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만세 작은도서관

2020.03.31

만 명의 스승을 만나는 세상
만세 작은 도서관


지역주민과 상인회가 손잡고 꾸린 작은 도서관

만세 작은도서관은 향남읍 발 안 만세 시장 한가운데 있다. 비록 시끌벅적한 시장 속에 있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문화공간이다. 이곳이 생기게 된 계기는 책을 좋아하는 몇 명의 엄마들이 독서모임을 열고자 모이면서였다. 매번 책을 읽으러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까지 갔던 엄마들은 문득 ‘이렇게 멀리 갈 필요가 있을까? 여기서 책을 읽자!’라는 생각을 했다.

때마침 이곳에 가장 오래된 서점인 학우 당예서 3층 공간을 1년간 빌려준다 하여 규모를 좀 더 키워 작은 도서관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자비로 서가를 꾸미고 기증도서를 찾아 전국 각지를 다니며 책장을 채워나갔다. 그렇게 만세 작은도서관은 2015년 5월 개관을 했고 총 9명의 운영위원이 이끌어가고 있다. 이들은 아이를 둔 학부모 외에도 발 안 만세 시장 상인회 2명이 운영위원으로 함께 하고 있다.

“만세 작은도서관은 눈물 나게 고마운 곳이에요. 이곳 발안은 인구가 줄어들고 공공기관도 빠져나가고 있는 원도심이에요. 이곳에 문화소통을 이루고 아이들의 소리가 울리게 만들었죠.”

가지각색의 손글씨로 꾸며진 입구부터 따뜻한 애정이 느껴지는 만세 작은 도서관은 이곳을 필요로 하는 누구나 책과 함께 문화와 소통,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곳에는 특히 아이들뿐만 아니라 전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득해 매시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매주 토요일이 되면 만세 이야기 프로그램을 통해 방과 후 아이들과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 및 야외 체험 활동을 펼친다.

또, 주변 중·고등학생을 잇는 멘토&멘티 시민교육과 성인반 인문학 동아리, 부모교육 수업 등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가 이곳을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외에도 발 안 만세 시장에서 함께 노는 만세 놀이터, 8·15 광복절 기념 만세 사생대회 등 마을의 문화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마음으로 머물다가는 작은 사랑방


만세 작은도서관이 있는 평리는 향남읍에서도 구시가지로 오래된 도로가 망가진 채 방치된 곳이 많다. 이곳엔 도서관이나 영화관 등 문화 공간이 없어 주민들은 오랜 시간 불편을 겪어야 했다. 그 속에서 만세 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풀어주는 오아시스였다.

이들은 증가하는 다문화 가정을 고려해 다양한 국기로 벽화 그리기, 낙후된 시설 민원 요청 등 끊임없이 마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이러한 행보 때문인지 이들이 행사를 열었다 하면 주민 전체가 즐기는 마을축제가 되곤 한다. 이곳의 운영위원인 홍성군 씨는 지난해 연말에 열린 후원의 밤과 크리스마스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주민들을 초대하고 컵으로 책상을 두드리면서 연주하는 컵 타고 연을 펼쳤어요. 많은 주민이 오셔서 호응을 해주셨는데 그때 나눈 교감이 감동적이었어요. 그동안 우리가 한 일을 알고 함께 하고 있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런 감동 때문에 지금까지 이 일을 해오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덧 4년 차로 접어들고 있는 만세 작은도서관이다. 이들은 여전히 작은도서관의 역할을 넘어 마을의 고민을 나누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랑방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진행하는 ‘밥 고리’가 이들의 정체성을 지키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운영장인 오현정 씨는 “각자 반찬을 가져와 함께 밥을 나눠먹는 만세 밥 고리 시간이 있어요. 다 함께 밥을 먹으며 도서관에 대해,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누곤 해요. 그러다 보면 외부인도 참여할 계기가 생기고 함께 미래도 그려볼 수 있어요. 밥을 통해 자연스레 소통을 나누는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라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문화 불모지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던 만세 작은도서관. 어느새 이곳에 없어서는 안 될 공동체 소통 공간이 되었다. 앞으로도 지역 기반의 협력을 통해 더욱 단단하게 설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만세작은도서관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운영 평일 10:00~18:00 , 토 10:00~13:00 일요일 휴관
주소 경기도 화성시 평3길 20-1 3층


/ 글 천한 얼 · 사진 편집부

화성시 문화매거진 <화분> 제34호
http://www.hcf.or.kr/hcf/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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