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현지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초록길도서관은 마을 주민이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은평구 최초의 민간 도서관이다. 지자체의 지원금 없이 순수하게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며 회원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이 사업에 반영돼 다양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만 2000여 권의 장서가 있으며 아이들과 주민이 편하게 방문해 책을 읽고 소통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 공간이다.2011년 가을, 아이들이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마을사람들이 정을 나누며 소통하는 동네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뜻을 모아 학부모, 교사, 시민사회단체와 협동조합의 활동가를 중심으로 작은도서관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 후 도서관 개관을 위한 재정마련사업을 진행해 후원금 모금, 도서기부운동, 후원행사 등을 통해 도서 구입비와 공사비 등을 마련하고, 7000여권의 장서를 갖추어 2011년 12월 20일 개관했다. 초록길도서관은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통해 자발적인 봉사활동이 기획되고 이웃 간에 서로 돕고 사는 마을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박지현 관장은 "올해부터는 자원봉사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청소년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접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캘리그라피, 시 읽기 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동네 사람들이 생활공간과 가까운 곳에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어린이집 아동을 대상으로 책읽어주기 활동을 하고 인근 지역 독거노인에게 반찬봉사도 몇 년째 이어가고 있다. 특히 어린이 책 공부 모임인 ‘책샘’은 어린이가 아닌 성인이 책을 읽으며 이웃과 사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모임이다. 소모임 중심으로 활동하며 회원들이 직접 강좌를 이끌고 재능을 나눈다.
책샘 회원들은 "책 한 권을 두고 다른 생각을 듣고 나의 느낌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감정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책샘은 책 공부 이외에도 연말 '문학의 밤'에서 동화책을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로 읽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우리 동네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삭막한 요즘, 초록길도서관은 사람 냄새 나는 사랑방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이웃간의 유대감을 조성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이런 공간이 더 많이 생기고 지역 공동체가 발달하길 기대해본다.
글·사진=김현지(선정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선정고지부
#원문_중앙일보_2016.04.26_http://news.joins.com/article/1994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