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경기] 파주시 한빛꿈 작은도서관
한빛꿈작은도서관, 창고에서 책세상을 펼치다.
홍정미(한빛꿈작은도서관 관장)
한빛꿈작은도서관(사립) - 위치 : 경기도 파주시 와석순환로 15, 한빛마을 8단지 - 전화 : 070-8954-6013 - 담당 : 홍정미 관장님 - 개관 : 2012년 10월(정식개관) - 운영시간 : 월~토 2시-6시 (일요일 휴무) |
창고, 도서관으로 탄생하다
- 리자 : 한빛꿈은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데, 한빛꿈의 시작은 어땠나요?
- 홍 : 한빛꿈작은도서관은 창고에서 시작했어요. 의견이 맞는 선생님 몇 분이 의기투합하여 책도 들여오고, 책장도 들이고 하나씩 작은도서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죠. 창고에 사람의 온기가 더해지고 책이 갖춰지자 한명, 두 명,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기 시작했어요. 어느 정도 이용하시는 분들이 생기자 용기를 내어 2012년 10월에 정식으로 “한빛꿈 작은도서관”을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개관준비기간은 3개월 남짓. 짧은 기간이었지만 체계적으로 개관 준비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가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청구기호나 분류 등 일반적으로 작은도서관을 준비하면서 겪게 되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비용도 크게 절감될 수 있었죠. 함께 하시는 분들에게 도서분류법이나 청구기호 강의도 진행하면서 도서관 운영에 대한 실무와 운영자 마인드도 공유할 수 있었던 게 시작 초기에 큰 힘이 된 셈이죠. 즉 작은도서관도 도서관이기 때문에 전문 사서나 도서관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매력, 편안함 그리고 다양성의 존중
- 리자 : 한빛꿈이 이용자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은 어떤 걸까요?
- 홍 : 이용자들이 처음부터 책을 읽기 위해 도서관을 찾아오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어요. 오히려 동네 아이들이 지나가다 우연히 들르거나 물을 마시러 왔다가, 화장실에 왔다가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이끌리도록 해주면 계속해서 도서관을 찾게 되더라구요. 아이들이 오면 자연스럽게 엄마들이 아이를 찾으러 오고, 한 번 방문한 엄마들이 다시 오게 되면서 작은도서관 활동을 함께 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에게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것이 저희 도서관의 인기 비결이라고 할 수 있지요. ‘언제나 편하게 올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지요. 물론 독서·문화프로그램 진행이나 홍보 또한 이용자들을 도서관에 오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 리자 : 자연스럽게 방문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 공감이 갑니다. 그러면 한빛꿈의 장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 홍 : 한빛꿈의 독서프로그램들은 인기가 좋아 금방 마감됩니다. 이용자들이 그만큼 많이 참여한다는 거죠. 아파트 단지이다 보니 활동적인 이용자들(=엄마)들이 많아 어떨 땐 공공도서관보다도 더 많은 인원이 프로그램 참가 신청을 할 때도 있어요.
또 하나는 자원봉사자들이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참여한다는 점이예요. 한빛꿈을 지켜주시는 자원봉사자들은 나이또래도 비슷해서 서로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대화도 잘 통하며, 당연히 결속력도 강해요. 아이들을 재우고, 밤 11시가 지난 늦은 시간에도 삼삼오오 모여 작은도서관 운영회의도 하고,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며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어요. 마치 한 가족 같은 느낌이랄까----
독서·문화 프로그램, ‘한빛꿈’을 꽃피우다
- 리자 : 한빛꿈의 독서 프로그램이 인기라고 하셨는데,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는지 궁금해요.
- 홍 : 독서·문화프로그램은 최대한 다양하게 진행하려고 노력해요. 독서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저희가 강사선생님을 직접 섭외하기도 하고, 동아리 회원들이 돈을 모아 강사선생님을 직접 섭외하기도 해요. 그리고 파주시에서 진행하는 독서·문화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진행하기도 합니다. 프로그램은 도서관 캠프, 생활과학교실, 아빠랑 함께하는 기타교실, 전래놀이 등이 있지요. 그중에서도 ‘책놀이’프로그램은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직접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인데, 저녁 8시가 넘어서도 진행될 만큼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죠.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동아리 활동도 활발합니다.
- 리자 : ‘도서관 캠프’는 도서관에서 캠프를 하는 건가요?
홍 : 네. 맞아요. 새벽 1시까지 도서관을 열어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캠프 형식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데, 애들이 잠을 안 자려고 하더라구요. 집을 떠나 다른 공간에서 늦은 시간까지 편하게 책도 읽고 놀 수 있어서 늘 일찍 자야했던 아이들에게는 일종의 일탈의 기회가 주어진 셈이니 당연하겠죠.
작년엔 할로윈 캠프도 진행했는데, 아이들이 할로윈 분장을 하고 도서관에 모여서 미리 섭외한 집으로 방문하여 사탕과 초콜릿을 받으며, 할로윈을 즐겼지요. 작년의 할로윈 캠프의 추억을 잊지 못한 아이들이 올해는 어떤 분장을 할까 얘기도 나누고 많은 기대를 했는데 아쉽게도 올해는 할로윈캠프를 진행하지 못했어요.
- 리자 : 게시판에 사진들을 보니 외부에서 진행한 프로그램도 있던데, 이건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 홍 : 아 그거요. 벼룩시장을 진행할 때 사진이예요. 아파트 중앙광장에서 직접 물건을 사고팔면서 경제활동을 배울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그램이죠. 아이들이 굉장히 열심히 참여했던 활동이에요. 또 도서관 밖에서 진행한 활동이라 지나가던 아이들도 괌심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행사가 끝나자 아이들과 엄마들이 도서관에 많이 찾아왔어요. 벼룩시장을 통해 얻은 수익을 도서관에 기부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도서관 기부로 이어진 정말 기억에 남는 활동이었어요.
- 언제나 즐거운 도서관 프로그램
참여와 나눔, 한빛꿈을 움직이는 힘!
- 리자 :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데, 한빛꿈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홍 : 무엇보다도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그게 저와 자원봉사자들이 한빛꿈을 계속 운영하게 하는 힘이 아닐까 생각해요.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도서관 활동을 즐기고 좋아해주시는 모습을 보면 ‘작은도서관 운영하길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독서프로그램이나 행사를 진행하면서 힘든 때도 있고 어려운 점도 많지만,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그 순간 다음엔 어떤 프로그램을 할까 고민하게 되요.
여기 마련된 기부함보이시죠. 도서관 운영을 하다보면 프린터를 쓰게 될 일이 많은데, 그때 쓰는 비용을 이용자들이 기부하도록 하고 있어요. 많은 금액이 모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기부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한빛꿈을 아껴주시는 그분들의 마음에 늘 감사드리고 있어요.
- 리자 : 다른 기관과의 교류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 홍 : 파주시에는 파주작은도서관협의회가 있어요. 협의회 활동이 활발하고, 교류도 잘 이루어져서 저희 한빛꿈은 물론 파주시 작은도서관들은 파도협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독서·문화프로그램과 강사님을 지원받아 작은도서관에서도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점이 좋아요.
파주시 작은도서관 담당 선생님과도 꾸준히 교류 하고 있습니다. 파주시에서 작은도서관 운영자들을 믿고, 저희의 어려운 부분을 신경써주시는 모습이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데 있어 큰 힘이 되요. 무엇보다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고, 작은도서관 담당자가 직접 파도협 간담회에도 참석해서 서로의 의견을 듣고 작은도서관 지원정책에 반영해 주는 열린 자세가 저희에게는 가장 든든한 힘이 되죠. 이처럼 작은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시청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파주시의 작은도서관 관련 정책과 사업도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되죠. 이렇게 파주시 작은도서관은 작은도서관 운영자, 작은도서관협회, 지자체 작은도서관 담당자가 함게 이글어가고 잇는 셈이죠.
이밖에 한빛꿈은 고양시에 위치한 작은도서관과 협력하여 상호대차도 하고 있어요. 한빛꿈이 소장하지 않는 책을 요청하면, 해당도서를 소장한 작은도서관에 방문하여 상호대차를 진행하죠. 그쪽에서 저희가 소장한 책을 필요로 할 땐 저희도 지원해드리고 있구요. 상호대차를 통해 책 구입비용도 줄이고 이용자들도 원하는 책을 다음날 바로 받아 볼 수 있어 반응이 굉장히 좋아요.
언제나 즐거운 한빛꿈을 꿈꾸며
- 리자 : 앞으로의 한빛꿈은 어떤 모습일까요?
- 홍 : 제가 꿈꾸는 한빛꿈은 봉사자들도, 이용자들도 “오래오래 즐거운 도서관”이 되는거예요. 그러려면 도서관을 편하고 즐거운 곳이라고 생각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지도록 노력해야겠죠. 작은도서관은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이들이 올 수 있는 곳인데, 여기서 “도서관”에 대한 이미지가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이곳에서 즐겁고 편안한 독서 경험을 한 아이들은 자라면서 작은도서관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게 되고 자연스럽게 공공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저희의 말 한마디와 작은 관심이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책을 좋아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고 아이들의 독서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중요한 역할이죠. 이용자와 가장 친근하고, 가장 가까운 대화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도서관이 ‘작은도서관’이라고 생각하면 막중한 책임감 같은 것이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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