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충남] 홍동밝맑도서관
홍동마을 문화사랑방, 마을공동체
홍동밝맑도서관
대한민국 유기농업 발상지
풀무신용협동조합과 홍성풀무생활협동조합, 갓골어린이집, 풀무학교 전공부, 풀무비누공장, 풀무학교생협 등 자생조직이 하나씩 생겨 지역과 학교가 서로 연결되고 있다. 환경농업교육관이나 갓골농업연구소, 평촌요구르트, 느티나무헌책방, 뜸방, 반짇고리공방, 갓골목공소, 그물코출판사, 우리 동네병원도 풀무 졸업생이나 풀무와 긴밀하게 연관된 조직으로 홍동마을을 홍동마을답게 만드는 조직들이다. 특히 홍동마을은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과 오리농법의 발원지로, ‘대한민국 유기농의 중심지’로 자리 잡는 곳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바로 홍동마을은 사람과 생명이 조화롭게 순환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홍동마을이 유기농법으로 성공한 농촌마을로 알려지면서 이곳에는 기업체, 종교단체, 사회시민단체, 개인 등의 많은 사람들이 견학을 다녀간다. 그리고 그들은 흙과 땅과 더불어 사는 유기농법을 뿌리내리기 위해 홍동 사람들이 흘린 땀과 눈물을 보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답을 찾는다. 적게 벌어 적게 쓰지만 즐겁고 건강하게 사는 홍동마을의 모습을 보고 아예 홍동마을에 내려와 정착하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최근 귀농을 하는 사람이 많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농촌은 장년층과 노년층의 인구가 많다. 하지만 홍동마을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정착하고 있어 마을의 인구도 늘었고, 젊은 부부와 함께 내려온 아이들도 적지 않다. ‘사람과 생명이 함께 어울려 즐겁게 살아가는 홍동마을’의 모습에 동화된 사람들은 기꺼이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있다. 덕분에 충남에서 귀농인구가 제일 많은 곳이 바로 홍동마을이다.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풀무학교)는 교육과 농촌을 중시했던 이찬갑 선생과 진리, 학문, 자립에 뜻이 있던 주옥로 선생이 의기투합해 1858년 4월 풀무고등공민학교(풀무학원)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풀무학교의 풀무는 ‘풀무질’의 줄인 말이라고 한다. 불에서 쇠가 달구어져 연장으로 변하듯, 사람이 성장하려면 오랜 인고의 시간(풀무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01년에는 2년제 대안대학인 풀무학교 전공부가 만들어졌다. 오전에는 교양을, 오후에는 농사를 가르쳤는데, 그동안 어린아이부터 상생의 농법에 관심 있는 어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풀무학교를 거쳐 갔다. 풀무학교 졸업생 중에는 마을을 새로운 학교(배움터)로 만든 이들도 있다. 서울대에서 작곡을 공부했던 사람이 풀무학교를 마친 후 마을에 남아 유기농 온실채소를 재배하며, ‘뻐꾸기합창단’을 만들기도 했다.
덕분에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다른 세대에 대해 알게 되면서 주민들의 화합도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홍동마을 사람들의 행복한 공존이야기는 지난 2014년 ‘마을공화국의 꿈, 홍동마을 이야기’로 출판되기도 했다. 농부, 할아버지, 주부, 교사가 진솔하게 말하는 홍동마을의 이야기에 우리는 함께 감동하고 웃게 된다. 또한 풀무학교는 농촌마을과 더불어 사는 방법 중의 하나로 생협과 같은 여러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요즘 전국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협동조합이 이미 60여 년 전에 풀무학교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1960년 조성된 도서조합이다. 이 도서조합이 모태가 돼 지난 2007년 밝맑도서관 건립을 위한 위원회가 창립됐고, 2011년 마침내 홍동밝맑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홍동밝맑도서관은 풀무학교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마을도서관이다. 도서관의 이름인 ‘밝맑’은 풀무학교를 설립한 이찬갑의 호(號)로 ‘밝다, 맑다’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사람과 자연, 생명을 귀히 여겨 밝고 맑게 살고자 했던 이찬갑의 뜻을 기리고자 풀무학교 사람들과 지역주민들은 마음과 정성을 모았고, 그 뜻에 동참한 사람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금을 보냈다. 2011년 1월 3일, 216명이 모은 성금으로 준공된 홍동밝맑도서관은 2011년 10월 22일에 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밝맑도서관은 어떤 도서관일까? 밝맑도서관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어 가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자 개관됐다.
밝맑도서관은 책만 읽는 도서관이 아니다. 어느 날은 음악회가 열리고, 어느 날은 책장 앞에 원화나 그림을 전시한 미술전시관이 되기도 한다. 밝맑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는 많은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도서관이자 공부방이며, 주민들에게는 농사와 역사, 다양한 문화 인문강좌를 듣는 세미나 교육장이기도 하다. 밝맑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인문프로그램은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농사짓는 방법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 문화예술, 인문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모두 진지한 모습이다.
농민에게 흙은 생명이다. 생명의 바탕인 흙을 자연 상태로 가꾸고,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평화로운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평민(농민)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강좌는 좋은 기틀이 되고 있다. 늘 깨어 있고, 배우려는 자세의 홍동마을 사람들에게 밝맑도서관은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다. 그래서 홍동마을 주민들은 밝맑도서관에 모여 다양한 활동을 한다. 밝맑도서관은 늘 북적이고 사람들이 자주 찾아온다. 밝맑도서관은 주민이 계획하고 의논한 결과를 도서관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주민은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밝맑도서관은 주민과 주민을 이어주고, 주민과 마을을 이어주는 곳이다. 그리고 나아가 해외의 여러 단체에도 소통의 문을 열었다. 밝맑도서관은 유기농, 생체 공동체에 관심 있는 여러 시민단체와 사회단체 등과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인도, 부탄 등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NGO단체와도 인연을 맺어 그들을 초청해 강연과 문화 공연을 연다. 이처럼 홍동마을은 밝맑도서관을 중심으로 평생학습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도서관2층에는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가 있어 홍동마을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농촌의 현실을 반영한 기획을 제안하기도 하고 또 주민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밝맑도서관 앞 너른 마당은 마을 주민들이 애용하는 공간이다.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이자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장소이다. 밝맑도서관은 일요일과 공휴일은 문을 열지 않는다. 매주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운영되며 아침 9시에 시작해 저녁 6시면 문을 닫는다.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마을 사람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와 서로를 알아가며 소통하는 홍동마을의 문화사랑방이다. 홍동마을은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사람들이 있는 농촌의 시골마을이다.
이 마을은 풀무학교가 세워진 이래 풀무학교를 구심점으로 공동체적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 이 시대의 대안을 찾고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 풀무학교가 지나온 50여년의 역사를 통해 홍동마을에 참삶의 가치를 전파했듯 앞으로 50년, 100년도 함께 성장하리라는 기대다.
■ 홍동밝맑도서관 유형 사립 작은도서관 |
/출처 : 홍주일보 취재- 한관우, 사진-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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