도 아이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수업을 가르쳐 주시는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소외지역이라는 스스로의 자격지심에서 벗어나 ‘우리가 생각보다(스스로가) 자원이 많고, 우리끼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동네 문화, 작은도서관에서 스스로 만들고 즐긴다
- ‘최고의 이야기꾼’ : ‘이야기꾼’ 훈련 프로그램으로 수료 후, ‘최고의 이야기꾼’ 자원활동가 자격증이 발급됩니다.
- ‘책 읽어주는 할머니’ : 시인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 프로그램입니다.
- ‘작가와 함께 읽는 철학책’ : 청소년 권장도서인 '엄마는 철학보다 힘이 세다'라는 책의 저자(지역주민)와 함께 중학생들이 책을 읽고 후속 프로그램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합니다.
- ‘미학 강의’ : 처음엔 지역의 대안학교에서 북면바로내의 공간을 사용하며 강의를 했습니다. 대학원에서 미학강의를 하시는 교수님과 함께 2주에 한번 씩 진행을 하다가 하반기에는 대상을 지역 청소년, 지역 주민으로 확대해 모두가 함께 합니다.
- ‘책 이야기방’ : 5월에는 위례벚꽃축제와 함께 ‘책 이야기방’을 운영했습니다. 북면이 벚꽃이 굉장히 유명한데, 역시 북면의 자연환경을 활용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이밖에도 ‘한 뼘 예술관’이나 2분·5분짜리 단편영화를 만드는 프로그램 등 문화적 욕구를 스스로 충족하는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만드는 문화, 상업적이거나 비싼 문화가 아닌 '동네 문화'를 작은도서관 안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뿌듯해요.
작은도서관, 마을공동체의 미래를 준비한다
모든 세대가 각자 필요한 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 저희가 꿈꾸는 도서관의 미래입니다. 특히 청소년들은 질풍노도의 시기라 더욱 관심을 가져주어야 합니다. 초등학생들은 어리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이 있지만, 청소년은 오히려 그런 도움에서 소외되어 있어요. 청소년에 대한 지역 어른들이 역할을 고민하고, 또 마을공동체에 대한 전망을 갖고 전 세대가 작은도서관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내년엔 협동조합이 결성이 되어 노인돌봄서비스도 함께 할 예정입니다. 도서관에서 그분들을 가르치는 게 아닌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에요. 작은도서관은 아이들이 자랄 수 있는 터전이며, 한발 더 나아가 엄마들의 사회적인 활동의 길을 열어 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집안일에 치여 있고, 자신보다는 가족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들이 작은도서관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고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성장한다고 하죠. 우리 작은도서관이 이런 성장을 도와 줄 수 있는 공동체적인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편집 : 조예슬
교정 : 이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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