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적북적 책마을 작은도서관

2020.07.30

책과 사람, 정감이 가득한 세상
북적북적 책마을 작은도서관



한적했던 화성시 남양동 일대에는 남양뉴타운 도시개발사업으로 새로운 주거 도시가 생겨나고 있다. 새로 지어진 아파트와 빈 도로들, 아직은 낯선 새 동네에서 이웃 간의 소통을 이어주고 정을 나누는 북적북적 책마을 작은도서관을 찾았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이웃과 함께

화성시청이 자리한 남양읍의 한 도로 앞 건물 유리창으로 된 벽면 안으로 여러 손으로 쓴 캘리그래피와 크로키 그림들이 보인다. 모두 북적북적 책마을 작은도서관(이하 북적북적 도서관)에서 재능기부로 진행된 프로그램의 작품들이다. 이곳에서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고자 하는 누구나 프로그램을 개설할 수 있어 매일 다양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2016년 5월, 북적북적 도서관이 생기게 된 계기는 조금 특별하다. 남양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끼리 남양애향청년회를 만들어 매달 봉사를 해오다 지역의 소통 공간을 고심하게 되었다. 이들은 이 지역에 필요한 것과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끝에 작은도서관을 떠올렸다. 이후 추진단을 모집해 주민들의 의견을 묻고 후원금을 모으고 여러 번의 컨설팅을 받으며 보다 편한 공간이 되도록 준비했다. 1년의 준비 기간과 후원의 밤을 통해 모은 주민 후원금을 보태어 지금의 북적북적 도서관 문을 열게 되었다.

처음 도서관이 생겼을 때 어떤 곳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 책을 읽다 얼마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럴수록 도서관 운영진은 누구나 무료로 올 수 있는 공간임을 홍보하고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 노력으로 도서관에는 눈에 띄게 오고 가는 주민 어르신과 학생들의 이용이 늘어났다. 많은 주민들이 도서관이지만 도서관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좋아 자주 책을 보러 들리고 있다. 이곳의 송재준 부관장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주민들이 편하게 있을 공간이 되어준다는 사실이 뿌듯합니다. 엄마들은 아이들을 편하게 데려오고 어르신들은 더울 때 잠시 쉬다 가기도 하면서요."라며 어느덧 꿈꿔왔던 동네의 사랑방이 되어가는 것 같아 덩달아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늘 북적이는 문화공간이 되도록

북적북적 도서관은 대부분이 주민들의 참여로 운영이 되고 있다. 이곳에 있는 만 권이 넘는 도서 또한 70% 이상이 주민들이 기증한 책으로 채워져 있으며, 지금까지도 본인의 책을 다 읽으면 도서관에 기증하는 방신으로 책의 순환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분들 중 본인이 읽고 좋았던 책을 기부하는 분이 많이 계세요. 그러다 보니 도서관에 좋은 책들이 모이게 되고 그 책들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어요." 가장 긴 시간 도서관을 지키는 사서 손미희 씨는 주민들이 상자째로 책을 기증할 때마다 한 사람의 보물상자를 선물 받은 것 같은 고마움을 느낀다.

책 기증 외에도 재능기부와 봉사를 통해 주민들이 함께 하고 있다. 평일에는 서로 모여 동화를 읽는 '동화다방'과 '캘리그래피', '크로키', 'MBTI 성격검사', '아이들 영어 수업' 등의 프로그램들이 모두 주민들이 훌륭한 재능기부로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역사야 놀자'라는 동아리 수업과 매달 문화가 있는 날마다 작가를 초정해 아이들이 책을 읽고 관련 체험을 통해 책을 쉽고 재밌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지역의 문화공간으로의 역할도 해내고 있다.

이름 그대로 북적북적이는 공간이 되고자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북적북적 도서관. 이곳은 작은도서관 특성상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다양한 계층이 와서 배우고 함께 어울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북적북적 도서관의 다음 바람이다.


■ 북적북적 책마을 작은도서관
운영 평일 10:00~20:00 / 토요일 10:00~15:00 (일요일 휴관)
주소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역골중앙로41번길 7, 북적북적 책마을 작은도서관
문의 031-355-8913


/ 천한얼 · 사진 박정민
화성시 문화매거진 <화분> 제36호
http://www.hcf.or.kr/hcf/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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