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운영사례
[서울] 은행나무 어린이 도서관
참새들의 방앗간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담벼락들의 아기자기한 벽화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도서관 가는길 마저 즐겁게 느껴지는 이 도서관은 어떤 도서관일까? 기분 좋은 벽화들을 지나 골목길을 걷다보면 금천구 시흥동의 사랑방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이 나온다.
서울 금천구 어느 초등학교 근처에 위치하여 아이들의 꿈을 적극 서포트해주고 있는 공간. 바로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이다. 외관이 마치 친구네 집 같은 도서관은 아이들을 편하게 맞이해준다. 그 은행나무 안에는 아이들과 도서관을 직접 꾸려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도서연구회 지역모임이었던 금천동화읽는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시작되었다. ‘함박웃음’은 함께 그림책을 읽는 활동을 하다가 동네 도서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을 “책으로 잘 키워볼까?” 는 생각이 출발점이 되었다. 2002년 9월 8일 안정적인 독서환경과 정보로부터 소외된 계층에게 도서정보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함박웃음’은 시흥5동 은행나무 근처에 어린이도서관을 개관하였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은 102㎡(31평)의 규모에 11,000여 권에 달하는 소장 자료를 갖춘 제법 큰 규모의 작은도서관이다. 현재 은행나무는 지역회원이 900가족을 넘어섰다. 회원은 정회원, 후원회원, 지역회원, 자원봉사자로 구분되어 있다. 주 6일, 오후1시~6시까지 운영하고 하루에 평균 30명 정도의 아이들이 은행나무에서 일과를 보낸다.
아이들을 잘 키워보자는 욕심으로 세워진 은행나무는 오랜 시간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2002년 도서관을 만들었을 때는 회원들끼리 자비로 월세를 부담하였다. 운영하던 중 사용하고 있는 건물의 재건축 문제 때문에 운영에 위기를 맞게 된다. 운영위원회는 직접 가방을 만들어서 전국에 있는 동화읽는모임에 팔고 동네에서는 바자회를 열어서 자금을 마련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운영을 해나갔다. 지금 현재 은행나무가 위치하고 있는 금천구 시흥동은 금천구의 한 공무원이 자신의 사비로 도서관을 세워줬다. 귀한 돈을 의미있는 곳에 사용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현재 은행나무를 조성한 공간은 주택을 개조한 것이다. 일반 주택을 개조한 것이기 때문에 방 하나하나가 전부 자료실이다. 주택 구조 그대로 그림책방,청소년방, 성인방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 덕분인지 도서관이 아닌 편안한 집처럼 느껴진다. 운영이 힘들 때, 은행나무가 앞을 헤쳐나가지 못하고 있을 때 모두의 도움이 없었다면 현재의 은행나무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은행나무의 인력은 상근직 한 명, 금천구에서 지원해주는 마을사서 두 명, 자원봉사자로 운영되고 있다. 운영하기에 버거운 인력이지만 운영진들은 힘들다는 내색 대신 지금까지 아무탈 없이 운영해온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한다. 운영진들의 이런 노력 덕분에 은행나무는 아이들의 아늑한 쉼터로 거듭나고 있다.
후원자 이야기 서가
위 사진은 은행나무를 후원 해주는 후원자들의 이야기를 엮어놓은 책장이다. 후원자들의 이야기는 은행나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다. 가지각색의 사연으로 후원을 시작해준 후원자들은 은행나무를 지탱해주는 든든한 힘이다. 이런 후원자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자 후원자 이야기 서가를 만들었다. 누군가의 인생이 담긴 이 서가는 은행나무를 향한 후원자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2년마다 새로운 관장을 맞이하는 관장직 선출제
은행나무는 운영위원회에서 2년에 한번씩 관장을 선출한다. 모두가 돌아가면서 관장을 하고 있다. 붙밭이 관장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한 조직,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자기 자신도 성장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 않나. 관장직을 지냄으로써 도서관에 관한 책임을 가질 수 있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도서관 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성장하기 위해서”이다.
전담부서들이 이끌어가는 체계적인 운영방식
은행나무가 오랜 시간동안 주민들의 곁에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체계적이고 적재적소에 인력들을 배치하여 운영하는 운영방식 덕분이었다. 수서부, 교육부, 편집부 등 부서별로 업무가 진행된다. 2018년에는 장서개발부를 신설하여 장서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부서의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모여서 회의를 하고, 부서별끼리도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장서개발부에서 올해 사업으로 주제전시를 기획했다. 유명한 작가가 아닌 잘 알려지지 않는 작가들을 선정하여 “책장을 나온 작가”를 제목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천구의 작은도서관 네트워크
금천구의 작은도서관들은 매년 10월 책문화잔치를 연다. 2000년부터 시작된 책 잔치는 작년 18주년을 맞았다. 금천구의 작은도서관 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들도 함께한다. 준비과정에서부터 결과보고까지 함께하면서 지속적인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다. 금천구는 작은도서관협회가 존재하기 때문에 운영자들끼리 매달 만나 회의를 하고, 안건을 나눈다.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어 각 공모사업을 공유할 수 있고, 협력하여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다. 이처럼 금천구의 작은도서관은 네트워크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은행나무의 참새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간다고 하잖아요. 우린 그런 방앗간 같은 곳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 오는 사람들을 모두 참새라 불러요.”
은행나무는 참새들을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쪽매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을 이용하다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안경애 선생님은 이젠 아이들의 쪽매 선생님으로 통한다. 쪽매 공방은 아이들의 정서 및 창의력 활동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소외계층에게 '찾아가는 도서관' 서비스
이 밖에도 다문화가정과 소외계층의 자녀들을 찾아가서 책을 읽어주는 ‘찾아가는 도서관’이 있다. 책읽어주기 활동은 독산초등학교, 가산정보도서관, 볕바라기, 나누리지역아동센터, 시흥비젼스쿨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런 모든 활동과 사업은 자원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참새들의 기록 '은행나무 이야기'
은행나무는 분기마다 편집부에서 “은행나무 이야기”를 발간하고 있다. 참새들의 이야기가 가득 실린 “은행나무 이야기”는 은행나무의 역사를 담아가고 있는 보물이다. 프로그램 일정과 은행나무와 함께한 이용자들의 이야기까지 가득 담겨있다.
▲은행나무이야기 2017년 가을호에 실린 최리언 참새가 말하는 은행나무에 오게된 이유
시흥동을 넘어 작은도서관의 모델이 되다.
이런 노력의 결실이랄까.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은 시흥동의 사랑방을 넘어 금천구 작은도서관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2007년 자원봉사캠프 화합상, 2007년 청소년푸른성장대상, 2008년 제13회 여성주간기념 표창패, 2010 금천구민상 등 수많은 노력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은행나무의 2년을 이끌어갈 양기순 관장은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을 이렇게 말했다. “저는 10년 뒤에도 은행나무에서 책을 읽어주고 있을 것 같아요. 운영진들이 우스갯소리로 말해요. 책 읽는 할머니가 꿈이라고.
작은도서관은 걸어서 쉽게 올 수 있는 공간이자 모두가 책으로 소통하는 공간이어야해요. 내 집 드나들 듯이 사람이 끊기지 않아 문화를 만들어가고, 소외되는 계층들을 품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할 일이죠. 우리집 옆에 좋은 사람들이 같이 모여서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바로 은행나무의 현재이자 앞으로 갈 미래입니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 주소 : 서울특별시 금천구 탑골로 43-8, (시흥동) ● 유형 : 사립 작은도서관 ● 운영시간 : 화, 수, 목, 금 10:00~18:00, 주말 13:00~18: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법정 공휴일, 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 참고홈페이지 : http://cafe.daum.net/eunhaengchildli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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