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조꿈나무 어린이도서관

2019.06.20

어린이들의 꿈을 품은 그림책 특화 도서관

대조꿈나무 어린이 도서관


서울 은평구 대조동은 일명 배드타운(Bed Town)이라 불린다. 배드타운은 잠만 잘 수 있는 집만 존재하고 주위에 문화시설 등이 없는 도시를 말한다. 대조동은 이렇다할 문화시설이 없어 주민들의 문화 갈증을 빚고 있었다. 은평구립도서관이 위치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곁에서 문화 생활 니즈를 확실히 충족시켜줄 밀착형 문화시설의 필요성이 대두 되었다.

문화 갈증을 겪고 있던 중, 엄마들의 지속적인 제안으로 시작하게된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이 주민들 앞에 모습을 보였다. 대조초등학교 옆 공원에 자리잡고 있어 하교 시간에는 아이들의 신나는 책 놀이터, 햇빛이 내리쬐는 여름에는 주민들이 쉬어가는 쉼터로 활용되고 있는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좋은 그림책이 무궁무진한 그림책 특화 도서관으로

도서관 면적은 132(40)으로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알뜰하게 활용하고 있다. 1층은 그림책 위주의 그림책방, 2층은 그림책·아동도서·성인도서, 그리고 여러 모임이 이루어지는 다락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서는 1,4000권을 구비하고 있다.

운영 초반은 도서관에 관심이 많은 1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쉽지 않은 운영을 이어나가던 중, 201751일 어린이도서연구회 은평지회가 위탁을 받아 운영하게 되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은평지회에서 위탁 운영하게 되면서 사서 자격증이 있는 전문 인력이 도서관을 맡게 되었다. 덕분에 도서관의 질은 나날이 상승 중이다. 운영 초반 기증 받은 도서가 많아 출판사 위주로 분류되어 있던 도서들을 주제별로 재정비하는데 꼬박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1년동안 3,000권의 도서들을 폐기하고, 공을 들여 장서점검을 했다.


장서 점검이 끝나고 어린이독서연구회 단체에서 운영하는 만큼 특색이 있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수많은 회의 끝에 2018년 그림책 특화 도서관으로 공표했다. 새로 수서하는 그림책들은 모두 별치기호를 줘 체계적인 관리를 시작했다. 먼 지역에서 그림책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이용자들도 있을 만큼 그림책 특화 사업은 도서관으로서 크게 성장하게 된 발판이었다.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만의 캐치 프레이즈 :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


어렸을 적부터 책과 친구가 된 아이들은 커서도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막중한 책임감을 가진 운영진들은 밤낮으로 수서에 매달리는 중이다. 새로운 신간 그림책,베스트셀러 등 양서를 중심으로 책장을 채우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그림책은 어린이만 보는 책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 어른들도 볼 수 있는 그림책을 함께 수서하고 있다.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은 좋은 어린이 독서문화를 조성하는데 가장 큰 노력을 하고 있다. “겨례의 희망,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모토로 삼고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힘쓰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그림책을 보고 다함께 요리를 나눠먹는 냠냠톡톡이다. 얼마 전 있었던 냠냠톡톡 프로그램을 살짝 들여다봤다.


아이들이 테이블에 모여 앉아 똘망똘망한 눈을 반짝이고 있다. 채소에 관련된 동화책을 다함께 읽은 후 간단한 요리를 직접 만든다. 채소들을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며 채소와 가까워지는 시간을 갖는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소금도 솔솔 뿌려서 입으로 쏘옥~ 잘 먹지않는 채소들이지만 어느새 거부감 없이 친구들과 냠냠! 책과도 가까워지고, 채소랑은 친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마당 있는 도서관! 책도 읽고 뛰어도 놀고!

도서관 앞, 널찍한 마당이 자랑이자 특색이라는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 이 마당에서는 신나는 일들이 잔뜩 일어난다. 동네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행사가 있는 날 마당은 금방 사람들로 복작복작해진다. 매월 둘째, 넷째주 토요일 공원에서 책을 읽고, 옛날 전통놀이, 그림자인형극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들을 진행한다. 청소년 선생님들이 인물과 완벽하게 한 몸이 되어 읽어주는 동화는 언제나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하루종일 책과 신나게 놀다가 어두운 저녁이 되고나서야 아이들은 아쉬움을 감추고 집으로 돌아간다.

아이들이 책이 좋아졌대요! 책과 가까워지는 아이들을 볼때마다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그림책을 읽는 어른들, 그다방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주민 초밀착형 도서관답게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문화프로그램으로 도서관은 불이 꺼질 틈이 없다. 그림책에 관심있는 어른들이 그림책을 함께 읽는 그다방(그림책다시 읽는 방법)은 같이 읽는 그림책의 묘미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글자가 없는 그림책, 타이포 그래피 그림책 등 주제를 정해 각자 그림책을 가져와서 함께 읽는다. 줄글에 없는 따뜻한 그림과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의 모습은 색다른 독서의 참맛을 느끼고 있다.


대조동에서 뻗어나가는 공동체 줄기


은평구는 다른 지역보다 도서관이 많은 편에 속한다. 그 중에서도 작은도서관이 많은 편인데 이를 활성화하고 홍보를 위해 은평구 공공-작은도서관의 연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을 매치시켜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도서 장비를 지원 받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계를 하고 있다.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은 현재 응암도서관과 연계 중이다. 주민들의 독서 문화 증진이라는 같은 목표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굉장히 크다. 양질의 문화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도서관 홍보 효과도 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대조동 마을 네트워크 대조넷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의 빛나는 마을공동체 중 대조동넷은 대조마을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져 앞으로의 도서관과 대조동에 관하여 토론하고, 여러 행사에 대조동넷의 이름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8 은평구 마을공동체 활성화사업 주민참여심사에 참여하는 등 마을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이 밖에도 주민자치위원회와 협력사업으로 공동육아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등 여러 기관과의 활발한 연계로 주민들의 문화커뮤니티센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이 닫혀있어도 노크할 수 있는 도서관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은 평일, 토요일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6시가 지나도 문을 똑똑 두드린다. 하교 후 곧장 학원으로 달려가 시간을 보내고, 도서관을 찾아준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아는 박순선 관장은 아이들이 짧은 시간이나마 책을 보고 갈 수 있도록 도서관 불을 밝혀준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관한 고민이 많다는 박순선 관장. 앞으로 하고 싶은 프로그램도 많고, 계획도 많다.

"아이들이 학원으로만 몰려서 아쉬워요. 이 부분이 운영상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학원이 아닌 도서관으로 올 수 있게 학부모와 아이들의 만족을 이끌어낼 문화프로그램을 항상 연구하고 있어요. 도서관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문화프로그램과 독서프로그램 사이에서 조율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위탁을 받아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운영하고 있지만 운영 중 어려운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꾸준한 인력의 불확실성이다. 여러 교육과 마을 행사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는 자원활동가들이 운영 시간을 틈틈이 메워주고 있다. 도서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자원활동가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지만 그에 따른 꾸준한 교육과 관리도 자체적으로 수행해야하는 실정이다.

사람이 정말 중요한 작은도서관에서는 한 사람이 몇 사람 역할을 해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사명감과 열정을 가진 사람을 찾는 건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원활동가 모집과 교육을 하고 있다. 뜻이 같고 오랜 시간 함께할 사람들을 찾기 위해.

박순선 관장은 작은도서관을 꿈꾸는 예비관장들에게 소중한 조언을 남겼다.

자원활동가들이 운영하는 도서관으로 나름 입소문이 나서 도서관 관계자 분들이 많이 견학을 오셨었어요.(웃음) 너무나 감사한 일이죠. 작은도서관이 겉으로 보면 너무나 예쁘기만한 그림이잖아요? 실무를 하고 있는 저는 생각보다 별의 별 일을 다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좋은 가치관을 바탕으로 아이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을 위해 오랜 시간 함께해주실 준비가 되신 분들이 도서관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작은도서관을 꿈꾸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그림책 특화도서관인만큼 모든 사람들이 그림책을 보는 그 날까지 열심히 달릴 예정이라는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 그림책 작가와 함께하는 책 읽기, 성인 그림책 동아리 활성화 등으로 그림책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림책이 모든 사람들에게 인생책이 되는 그 날을 꿈꾸며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의 앞날을 기대해본다.



대조꿈나무 어린이도서관

주소 : 서울특별시 은평구 연서로20길 24-6(대조어린이도서관) 대조꿈나무어린이도서관

유형 : 구립 작은도서관

운영시간 : 평일 9:00~18:00, 토요일 9:00~18:00

휴관일 : 매주 일요일, 법정 공휴일, 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참고홈페이지 : https://cafe.naver.com/djkkumnamulib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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