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경기] 토닥토닥그림책 작은도서관
당신의 삶을 토닥여주다
토닥토닥그림책 작은도서관
경기도 한글여주시장 안에 자리한 토닥토닥그림책 작은도서관은 여주사람들이 운영하는 문화 아지트다. 2018년에 개관해 상인들의 쉼터이자 아이들의 자람터로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사람들의 삶을 토닥여주고 있다.
누구나 ‘잠시 쉬어가세요’
한글여주시장이 위치한 경기도 여주시는 남한강을 따라 자리잡은 경치가 좋은 시 중 하나이다. 한글여주시장은 경기도에서 성남 모란시장 다음으로 규모가 큰 시장으로 여주 5일장이 매월 5일 10일에 열리고 있다. 좋은 품질의 상품이 가득한 시장에서 장도 보고, 멋진 강변을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도 맛볼 수 있는 여주시장은 여주시에서 꼭 가봐야하는 명소로 손 꼽힌다.
복잡하고 분주한 시장 내에서 유난히 시간이 천천히 가는 공간이 있다. 사뭇 정적인 공간처럼 보이는 토닥토닥 작은도서관은 조용히 누구보다 바쁘게 흘러가며 이용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상가 건물 3층에 위치한 토닥토닥 작은도서관은 빠르게 흘러가는 시장 속에서 멈칫하게 되는 공간이다. 30평 정도의 면적과 약 5,000권의 장서와 도서관 내 아기자기한 전시들은 이용자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 여주사람들은 시장에서 어린이·청소년들과 런닝맨을 하고, 장날에는 북콘서트를 하며 인문학을 얘기했다. 그렇게 독서문화를 전파해가던 중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다. 바로 상인회에서 도서관을 운영할 공간을 내어준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토닥토닥그림책 작은도서관은 2018년 문을 열었다.
어른들은 장을 보고 도서관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기 전 버스를 기다리다 잠시 와서 그림책을 읽고 간다. 상인들은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잠깐 들러 고단함을 풀고 간다. 토닥토닥그림책 작은도서관은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든 연령대가 책으로 배움을 얻고, 위로를 받는 열린 공간을 꿈꾼다.
살아 숨 쉬는 다목적문화공간
토닥토닥그림책 작은도서관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매일 평균 40여명이 방문하고 책 100여권이 활발하게 대출되고 있다. 오전에는 어른들이 이용하고, 오후에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아지트가 된다.
오후 7시면 문을 닫을 시간이지만 기획회의가 있는 날은 밤 10시를 훌쩍 넘을 때도 있다. 운영진들은 더 나은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매일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도서관 이름과 함께 하는 ‘그림책’은 언제나 고심해서 운영하는 부분이다. 어느 도서관보다도 빠르게 신간 그림책은 매주 수서하여 비치하고 있다. 새로운 책이 매주 들어오기 때문에 그림책을 읽으러 오는 단골 이용자들도 아주 많다.
장서는 주로 그림책을 구입하지만 평화, 인권, 난민, 기후변화 등 세계시민을 주제로 하는 책들도 수서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은 소외되는 계층 없이 모두가 이용해야한다는 운영진들의 운영 철학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최근에는 북한 관련 도서에 관심을 두고 ‘남북어린이가 함께 보는 옛이야기’, ‘남북이 함께 보는 겨레문학’ 등을 배가하고 있다. 이처럼 각 사회 이슈에 따라서 관련 도서를 빠르게 수서해 이용자들의 니즈를 채우고 있다.
토닥토닥그림책 작은도서관은 지역주민들과 호흡하기 위한 다양한 소모임 활동 및 지역 연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직장인들을 위한 다양한 동아리들부터 시장 내에서 독서문화를 도모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까지 매년 여러 프로그램들이 개발, 운영되고 있다.
매월 1회 책 읽는 캠페인 『책 읽는 경강선』을 운영하는 중등인문 동아리 ‘싸댕’, 『시장에서 노는 런닝맨, 책으로 노는 방탈출』 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고등 책놀이 동아리 ‘RED’ , 아마추어 천문인을 꿈꾸며 『시민 천문대』를 운영하는 ‘스타홀릭’, 매월 역사적인 사건과 관련된 『평화콘서트』를 진행하는 ‘평화행동’, 『그림책 버스킹』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책과함께’ 등 고등 연합동아리 ‘나댐’ 회원 30여명이 활동하며 토닥토닥그림책 작은도서관의 마스코트로 활동하고 있다.
청소년 활동가들은 도서관을 이루는 든든한 축이다. 9월에 열리는 ‘여주시민 책 잔치’을 기획부터 모두 준비해서 운영한다. 중학교 후배들부터 고등학교 선배들까지 서로 배우며 성장하는 시간을 갖는다. 활동가들은 자신들만의 기획력으로 매년 업그레이드된 책잔치 풍경을 만들어내곤 한다.
작년부터 청소년으로 활동하던 아이들이 청년이 되어 5명의 청년활동가가 탄생했다. 청년활동가들은 모든 도서관 활동의 멘토 역할을 자처하며 청소년 동아리 회원들과 엄청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 5명의 청년활동가들 덕분에 새로운 프로그램 『민주시민학교』가 기획되었다. 난민, 인권, 기후변화 대응활동, 세계시민으로 성장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해 지역사회에 크게 기여할 예정이다.
매일 시장 안은 시끌벅적하지만 토닥토닥그림책 작은도서관의 행사 날이면 더욱 더 활기를 띈다. 지역사회 이슈에도 귀 기울이고 있는 토닥토닥그림책 작은도서관은 얼마 전 여주 평화의 소녀 상 건립 추진을 위하여 장터 콘서트 ‘꽃할머니’를 기획해 진행했다. 이외에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독립선언서’를 배부해 시장 내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이 모든 활동에 바탕은 책이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활동을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토닥토닥 작은도서관의 대표적인 활동은 또 있다. 바로 ‘책나루터 정거장’ 활동인데 버스 정거장에 작은도서관을 만드는 것이다. 작은 서가에 20~40권 책을 채워놓고 버스를 기다릴 때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을 수 있는 활동이다. 책이 재밌어서 버스에 갖고 타도 내리는 정거장에서 반납할 수 있어 편리성이 높아 이용자들의 이용률이 꽤 높다. 현재 11개 정거장에 ‘책나루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더 늘려갈 예정이다.
토닥토닥 작은도서관만의 운영 철학
토닥토닥 작은도서관이 지금처럼 여주시장 내 명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운영진들의 노력과 이용자들의 애정이 숨어 있었다. 운영을 맡고 있는 여주사람들 권광선 대표는 5년전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다 공간 문제로 폐관을 맞게 되었다. 안타까워하던 차에 한글시장에서 다시 작은도서관을 운영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한다.
현재 도서관운영위원회 6명, 사서 2명, 시민활동가 명, 쳥년활동가 5명, 청소년활동가 10명이 각 역할을 나눠 운영하고 있다. 스스로 시민사서라고 칭하는 김동헌 사서는 시립도서관 사서로 퇴직하고 작은도서관에서 이용자들을 만나며 제 2의 사서 인생을 살고 있다. 이주현 사서도 학교도서관 사서로 퇴직해 다시 어린이와 청소년들과 함께 작은도서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독서운동 전파에 앞장서고 있는 운영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토닥토닥그림책 작은도서관은 ‘책으로 만드는 좋은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물론 부족한 운영비에 대한 고민도 존재한다. 도서관 임대료, 운영비, 인건비 등을 계속해서 감당하기엔 어려움이 큰 실정이다. 현재 운영위원들이 외부 강사활동을 통해 십시일반 모아서 해결하고 있다.
토닥토닥 작은도서관만의 운영 철학은 ‘경쟁하지 않기, 가르치려고 잔소리하지 않기, 평등하게 대해주기’ 이다. 이용자들은 함께 이용하는 도서관이기에 군말 않고 이 작은 규칙을 지키고 있다. 시장 내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자 문화가 만들어지는 공간이 토닥토닥 작은도서관. 앞으로도 문화가 살아숨쉬는 공간이자 여주시장의 명물로 오랜 시간 빛나주길 바라본다.
■ 토닥토닥그림책 작은도서관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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