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길벗어린이도서관

2020.01.31

책으로 소통하는 우리 동네 문화 전초기지

어린이도서관


인천시 작전동에는 이웃들이 항상 모이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있다. 때로는 친구처럼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며 맞이해주고, 때로는 엄마처럼 따스하게 밥은 먹었냐고 물어봐주는 사람 냄새 가득한 공간. 바로 길벗어린이도서관이다.


작전동의 든든한 책친구 길벗

도서관 개관 당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작은도서관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중 50%의 주민들이 도서관 이용 경험이 없었고, 95% 이상이 주변에 작은도서관이 조성되면 이용하겠다고 답을 하였다. 이 설문조사가 계기가 되어 길벗어린이 작은도서관 조성이 시작되었다.



도서관이 위치한 작전동은 맞벌이 가정이 많아 아이들은 대부분의 방과후 시간을 학원에서 보냈다. 구립도서관이 길벗어린이도서관을 중심으로 2곳이 있지만 모두 대중교통이나 자차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실정이었다. 주변에 걸어갈 수 있는 문화시설, 구립도서관이 전무한 상태에서 길벗어린이도서관은 2014년 주민들의 지지에 힘 입어 개관하게 되었다.


길벗어린이도서관은 143(43)의 규모에 10,000여 권에 달하는 소장자료를 갖추고 있다. 지역주민들에게 편안하고 친근한 문화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운영진들의 세심한 손길이 도서관 곳곳에서 느껴진다.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양질의 어린이도서들이 빼곡이 책장을 채우고 있다. 책장을 가득 채운 어린이 도서들은 모두 운영진들이 읽어보고 고심하여 선정한 책들이다. 이밖에도 도서관의 독서동아리인 엄마들의 동화 읽는 세상(이하 엄동세)’ 회원들의 추천 도서가 장서 선택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2018년에는 도서관이 새로운 옷을 갈아입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락과 벙커가 생기며 아이들의 또 다른 비밀기지가 되었다. 마치 자기 집인것처럼 드러누워서 편안하게 책을 보기도 하고, 몇 명의 아이들은 소곤소곤 비밀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길벗어린이도서관은 흙과 모래는 없지만 책이 있고, 사람이 있고, 만남이 있다.



도서관 입구 왼쪽엔 아이들의 발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준비되어있다. 바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수풍뎅이와 도롱뇽들이다. 아이들은 어느새 독서는 까맣게 잊고 관찰하기 바쁘다. 귀여운 장군이와 용용이를 관찰하고 관련 책을 읽으면 재미는 2배로 늘어난다.


도서관 이름인 길벗함께 동행하는 친구라는 뜻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친구같은 공간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이름을 붙였다. 지금은 그 이름의 뜻처럼 주민들은 편안하게 도서관을 찾는다.


매일 오고 싶은 도서관


선생님 안녕하세요~”

왔구나~ 밥은 먹었어? 저번에 빌려간 책은 재밌었니?”

따스한 안부인사를 물으며 아이들을 맞아주는 운영진들 덕분에 작전동 일대는 길벗어린이도서관 앓이 중이다. 어린이들에게는 즐거운 책과 놀거리가 가득한 놀이터로, 어른들에게는 편안하고 친구네 집 같은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길벗어린이도서관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보드게임은 물론 책놀이, 논술/토론 프로그램, 전래놀이 프로그램, 업사이클링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가장 눈여겨볼 프로그램은 보드게임 프로그램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보드게임 프로그램은 각자 방에 있기 바빴던 가족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리고 지역 내 분위기까지 바꿨다. 서로가 모르고 지나쳤던 사이에서 이웃이 되어주는 이웃사촌을 만들어주는 계기도 되었다.


함께 이야기를 하며 지내는 시간이 부족했던 가족들에게는 선물같은 프로그램이었다고 많이들 말씀해주세요. 그럴 때 더없이 뿌듯합니다.”

- 김선주 관장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업사이클링 프로그램도 인기만점. 폐기도서를 활용해 재밌는 팝업북을 만들기도 하고, 우유팩으로 카드 목걸이도 만들며 아이들은 통통 튀는 창의력을 뽐냈다.




길벗어린이도서관은 독서동아리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엄마들이 매주 모여서 책을 읽고 감정을 공유하는 엄마들의 동화 읽는 세상’, 전자도서가 많은 요즘 글이 많은 책을 함께 읽는 책묻’, 책을 함께 읽고 관련된 보드게임을 연구하는 길보드까지 길벗어린이를 대표하는 동아리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길벗어린이도서관은 계양구 작은도서관연합회 활동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멘토-멘티 작은도서관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인천시 계양구에서 진행되는 이 사업은 선배 작은도서관이 멘토가 되고, 신생 작은도서관이 멘티가 되어 진행되는 사업으로 서로 간의 도움을 제공하고, 도움을 받는 사업이다. 길벗어린이도서관은 멘토작은도서관으로 멘티작은도서관을 도와주며 계양구 작은도서관 활성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웃들과 함께 걷는 길벗

현재 길벗어린이작은도서관은 김선주 관장을 비롯한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되고 있다. 운영 주체인 길벗교회에서 재정 도움을 받고 있지만 재정상 어려움은 항상 존재한다. 이에 조금이라도 재정 부담을 덜고자 정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모사업을 지원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단한 운영이지만 김선주 관장의 얼굴은 밝다.길벗에서 만날까?” 라는 말이 가장 반갑다는 운영진들. 이 말을 들을 때면 진정한 마을공동체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운영진들은 길벗어린이도서관이 도서관의 역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과 함께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이자 플랫폼 같은 장소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의 귀를 기울이며 마을공동체로의 역할을 수행해내고 있는 길벗어린이도서관의 앞으로를 기대해본다.


길벗어린이도서관

주소 : 인천광역시 계양구 효서로 267 3층

유형 : 사립 작은도서관

운영시간 : 월 14:00 ~ 18:00 , 화~금 10:00 ~18:00 토 10:00 ~ 15:00

휴관일 : 일요일, 공휴일, 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 홈페이지 : http://cafe.naver.com/gilbutlib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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