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어린이도서관 느티나무

2020.11.30


마을공동체로서의 '작은도서관'을 실천하는

어린이도서관 느티나무


서울시 중구 다산로의 사랑교회 안에는 ‘한지붕 세가족’이 있다. 주말의 사랑교회 예배당, 주중의 ‘느티나무 어린이 도서관’, 그리고 늘 어린이들의 맑은 소리가 끊이지 않는 ‘나비 훨훨 지역아동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사랑교회가 있는 건물은 골목 쪽에서 보면 2층이지만 반대편인 대로에서 보면 지하인 구조이다. 사랑교회로 들어가면 오른편에 ‘나비훨훨지역아동센터’가 조리실과 교실로 쓰는 공간이 나온다. 왼편은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이 쓰는 공간이고 그 안쪽에 ‘예배당’이라 쓰인 간판이 보인다. 책과 십자가, 피아노가 한데 있는 독특한 구조인 셈이다.

"주말에는 이 곳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지금은 사서 선생님이 도서관 업무를 보고 있어요.” 이 공간의 쓰임새를 설명하는 김신아 목사는 사랑교회 3대 목회자인 남편 안성영 목사와 함께 1996년부터 목회 활동을 시작하며, 1대 목회자부터 이어온 사랑방 교실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사랑방 교실은 공부방이라는 개념도 희미하던 시절, 오후에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돌보며 운영을 이어갔지만 재개발로 문을 닫게 됐고 아이들은 흩어졌다.



▲ 도서관을 지키는 김신아 목사


그러나 김신아 목사는 지역 아이들을 돌보는 데 기여한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고, 이는 1999년 ‘느티나무 어린이 도서관’의 개관으로 이어졌다. 도서관은 전국적 시민단체인 어린이도서연구회의 지원을 받았고, 이후 어린이책시민연대 회원들이 사서를 맡아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도서관은 책과 사람을 움직이는 곳이다. 김신아 목사의 역할은 이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중에 ‘동화읽는 어른’ 모임은 어른들이 함께 어린이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으로 이후 '나도훨훨 어린이책읽는 어른모임'으로 정착해서 매년 1기씩 늘어갔고, 오랜 활동을 한 회원들은 인문학 모임을 만들었다. 김신아 목사는 “동아리 사람들의 노력이 느티나무 도서관을 20년 남짓 유지해 온 힘”이라면서 “저는 공간을 제공할 뿐”이라고 했다.



▲ 오른쪽은 아동센터 입구가 보이고 끝에는 도서관 입구다.


이외에도 ‘절기로 만나는 세상’을 강의한 김희동 씨, ‘ADHD는 없다’란 책을 쓴 김경림 씨,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의 저자인 편해문 씨 등은 김신아 목사와 사랑교회를 통해 독자들을 새롭게 만나고 이들 활동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들이다. 김신아 목사는 저렴한 강사료에도 독자들을 만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작가들에게 늘 감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을 통해 마치 자전거 바퀴에서 작용-반작용의 법칙처럼 ‘시작하는 마음’과 이를 ‘받아주는 마음’이 함께 땅을 밀며 ‘느티나무 도서관’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마음이 오가며 새로운 활동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키웠다고 말할 정도로 열성 후원회원인 한 전직 교사는 마침 집 앞에 ‘느티나무 도서관’이 있었고 그것이 행운이었다고 말하며, 행운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1대1 책읽어주기’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책 읽기에 참여한 아이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은 또 하나의 보람이라고 한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봉사, 관심과 애정이 오래도록 도서관을 유지하고 운영하게 하는 힘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공동체 활동이 계속되면 점점 삭막한 아파트촌으로 변해가는 중구에도 공동체 씨앗이 계속 퍼뜨려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김신아 목사는 정부 차원에서 작은도서관 정책을 구체화 했으면 하는 바람을 표현했다. 유럽의 경우 민간의 작은 도서관들이 정부에서 짓고 운영하는 공공 도서관이 하지 못하는 영역을 책임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민간의 작은 도서관들에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 도서관이 책을 빌려주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매일 사람이 들러서 소통하는 곳임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신아 목사의 바람대로 이러한 작은 도서관의 공동체적 철학을 정부가 이해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 더 많은 아이들이 작은 도서관이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어린이도서관 느티나무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운영 평일 11:00 ~ 16:00 , 토 10:30 ~ 14:30, 일요일 휴관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75 다니엘빌딩 2층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neuty

출처 :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https://blog.naver.com/seoul_maeulstory/22167485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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