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작은도서관 함께놀자

2020.06.30


“마을활동도 아이 키우는 일과 같아요”

작은도서관 함께놀자




지난 2년 동안 마을과 자치활동에서 열심히 발로 뛰며 활동해온 이들의 노력을 지지하고 격려하기 위해 '2018 서울공동체상'이 마련됐다. 그 결과 지난 9월 5일 2018 서울 마을주간 기념식에서는 활동 부문 15개팀, 공간 부문 10개 팀이 각각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서울 곳곳에서 마을을 즐겁게, 자치를 새롭게 하기 위해 활동해온 수상자 중 '작은도서관 함께놀자' 김현주 대표를 만나 보았다.


수유동의 정겨운 문화사랑방, 작은도서관 함께 놀자

2010년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던 엄마들이 중심이 되어 책읽기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이 거듭될수록 공간의 중요성을 느낀 이들은 어른도 아이도 편히 어울릴 수 있는 작은도서관을 꿈꿨다. 모임 회원들과 뜻을 같이 한 마을 주민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보증금 500만원을 만들어 방 2칸짜리 공간을 임대하고, 도배와 수리를 했다. 책걸상을 직접 만들고, 주민들로부터 도서를 기증 받아 작은도서관 함께놀자의 문을 열었다.



이후 작은도서관 함께놀자는 정겨운 마을 사랑방이 되었다. 주변 이웃들은 책을 빌리러 오고, 아이들은 방과후가 되면 자연스레 이곳에 몰려들었다. 공동육아모임, 반찬모임 등 다양한 소모임이 생겨났고, 방학교실, 골목축제, ‘책과 놀자’ 프로그램 등이 만들어지면서 동네의 이웃, 엄마아빠, 형, 누나들이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함께 키웠다. 그렇게 커뮤니티의 구심점이 된 작은도서관 함께놀자는 2016년 6월, 지금의 장소로 이전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처음 책읽기 모임을 시작할 때 초등학교 1학년이던 아이가 어느새 중학교 2학년이 되었다는 김현주 대표. 그 8년의 세월 동안 작은도서관 함께놀자도 무럭무럭 성장하여마을공동체 활동의 중심이 되었다. 도서관 활동을 통해 성장한 주민들은 주민리더, 마을지원활동가 등으로 지역에서 마을공동체의 뿌리를 내리는 데 함께하고 있다.


도서관 함께놀자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이 이뤄지고 있나요?

아이들이 방과후에 놀러와 책을 읽기도 하고 다양한 소모임과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책읽기모임, 공동육아모임, 반찬모임 등이 도서관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고요. 또 마을 이모, 삼촌, 형, 누나들이 참여하는 ‘책과 놀자’라는 프로그램도 진행중이에요. 방학이 되면 ‘방학교실’도 열리고요. 그리고 저희 공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마을공동체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을공동체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2013년 부모 커뮤니티 사업이 시작이었죠. 2015년 ‘엄마들의 도서관 힐링프로젝트’, 2016년 ‘어울림과 소통의 도서관 프로젝트’, 2017년 ‘함께 놀자 토닥토닥’ 등을 강북구 주민제안사업으로 진행했고, 2017년 혁신교육지구사업 ‘책읽어주는 엄마 3기’ 등도 했습니다. 도서관 사업만 해서는 위축되기 쉬운데 이런저런 마을사업을 통해 도서관이 힘을 얻고 활로를 개척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마을도서관을 지향하며 마을 안에서 활동중입니다.

활동을 지속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위기도 있었을 법한데요.

도서관 활동을 함께 하던 이들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고, 활동인원이 3~4명으로 줄어들었을 때, 문을 닫아야 하나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도서관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니까 이곳의 이용자들에게 물어보자고 수강생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분들이 도리어 이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며, 힘을 보태고 든든한 후원자들이 되어주셨죠. 저는 도서관도 그렇고 마을활동이 아이를 키우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가 아이를 포기하지는 않잖아요.

상근자가 없는데도 운영이 원활하다는 점이 특별해 보였습니다.

저는 대표를 맡고 있지만, 딱히 상근자는 없습니다. 평균 열댓 명 정도 되는 운영진회의를 통해 민주적인 방식으로 의견을 내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며 함께 만들어가고 있지요. 누군가의 일방적인 주도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유스럽게 의견을 내고 조율하며 함께 일을 하고 있어요. 공간은 ‘공간지킴이’라는 이름으로, 자원봉사 엄마들이 맡고 있는데요. 2부제로 각자 시간을 조정해서 맡고 있습니다. 도서관 사정이 어려웠던 시기에는 공간지킴이들이 모두 운영진이 되는 원칙을 두고 활동했었는데요. 최근에는 운영진과 공간지킴이를 분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운영진은 주요 결정을 하는 의사기구로서 움직이고, 지킴이들은 도서관 살림과 활동, 소모임 지원을 하기로 했지요.

이번에 공동체상을 수상하셨어요. 시상금은 어떻게 쓰실 계획이세요?

저희 도서관이 사무실과 도서관 공간이 분리가 되어 있지 않아요. 책 읽는 이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고 소모임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분리하는 리모델링 작업을 할 생각입니다. 부족한 책걸상도 구입할 생각이고요.

작은도서관 함께놀자를 통해 어떤 꿈을 꾸고 계신가요?

소모임이 활성화된 데 비해 책 대출이나 독서활동은 약한데요. 초등학생들이 많이 올 수 있도록 그림책이나 어린이책 중심의 작은 도서관으로 특화하고 싶다는 꿈이 있고요. 현재 임대 공간이기 때문에 월세 마련이 어려움인데요. 이를 위한 재정구조를 어떻게 탄탄히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가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공공임대의 방식은 없을까 다각도로 궁리하면서요.


■ 작은도서관 함께놀자
운영 평일 13:00~19:00 (토·일 휴관)
주소 서울시 강북구 인수봉로72길 42(수유동) 113동(상가동) 3층 2호
문의 02-999-2207 www.booknplay.org


/ 정지연(소소북스 편집장) · 사진 성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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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마을이야기> vol.69 (2018.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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