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울산] 남목 작은도서관
먼저 다가가는 도서관
남목 작은도서관
“자, 다같이 이 책을 읽고 어떤 친구가 돼야 하는지 알아보는 거예요!”
남목작은도서관 최민련 사서의 말에 아이들이 옥류공원 내 정자 아래로 모여들었다. 옆 테이블에선 청소년들이 모여 앉아 책을 하나씩 손에 쥐고 있었다. 공립 남목작은도서관은 울산시 동구 남목1동사무소 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일 열린 옥류공원 ‘와글와글 놀이터’ 행사장에서도 남목작은도서관을 만날 수 있었다. 도서관에 올 방문객을 기다리기보단 먼저 찾아나서는 도서관, 그게 바로 남목작은도서관이다.
기다리기보단 먼저 찾아가는 도서관
남목작은도서관은 지난 2010년 2월1일 문을 열어 10년째 남목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는 작은도서관이다. 동구 내 4곳의 공립 작은도서관 중 두번째로 문을 열었다. 동구 지역 작은도서관들은 어느 동에 위치하고 있느냐에 따라 각각 ‘도서관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남목작은도서관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들에 특성을 맞춘 도서관이다.
어린아이들보다 연령대가 넓기 때문에 운영이 좀 더 수월할 것 같지만 사실 청소년층이 가장 도서관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운 연령대다. 최민련 사서는 “운영을 해보니 청소년을 위한 작은도서관이 사실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아이들이 학원에 간다고 책을 읽지 않는다. 물론 학교에서 여러 권장도서를 추천하고 숙제로 내지만 숙제를 위한 책읽기, 딱 그 정도다”고 말했다.
책을 읽기 위해선 먼저 책과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가까워져야 된다고 생각한 그는 아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매년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과 수업을 기획해 운영중이다. 올해는 ‘책놀이 수업’, ‘빛그림 동화 구연’ 프로그램과 ‘책으로 읽는 한국사·세계사 기초’, ‘어린이 한자’ 수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목1동 동사무소가 운영하는 댄스 강좌를 들으러 오는 50~60대 중·장년층을 작은도서관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최 사서가 먼저 중·장년층에게 다가가 댄스 수업을 들으러 온 김에 좋은 글을 읽고 필사해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 그의 노력 덕택에 이벤트처럼 진행되던 필사 수업은 주 2회 20여명 이상이 참가하는 본격적인 수업으로 발전했다. 최 사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책을 접할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선 도서관이 먼저 다가가야 한다. 일단 도서관에 와서 책을 접해봐야 그 뒤에 책을 읽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산 확보 위해 다양한 공모사업에도 도전
남목작은도서관은 178.8㎡ 규모의 도서관에 약 1만6000여권의 책을 갖추고 있다. 아이들이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교육용 만화책부터 소설책, 문학책까지 다양하다. 시각적 자료로 DVD도 함께 갖추고 있다.
또 현재 성인을 위한 독서·문화 동아리 4개와 초등학생 이상의 청소년들을 위한 12개의 문화·독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은 월요일과 공휴일에 휴관을 하고 기본적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시 운영된다.
공립 작은도서관은 동구청으로부터 도서구입비를 지원받는다. 사서 없이 자원봉사자들로만 운영되는 다른 사립 작은도서관과 달리 사서도 1명 배치돼 있어 전문적인 프로그램 운영도 가능하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예산이 부족해 프로그램 운영에 애로가 많다.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공모사업에 도전해야 한다. 남목작은도서관은 지난 4월부터 소외계층 디딤돌 평생학습역량개발 사업을 해왔다. ‘창의미술과 그림책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이란 주제의 이 사업은 곧 마무리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책친구 공모사업에 선정됐던 ‘신나는 책놀이 행복한 도서관’ 사업도 지난달 종료됐다.
새 프로그램을 준비중이지만 일단 공모사업에 선정되는게 먼저다. 앞서 지난 2일 열린 남목마을교육공동체 축제도 예산이 없어 무산될 뻔한 걸 남목작은도서관과 다른 단체들이 자비로 행사를 치렀다. 최 사서는 “남목 지역은 특히 도서관도 적고 문화행사도 부족하다. 그래서 축제를 꼭 해야겠다는 사명감에 교육희망학부모회, 온새미로 숲 배움터 등 남목마을교육공동체네트워크 소속 단체들이 각자 자리를 준비하고 예산을 충당해 행사를 진행했다.
이런 부분에서도 좀 더 지원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나 정부지원 사업 중에는 공공도서관에만 예산을 지원해주는 공모사업이 많다. 남목작은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이 아니라 구에서 운영하는 공립도서관이기 때문에 공모사업에 도전을 못한다. 공립도서관은 물론 사립작은도서관까지 함께 지원할 수 있는 공모사업이 다양하게 늘어났으면 하는 게 최사서의 바람이다.
■ 남목 작은도서관 유형 공립작은도서관 |
/ 경상일보 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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