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경남] 진주여성회부설 달팽이어린이 도서관
어른들을 위한 나눔터, 아이들을 위한 배움터
진주여성회 부설 달팽이 어린이 도서관
경상남도 진주시에는 오롯이 주민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진주여성회 부설 달팽이 어린이도서관이 그 주인공이다. 달팽이어린이 도서관은 진정한 우먼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진주여성회 회원들에 의해 설립된 사립작은도서관이다. 달팽이라는 이름처럼 조금씩 천천히 어린이들을 위한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달팽이어린이 도서관을 소개한다.
공동체 공간의 탄생, 진주여성회에서 시작하다
달팽이어린이 도서관은 진주 공단지역과 작은 아파트들이 밀집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지역 특성 상 맞벌이 가정과 청소년이 굉장히 많다. 인근에는 3개의 초등학교와 2개의 중학교가 있어 도서관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지만 현실적으로 설립이 어려웠다. 물론 진주시가 운영하는 시립도서관이 있었지만 거리적으로 너무 멀어 아이들이 이용할 수 없었다.
문화생활 공간 및 공동체 공간의 부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진주여성회에서 회원들이 힘을 모았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고, 엄마들이 자유롭게 책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던 진주여성회는 회원들이 직접 자금을 마련하여 2003년 진주여성회 부설 달팽이 어린이도서관을 설립하였다.
현재 관장직으로 도서관 운영을 하고 있는 박혜정 관장도 진주여성회에서 활동을 하면서 도서관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오랜 자원활동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도서관운영위원회와 함께 즐겁게 달팽이를 이끌어가고 있다.
우리가 만든 달팽이어린이 도서관
달팽이어린이도서관은 도서관에 달팽이라는 명칭이 붙게 된 계기도 독특하다. 도서관의 주인은 어린이란 생각으로 도서관 개관 전 어린이를 대상으로 도서관명 공모사업을 진행하였다. 그 때 강석주 어린이가 지어준 이름이 바로 달팽이도서관이다. 아이들에게 인기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달팽이도서관은 달팽이처럼 조금씩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달팽이어린이도서관에 들어서면 어린이가 업무데스크에 앉아 대출반납을 하고 있다. 능숙하게 등록번호 위치에 바코드를 찍고 있는 귀여운 꼬마 사서는 사실 달팽이도서관의 단골 이용자이다. 근무하고 있는 사서 선생님이 누구든 대출반납을 할 수 있도록 자율 대출,반납대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데스크에는 하루에도 많은 어린이들이 왔다 간다. 달팽이를 오래 이용하던 어린이가 다른 도서관 대출반납대에 앉아서 도서 대출,반납을 하겠다고 해서 난감한 경우가 있었다고 한 어머니가 즐겁게 에피소드를 털어 놓으시기도 했다.
지역 공동체의 의미를 실현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
달팽이는 언제나 아이들의 소리로 조용할 틈이 없다. 문화프로그램 운영 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로서 아이들을 함께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달팽이도서관에서는 쉴 틈 없이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 중 항상 인기만점인 것은 바로 중고등학생들이 선생님이 되어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청소년 교육 나눔 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이 되면 한국사, 영어, 한자. 체험활동, 수학, 독후활동까지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 선생님들이 어린이들의 멘토가 되어 큰 지역 체험 행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수혜자였던 어린이들이 자라 다시 청소년기가 되면 선생님으로 다시 달팽이로 찾아온다. 청소년 교육 나눔 프로그램은 어린이들만 교육을 받고 수혜를 받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함께 커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달팽이도서관의 자랑이다.
달팽이도서관은 어린이들이 도서관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 교육 “도서관에 놀러오세요”를 실시하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단체 방문이용자를 대상으로 도서관 예절이나 이용자 규칙을 교육하고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교육하기 위해 그림책을 바탕으로 진행한다. 달팽이도서관에 자주 오는 아이들은 이제는 도서관에 놀러온다고 말하곤 한다.
도서관 이용자 교육은 도서관의 첫 기억이 ‘쉿 조용히’가 아닌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박혜정 관장의 소망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책 읽는 엄마 모임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아이를 품에 안고 토론하거나 또는 등에 업고 책을 읽는 엄마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현재 책 읽는 엄마 모임이 5기까지 운영되고 있을 만큼 하대동 엄마들의 독서 열정은 대단하다. 회원들은 그저 이런 독서의 장이 생긴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한다. 책 모임은 독서 토론 형태로만 진행되지 않는다. 아이들과 항상 같이 참여하는 엄마가 많기 때문에 햇살이 좋은 날에는 소풍을 가고, 책 기행을 간다. 이런 날엔 아이들보다 엄마들이 더 즐거워 한다.
우리 마을을 수호하는 "우리 동네 안전 지킴이"
눈여겨보아야할 프로그램은 또 있다. 바로 “우리동네 안전 지킴이” 활동이다. 방학 때마다 진행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우리 동네 위험한 곳, 불편한 곳, 개선해야 할 것들을 찾고, 도움 받을 수 있는 곳들을 찾아보는 활동을 한다. 시의원과의 만남, 경찰서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결과보고서까지 작성하여 필요한 기관에 보내는 걸로 프로그램을 마친다.
아이들의 폭발적인 호응으로 매년 진행되고 있으며, 이 활동을 바탕으로 달팽이어린이도서관을 안전지킴이 집으로 등록하여 아이들의 안전한 보금자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언제나 사람 향기로 가득한 달팽이
달팽이어린이도서관은 어느새 개관한지 15년을 넘어섰다. 달팽이는 그동안 문화생활의 갈증이 있었던 주민들에게 문화의 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매년 다양한 형태의 북콘서트를 진행하고, 각종 문화사업에 공모를 하는 등 양질의 문화생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위기에 닥칠 때마다 운영위원회, 자원활동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여 항상 위기를 극복해왔다. 도서관이 오랜 시간 주민들 곁에서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지치지않는 운영위원회와 자원활동가들의 열정이 한 몫 했다, 15년 동안의 노하우로 열심히 운영해온 달팽이도서관. 앞으로도 느리지만 분명히 나아가고 있는 달팽이어린이도서관으로 오랜 시간 함께 해주길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마을 안에서 달팽이어린이도서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박혜정관장은 이렇게 답했다.
“ 관심있는 모든 것을 배울 수 곳이자 누구나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눠 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배움과 가르침의 경계가 없는 곳이기도 하구요. 누구에게나 개방된 공간이자 소외되는 계층없이 모두 다 즐길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해야하는 곳이 바로 우리 달팽이어린이도서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주여성회부설 달팽이어린이 도서관 ● 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1413번길 2, (하대동) 2층 ● 유형 : 사립 작은도서관 ● 운영시간 : 평일 10:00~17:00, 토요일 11:00~16:00 ● 휴관일 : 매주 일요일, 법정 공휴일, 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 참고홈페이지 : http://ajumma.jinju.or.kr |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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