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작은도서관 이야기 공모]'지천명'보다 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지다!

2021.12.22


'지천명'보다 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지다!

(LH다독작은도서관-위례35단지 코디네이터 고경옥)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에 LH다독작은도서관에서 근무하게 된 코디네이터입니다.”

복지관 사무실 공간을 울리는 낯선 인사말에 책상을 향하고 있던 시선들이 일제히 나에게로 향했다.

낯선 사람들과 어색한 조우가 끝나고, 긴장했던 첫 도서관 출근을 시작으로 작은도서관 코디네이터라는 정체성을 만들어가기 위한 나의 도전은 시작되었다.

내가 근무하게 된 LH다독작은도서관은 2020년 하반기에 개관한 도서관으로 성남위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위탁관리를 하고 있었다. 작은도서관이라는 독립된 공간에서 사서도 아닌 코디네이터라는 호칭이 주는 낯설음은 주변인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임과 동시에 관찰의 대상으로 비춰졌던 것 같다.

나에게 맡겨진 주 임무는 작은도서관에 숨을 불어넣는 일, 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역할임을 알고 있었기에 먼저, 도서관에 상주하는 관리자가 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닫아두었던 도서관 문을 활짝 열어두고 주변 돌봄 센터를 이용하는 부모들에게 도서관을 향한 시선을 열어드렸다. 그리고 돌봄 센터 센터장님의 동의를 구한 후 돌봄 센터 이용 부모들에게 코디네이터 소개를 인사로 드렸다. 사람들이 주변인에게 무관심하다는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알게 되었다. 존재감 없이 등장한 작은도서관의 코디네이터에게 쏠리던 관심이 하나, 둘 도서관으로 향한 걸음으로 이어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우리 도서관의 주 고객?은 돌봄 센터의 아동들이다. 여기엔 나만의 비책이 숨어있다. 코로나로 한동안 이용자들이 없었던 도서관에 아이들이 찾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가 따라야 하는 법이다. 사비를 털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젤리를 가득 준비해두고 도서 대출 이용 아동들에게 선물로 건네주었다.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깨닫게 만들기 위해 유대인들은 아이가 태어나 처음 책을 접할 때 책표지에 꿀을 발라 맛보게 하지 않았던가. 나는 나만의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독서의 맛을 알게 하고 싶었다.

작은도서관 코디네이터로 근무하면서 가장 좋았던 경험은 코디네이터만의 개성을 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활용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었다. 나는 논술지도를 해 온 경험을 우리 도서관 활성화에 접목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도서관을 찾아오는 아동들과 학부모들에게 도서선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눈높이에 맞는 책 대출을 안내해드렸다. 일종의 책 처방이라 할 수도 있는 대출 안내는 호응도가 높았고, 도서관 이용자들과 신규 회원 증가에 기여했다고 감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코디네이터라는 이름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두고 후임자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공자는 나이 오십에 이르러 하늘의 뜻을 깨달았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 나이 때 공자와는 달리 새로운 도전에 용기 있게 다가서고 있다. 나의 따뜻한 조언 한 마디와 밝은 미소가 책이라는 새로운 세상으로 사람들을 안내해 줄 수 있다면 '지천명'이라는 이름이 부럽지 않은 '프로 코디네이터'라는 이름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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