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바디 - 우리 몸 안내서>

nmk****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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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이한음 옮김, 까치

내 몸으로 산지 50년이 훨씬 지났는데 이제야 몸의 이야기를 읽었다.

눈으로 보여지는 우리의 겉모습 - 머리, 입과 목을 지나 우리 몸의 구조를 이루는 뼈대, 심장, 허파와 호흡, 소화기관,

잠, 신경과 통증들에 대해서 설명한다.

자칫 전문성에 빠져 모르는 용어들로 지쳐 덮어버리는 오류를 작가는 잘 넘어선다. 아니 그 이상으로 병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과학자들의 인내와 좌절을 먼 역사를 돌아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 정말 재밌기 까지 하다.

인류의 위대한 발견인 페니실린 항생제와 또 다른 항생제도 발견자와 그것을 상용화 기술로 이끈 연구자들은 노벨

상 수상자에 가려 어떤 영예도 없었다.

악당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존재하는 지 연구원의 업적을 지도교수가 독차지 하고 노벨상도 특허권도 영예

도 모조리 차지하는 그림자가 과학사에도 수두룩하다고 말해준다.

그래도 위안이라면 인류는 페니실린을 비롯해 질병과 고통을 해결해 주는 약품과치료을 얻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수많은 질병에서 해방되었다고 생각하는 지금은 더 많은 질병이 창궐하고 치료법은 커녕 이름도 모

르는 병이 난무하다는 것.

이 책을 읽다보면 내가 지금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죽일 수 있는 감염병과 세균 외에 습관병이라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낸 병(심장병, 고혈압, 당뇨병)은 수렵과 채

집에 익숙하게 진화되어 온 인간의 몸이 어느 순간부터 너무 많이 먹고 움지이지 않아서 스스로를 죽이고 있다는

사실이 끔찍했다.

그래도 마취와 진통제가 있어 우리는 끔찍한 수술을 견디게 된 것 만도 고마울 지경이다. 처음 유방암 수술은 칼로

가슴을 도려내고 종양을 긁어내는 고통을 고스란히 다 겪었다고 한다.

이 책은 작가의 차분하고 쉬운 설명과 유머가 500쪽이 넘는 글을 쭈욱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전적으로 작가의 힘이

다.

자연과학에 관한 책을 재미있게 쓸 수 있는 작가의 힘. 읽을 수 있는 여유까지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인생이다.


태풍이 지나간 깨끗하고 맑은 날에 좋은 책 한 권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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