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더불어숲 작은도서관

2019.04.24

삶을 나누는 공간

더불어숲 작은도서관

현대 무용가 피나 바우슈는 그의 춤의 에너지는 ‘그리움’이라고 했다. 우리 삶도 각자 그리움을 표현한다. 다만 어릴 때 나는 어떻게 살려고 했었는지 그 그리움의 밑바닥으로 깊이깊이 내려가지 못해서 늘 엉거주춤할 뿐이다. 10년 전 두 분의 선생님이 계셨다. 두 분은 동구를 돌면서 일부러 장애인 휠체어, 유모차로 올라갈 수 있게 1순위로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을 찾았다. 그리고 두 분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종잣돈으로 2009년 4월 ‘더불어 숲’이란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두 분의 이름은 천창수, 노옥희 선생님이다.

▲ 지난 19일 열린 더불어숲 76회 월례강연.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딜레마, 마을공동체에 길이 있다’를 주제로 조현 한겨례 기자가 강의했다.

동구 대송시장 맞은편 고봉김밥 3층(화정동 849-33). 지역주민들의 후원비와 도움으로 공간이 운영되고 하루 평균 방문객 20~30명, 동아리, 활동가로 도움 주시는 분이 하루 15명 이상 방문하는 북적북적한 곳이다.


“더불어 숲은 어떤 곳인가요?”

“밥은 먹었나? 밥 제대로 못 먹었지? 하며 더 숲은 항상 친정엄마처럼 챙겨주는 곳이에요. 아기 엄마들은 밥을 편히 못 먹어요. 물 말아서 빨리 후루룩 마셔야 하는데 여기 오면 아기를 안아주고 돌봐주니 밥을 편히 먹을 수 있어요. 힘들어하면 반찬 좀 해줄까? 하고요. 오전에 탈핵 강의가 있었는데 강사님을 항상 모시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공다겸 회원 분이 탈핵 수업을 했어요. 아이를 안고 수업을 듣고 자신이 발표하거나 뭔가를 해야 하면 옆에서 다들 대신 봐주고요. 예전에는 40대 분들이 많이 왔다면 요즈음은 30대에서 60대로 활동자 분의 연령대가 넓어졌어요.”


“작년에 울산에서 처음으로 마을식당을 여셨죠?”
“네,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으로 재료비와 보조 강사비를 책정하니 약 500만 원 수준으로 지원받으면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거기에 ‘숲에서 밧줄로 놀자’, ‘조물조물 만드는 숲’, ‘부모와 함께 즐거운 놀이’를 연달아 진행했어요. 최근에는 하루살이라고 해서 놀이+식사+만들기+영화로 꾸며봤어요. 마을식당 2탄인데요. 저희가 재료를 준비해놓으면 아이가 직접 닭꼬치를 꼽거나 주먹밥을 만들었어요. 도서관에 주로 오는 대상이 엄마와 아이들인데 마음 편히 밥을 못 먹는 게 늘 마음에 걸렸어요. 이렇게 함께 먹게 되면 안 먹는 것도 먹게 되고 실생활 속에서 밥 잘 먹는 것도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반응이 좋아서 같이 진행했던 분들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매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드나들고 그러면 소진되지 않나요?

사람한테 상처도 받을 것 같은데요?”
“소진돼서 외로운데요. 다시 사람한테 치유 받고 힘을 받아요. 많이 배우고요. 이러나 저러나 소진되는 건 마찬가지예요. 예전에 저는 누가 아프다고 하면 어떻게 해서든 낫게 해드려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안 그래요. 상처는 어차피 본인이 받은 상처니깐 그냥 담담히 보려고 해요.”

“회원 수는 어떤가요? 가입은 잘하시나요?”
“무료만 찾으시는 분들도 있고 공동체 의식이 제각각 다 다르니까요. 그래서 거리감을 안 느끼게 공동체가 왜 필요한지 계속 얘기하고 나누려고 해요. 회원 가입은 한 번 와서는 안 되고 동아리, 한자, 영어, 수학 배우기, 조물조물 만들기 등 직접 활동하면서 후원해주시거나 지인을 소개해주어요.”



이귀연 대표, 임채란, 박지은, 공다겸, 심은연 씨가 더불어 돌아가면서 말했다. “남구, 북구에서도 오세요. 저희는 ‘더불어 숲’ 같은 곳이구나 동별로 하나씩 생겨서 삶이 팍팍할 때 마음이라도 편히 쉴 수 있는 숲이 되었으면 해요.”


더불어숲작은도서관

주소 : 울산광역시 동구 대학길 40-1, (화정동) 3층

유형 : 사립 작은도서관

운영시간 : 평일 10:00~21:00, 토 10:00~18:00

휴관일 : 매주 일요일, 법정 공휴일, 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참고홈페이지 :http;//cafe.daum.net/wewood



출처 : 울산저널 박현미 시민기자, 더불어숲작은도서관 카페

http://www.usjournal.kr/news/newsview.php?ncode=106558215556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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