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경기] 작은도서관 버드나무에부는바람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는 따뜻한 인문학 도서관
작은도서관 버드나무에부는바람
독수리를 닮은 수리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군포시에는 인문학 바람을 불어넣는 공간이 있다. 그림책 마을을 꿈꾸며 금정동 사람들과 함께하는 버드나무에부는바람은 최원경 대표가 운영하는 사립 작은도서관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책을 읽고 소통하며 삶의 에너지를 얻는다.
아이를 품고 어른도 성장하는 평생학습터
유동인구가 많은 산본 신도시와 조금 떨어진 금정동. 사람들로 북적이진 않지만 고즈넉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조용히 동네를 거닐다 보면 금정동 주민들의 보물 같은 공간인 버드나무에부는바람이 보인다.
도서관은 갈릴리지역아동센터에서 시작한다. 2004년부터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해온 최 대표는 어린이들을 돌보며 인문학이 바탕이 되는 ‘찾아가는 희망의 교실 – 클래멘트코스’, ‘희망 철학교실’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했다.
덕분에 어린이들은 인문학을 통해 교류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지역아동센터가 성공적으로 지역에 안착하고 아이들과 추억을 쌓는 것과 동시에 최 대표는 또 다른 고민에 빠진다. 센터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돌아간 아이들이 가정에서의 마찰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적잖게 본 것이다.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들에게도 인문학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를 위해선 더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 이 무렵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의 필요성도 느끼고 있었던 터라 인문학을 토론하고,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기로 한다.
이러한 상황이 맞물려 최 대표는 노래방이었던 2층 공간을 개조해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작은도서관을 만들었다. 도서관 건립을 준비하면서부터 인문학을 특화 분야로 결정해 2014년 10월 지금의 모습으로 문을 열었다.
도서관명인 ‘버드나무에부는바람’은 아동문학의 대가인 케네스 브레이엄의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에서 가져왔다. 운영진은 동화책 속 동물들이 모험을 통해 용기를 얻고, 삶의 지혜를 깨닫는 모습을 보며 도서관 운영의 방향을 찾았다고 한다.
최 대표는 “동물들이 모험을 통해 성장하는 것처럼 도서관을 이용하는 주민들도 인문학과 책을 통해 소양을 쌓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버드나무에부는바람이라 정했다.”고 말했다.
버드나무에부는바람은 평생학습마을공간도 함께 추구한다. 최 대표는 군포시 작은도서관협의 회장직으로 8년 동안 활동할 만큼 작은도서관에 대한 애정이 컸다. 회장으로 있을 당시, 경기도 평생학습 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보여줬다. 이를 통해 군포시 4개의 작은도서관이 평생학습마을로 선정돼 운영하고 있다.
곱씹어 읽을수록 삶의 진정한 의미와 살아갈 방향을 깨닫게 하는 인문학을 만날 수 있는 작은도서관버드나무에부는바람. 주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이라는 자부심을 안고 오늘도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
마을사진관, 마을과 사람을 담다
버드나무에부는바람은 인문학과 평생학습을 바탕으로 전 연령대가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단순히 독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건강한 담론을 나누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2020년 처음으로 진행한 마을공동체 사업은 주민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줬다. 사업은 마을공동체를 기록하는 것을 커다란 목표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엮은 그림책 만들기, 마을의 모습을 역사로 남기는 마을사진관, 동네의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곳들을 자전거로 탐방해 영상으로 만든 우리 동네 알기 프로젝트까지 마을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마을사진관은 프로필 사진부터 영정사진, 가족사진 등 대상과 내용에 관계없이 무료로 찍어주고 그 영상을 기록으로 남기는 매우 뜻깊은 프로그램이었다. 도서관 이용자 중 한 명인 현직 방송국 카메라 감독이 자원하여 사진과 영상을 찍고, 밤새도록 편집하는 열정으로 마을의 소중한 기록을 완성했다.
마을의 이야기를 엮어 출판한 그림책 동아리도 마을공동체 사업의 한 몫을 했다. 회원들은 직접 주민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내용을 정리해 원고를 만들었다. 그림책에 실린 그림들도 직접 그리고 색을 칠했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이야기가 담긴 『당신만 몰랐던 우리동네 스토리』는 주민들에게 큰 감동을 가져다줬다.
인문학 독서동아리 ‘즐거운 수다’는 매년 작가와의 만남을 운영한다. 유명 작가와 함께 인문학 강좌를 진행하며 인문학에 대한 지식은 물론, 작가의 책 이야기도 함께 듣는다. 2020년에는 백수린, 김유담, 백민석, 조경아 작가 등 문단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온 작가들을 만나 심도있는 인문학적 대화를 나눴다.
매해 운영하는 ‘윌로우인문아카데미’도 눈여겨볼만하다. 인문학 강의와 함께 깊이 있는 토론을 진행한다. 2020년에는 ‘코로나 이후 시대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음표를 던져준다.
학부모 대상으로 진행한 ‘하브루타 부모교육’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반응이 뜨거웠던 프로그램이다. 하브루타는 두 사람이 짝을 이뤄 공부하는 학습법으로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부모들은 자녀와 대화, 토론을 하며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평일 오전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임에도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해 열띤 교육열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열정 넘치는 청년들의 동아리 더 청년, 2013년부터 퀼트와 프랑스 자수 등을 함께 만드는 동아리 사랑한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책임지고 있다.
골목 마다 그림과 책이 가득한 마을을 꿈꾸며
2014년 개관해 올해로 8번째 생일을 맞은 작은도서관버드나무에부는바람의 앞으로 과제는 그림책 마을 만들기다. 최 대표는 전국의 그림책 관련 도서관을 다니며 새로운 모습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 곳곳 정겨운 그림이 그려진 담벼락, 마을의 소개를 담은 안내판 등을 구상 중이다. 금정동이 보다 생기가 돌았으면 하는 최 대표의 바람이 느껴진다.
이처럼 열정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작은도서관이 그렇듯 예산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군포시는 조금 나은 지원을 받고 있지만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주민들을 위해 무언가를 기획할 때 예산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까지 작은도서관은 민간에 의해 시작해 발전해왔습니다. 이렇게 발전될 때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엄대섭의 마을문고 설립 운동으로 1만 개가 넘는 문고가 생겼다가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처럼 지금의 작은도서관 운동도 그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긴 안목을 가지고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면 나라의 보탬이 될 원동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지역주민에게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과 평생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누구나 원하는 것을 배우고 나눌 수 있는 생활 속 소통의 공간으로 중추적 역할을 해나갈 작은도서관버드나무에부는바람. 계속해서 아이들과 주민들을 만나며 다채로운 색을 가진 그림책 마을로 성장할 날을 기대해 본다.
■ 작은도서관 버드나무에부는바람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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