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숯고을 작은 도서관

2016.06.03

#원문_여성가족부 블로그_http://blog.naver.com/mogefkorea/220723897745



관악구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저는 그야말로 관악구 토박이입니다.

우리 동네에서 어떤 집이 새로 지어지고, 없어진 집들이 새로 아파트가 되고, 공원이 생기고친구의 어머니가 팔순을 맞이하고, 우리아이가 대학을 가고... 시간이 많이 흐르고 있다는 걸 매일매일 눈으로 보면서 살고 있답니다.
 
제가 매일 지나는 언덕이 있는데, 오래전 이 고개에 소나무가 울창하였고 숯을 굽던 가마가 있어 숯고개라 불리는 곳입니다. 그리운 옛 지명 그대로 도로 바로 옆 건물에 숯고을 작은 도서관이 있습니다.
제가 봉사를 하고 있는 이 도서관은 이름처럼 작고, 아담한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랍니다.
 
스마트폰이 생기고, 활자로 된 책을 읽는 즐거움이 자꾸 사라지는 것 같아서, 봉사 신청을 하고 지금껏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같이 봉사하는 봉사자 분들은 예전 새마을 문고 시절부터 해 온 분들이 많아서 저보다 도서관에 애정이 깊습니다.
 
‘이번 주는 도서관에서 꼭 책을 읽어야지’라고 다짐을 해야만 방문하는 도서관이 아니라 이웃집처럼 드나들 수 있는 도서관이 가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입니다.

        


책하나 골라 가볍게 앉아서 시간을 보내시는 분들을 보면,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봉사 시 책을 대여하거나, 검색하여 원하는 책을 안내해 드릴 때 주고받는 대화들이 있습니다책의 내용이나, 저자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누게 되는데 이때 회원들의 독서의 깊이에 대해 놀라게 되고, 그 분들의 책에 대한 이해나 공감능력 등이 너무나 부러워 질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봉사의 보람보다 저의 내적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는 시간이랍니다참으로 고마운 분들입니다.

        


숯고을 작은 도서관에서는 아이들 스스로 공부 할 수 있는 작은 방이 있습니다친구들과 집에 가기 전, 학원에 가야하는 시간 중간에 모여서 책을 보거나, 숙제를 하거나,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문구점 앞이나, 학원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멘토와 멘티를 정해서, 고등학교 언니가 초등학교 동생에게 수학이나 영어등을 함께 풀어주고읽어주는 시간도 있습니다.

바쁜 멘토 언니들의 시간에 맞춰 진행되다 보니, 학원처럼 규칙적이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입니다공부보다는 또래언니가 없는 아이들에게 친언니 같은 존재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교이야기, 친구이야기, 선생님이야기 등 아마도 수업보다는 수다로 가득한 시간일 테지만요.^^
 
평범한 학원의 논술 수업은 이곳처럼 재미있을까요?

토론하고,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며 친구들과 수다를 빙자한 토론으로 분위기가 후끈합니다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논술시간이고, 엄마들에게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더 이런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 도서관을 넘어 복합 문화공간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청룡동 숯고을 작은 도서관은 자원봉사자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평일 늦은 저녁(10:00~20:00)까지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답니다.

말 그대로 작지만, 우리 동네의 보물섬 같은 공간입니다지역적으로 다문화 아이들도 많고, 조부모 가정도 많은 형편이지만, 이런 소소한 공간에서의 만남을 통해 지역이 활기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저는 도서관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깁니다.


글 10기 통신원 전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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