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도서관의 사람 이야기

2013.10.24

안녕하세요~

인천 동구 송현동 송현시장 안에 있는 작은도서관인 골목도서관을 소개합니다.

저희 골목도서관은 2011년 8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마을에서 아이들을 함께 키워보자”고 모인 인천여성회 중동구지부 회원들이 도서를 모으고,기증도 받아서 송현시장 안의 건물,방 한 칸에서 그 작은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차츰 도서관을 찾는 이웃들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책과 사람을 좋아하는 자원봉사자와 도서관 인근 주민들의 후원으로 도서관은  공간도 넓어지고, 마을 사람들이 오가고 시장 상인들도 오가는 도서관이 되었답니다.

 

 

 저희 도서관에서는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북스타트”와, 아동 대상의 요리수업인 “그림책과 고사리손 요리”,또 전래놀이를 하며 신나게 노는“골목놀이 할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통 시장안에 있는 도서관의 특성 상,상인분들과 책을 매개로 한 소통을 시도하였는데,상인분들이 많이 좋아하시고 계신답니다.그래서 저희 골목도서관의 독특한 자랑거리인 <시장골목책수레>,동네 아이들과 상인들과의  추억만들기 <시장골목탐험대>,그리고 시장안에서 음식 재료를 구입해 아이들과 함께 요리수업을 하는 <그림책과 고사리손 요리> 프로그램에 얽힌 "사람들" 얘기를 소개할까합니다.

 

 

<시장골목책수레>

 

  골목도서관이 전통시장 안에 있다보니 상인들과 책을 매개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자연스럽게 고민이 되었습니다.  때마침 인천 동구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 <시장 골목 책수레>가 선정되어 책수레와 도서 등을 구비할 수가 있었습니다.

지난 5월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이면, 상인들이 좋아하실 만한 책들을 골라서 수레에 싣고,송현시장 골목골목을 누빈답니다.

 

 처음에는 시장에 웬 책수레가 다니나 의아해 하시던 상인분들께서, 점점 책수레 가까이 오셔서 책구경도 하시고 빌려가 읽으시고, 한가한 시간엔 도서관에도 오신답니다.

 구도심이라는 지역의 특성 상,저희 송현시장엔 어르신들이 운영하시는 점포가 많습니다.그분들이 읽으실 수 있는 큰글씨 도서도 구비하고, 희망도서 신청도 받습니다. 상인분들께서 읽고 싶으신 책이 도서관에 있으면 퇴근길에 들러 갖다 드리기도 한답니다.

20여차례 꼬박꼬박 운행을 하다보니,상인들과의 친분이 쌓이더라구요.

 

2층에 위치한 도서관에서 책을 날라 1층에 있는 책수레에 싣고 시장을 누비는 날엔,시장 골목이 이야기소리로 시끌시끌하답니다. 상인분들은 손주 읽어줄 그림책을 고르시고, 대하소설을 고르시고,신간 에세이도 고르십니다.

말린 생선을 파는 가게 주인 아저씨는 비오는 날이면 TV대신 책을 보신다고 하시고,지난 번에 빌려간 책을 다 못읽으신 주인 아주머니는 미안하신지 눈도 못마주치십니다.

 

 

 도서관에 있는 한비야 책을 모두 읽으신 옷가게 아주머니께선 “나도 조금만 젊었으면 이렇게 살아봤을텐데”라고 하십니다.

책에 혹여라도 뭐가 묻을까봐 까만 비닐봉지에 담아두고는 소중히 꺼내 반납하시는 분도 계 신답니다.

반찬가게 주인 아주머니께선 저희들에게 “도서관 가서 같이들 먹어요”하며 방금 만든 나물반찬을 이것저것 싸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책수레는 회차를 거듭할 수록 운행시간이 길어지고 있답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1주일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느라 말입니다..

 

 앞으로도 책수레는 매주 금요일 오전이면 어김없이 송현시장 골목골목을 누비며 상인들과 웃음꽃을 피우게 될 것입니다.

 

<시장골목 탐험대>

 

책수레를 운행하다보니 상인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친분도 쌓이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친분이 쌓인 시장상인들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상인과,동네의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시장골목탐험대”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시장골목 탐험대”는 한달에 한번,초등학생 아이들이 모둠을 나눠서 송현시장에서 장도보고 미션 수행을 하는 프로그램이랍니다.이 프로그램에는 특별한 분이 강사로 활약을 하시는데, 바로 송현 시장 상인분이십니다. 상인강사님께선 아이들에게 자신의 가게 소개도 하시고, 가게에서 파는 물건도 가져오셔서 보여주십니다.

 

떡집 아저씨께선 쵸콜렛을 넣은 백설기를 만들어 오셨고,책수레 단골이신 반찬가게 아주머니께선 아이들에게 닭튀김을 해주셨답니다. 건어물 가게 아주머니께선 장사하면서 아이들을 키워낸 이야기를 진솔한 강의로 풀어내 주셨고,정육점 아저씨께선 정육점에서 파는 고기 얘기를 재미있게 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은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는 것 뿐만아니라, <시장골목 탐험대>를 통해 상인들과 스피드 퀴즈등의 미션 수행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답니다.

 

 

 

<그림책과 고사리손 요리>

 

도서관 자원활동가 중에 한식요리사 자격증이 있으신 분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된 아동 요리프로그램인 <그림책과 고사리손요리>!

매주 좋은 그림책을 선정해서 아이들과 함께 읽고,작은손으로 요리를 만들어서 함께 나누어 먹는답니다.

요리 재료를 하나씩 탐색해보기도 하고, 처음보는 조리기구들을 다뤄보면서 아이들은 마냥 신기해합니다.

조심조심 꼬치에 재료를 꿰보고 하고,달걀물도 발라보고,부침가루도 묻혀보고,모양대로 썰어보기도 합니다.때로는 조금 위험해보이는 조리도구도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가며 조심조심 다뤄보기도 한답니다.

 친구와 함께 서로 도우며 요리를 하고,같이 나눠먹는 즐거움을 맛보며 몸도 마음도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집근처 도서관에서 하는 요리수업은 조금은 색다른 경험이 될 것입니다.

 

 

 골목도서관이 있는 인천 동구는 구도심 지역이라,인구가 점점 줄고 있으며,심지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까지 신도시로 이전해가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마땅히 놀 공간이 없고,문화적 혜택 또한 아주 적습니다

 도서관 옆 초등학교 아이들 중엔 방과 후에 꼭 도서관에 들르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도서관에 오자마자 숙제를 하고는,도서관에 있는 공기로 공기놀이도 하고,사방치기도 하다가,책도 읽고 집으로 간답니다. 이 아이들에게 도서관은 공부방이자,놀이터가 되는 셈입니다. 이처럼, 골목 도서관은 누구나에게 열려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아이를 업고 도서관에 온 엄마는, 아이에게 젖을 먹이며 또는 기저귀도 갈며 책을 읽을 수 있고, 이웃들과 삶의 얘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우리동네 소식을 알 수 있고,내가 혼자 사는 것이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곳.그런 도서관으로 자리 잡아가고 싶습니다.

시장 안에 있는 작은도서관인 “골목도서관”.

골목도서관은 앞으로도 도서관을 찾는 한사람 한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마을에서 또 시장에서 사람들과 재미있는 놀거리를 만들어 갈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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