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걸어서 10분 거리’ 기반은 조성…임대료 부담·인력 부족 심각

매체명 : 서울& 보도일 : 2019.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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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5073.html
구로구 작은도서관 ‘마중물’은 6년 전 동네 엄마 3명이 품앗이 교육을 하려고 만들었다. 33㎡(10평) 공간에 2500권의 책이 있다. 작은도서관 등록 요건(33~263㎡, 6석, 1천 권)을 턱걸이한 규모다. 설립 때 환경 조성비(도서와 서가 구입) 200만원을 구청에서 지원받았다. “작은도서관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가며 지원을 요청하려 해요.” 마중물의 조연숙 관장은 작은도서관을 지속해서 운영할 인력과 운영비 확보로 늘 고민이 많다. 매달 30만원의 회원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10만원 정도의 운영비 지원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한다. 2년 전 주민 공동이용시설 1층으로 도서관을 옮긴 뒤 공간은 훨씬 좋아졌다. 마중물은 동네 초등생들의 온종일돌봄교실 사업에도 참여한다. 현재 운영위원 12명이 돌아가며 4명씩 날마다 봉사하고, 다달이 회의를 해 꾸려간다. 회원들의 십시일반 후원과 봉사로 해결하지만, 전기료 등 공간 관리비가 적잖아 여전히 부담이 된다. 작은도서관은 전국에 6600여 곳, 서울엔 1천여 곳이 있다(국가통계 2017년 기준). 서울의 423개 동마다 평균 2개꼴로 있는 셈이다. 작은도서관은 보육·교육 문제를 풀고 공동체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1990년대 후반 시작됐다. 2009년 도서관법 개정과 2012년 작은도서관 진흥법(작은도서관법)이 시행되면서 부족한 공공도서관의 서비스를 보충해주는 생활밀착형 독서 문화 공간으로 확대됐다. 많은 마을문고, 새마을문고가 작은도서관이 됐다. 도서관법상 작은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이다. 설립 주체에 따라 공립과 사립으로 나뉜다. 현재 서울의 작은도서관은 사립이 약 60%를 차지한다. 사립의 운영 주체는 아파트, 종교기관, 개인·단체 등이다. 2006년부터 일정 가구수 이상 공공주택에 설립이 의무화되면서 아파트 작은도서관이 급격히 늘었다. 이제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작은도서관’의 기반은 어느 정도 마련된 셈이다. 작은도서관법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예산의 범위 안에서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고,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간에 책과 자료 등의 공동 이용을 위한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하지만 사립 작은도서관의 3분의 1 이상이 임대료, 관리비 등 운영비 부담과 운영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소희 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 이사장은 “주민들이 문화 복지로 인식하고 동네에 도서관이 생기는 걸 선호하면서 양적으로 급격하게 늘었지만, 안정적으로 인력과 재원이 있는 곳은 적다”며 “사람 없이 공간만 있는 곳도 꽤 있다”고 전한다. 사립 작은도서관에 대한 자치구들의 지원은 대체로 보조금 지급과 공공도서관과 연계(상호대차 등) 정도다. 자치구들은 주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서울시의 작은도서관 활성화 지원 정책을 받아 시행한다. 도서 구입비, 프로그램 운영비 등을 공모 사업 방식으로 신청받아 보조금을 준다. 문체부의 순회 사서, 서울시의 전담 사서 등을 제한적, 한시적으로 보내주기도 했다. 자치구의 한 도서관 담당자는 “매년 정책이 바뀌고, 지원하다가 뚝 끊고, 보조금이 줄면 민원은 자치구가 떠안아야 한다. 자치구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 중앙이나 광역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면 자치구별로 어느 정도 반영해 운영했으면 한다”고 했다.일부 자치구는 자체적인 지원 정책을 펴기도 한다. 금천구, 도봉구, 동작구 등은 마을 사서, 리딩플래너 등을 키워 운영 인력을 지원하기도 한다. 자원봉사자들에게 소액의 활동비를 주는 곳도 있다. 사립 작은도서관이 많은 구로구는 지난해부터 자원봉사 관련 조례를 활용해 하루 4시간에 1만원, 월 최대 22만원을 준다. 도서관별로 2명까지 지원한다. 성북구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립 작은도서관 21곳의 도서관리시스템에 도입했다. 일일이 손으로 쓰거나 개별 컴퓨터(PC)에 정보를 입력하는 열악한 도서 관리 운영 환경을 개선하고, 서버 노후화에 따른 유지 관리 비용도 줄여주기 위해서다. 작은도서관은 운영 주체와 방식이 천차만별이라 정책 방향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대체로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제대로 운영하는 곳이 지속할 수 있게 지원해줄 것을 기대한다. 박소희 이사장은 “작은도서관은 민간에서 시작한 운동이지만 공적인 영역으로 작은도서관이 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민간의 작은도서관 운영 경험자들이 공립 작은도서관에서 역할을 하는 금천구의 정책은 중앙정부의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정책의 작은도서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악구의 30년 된 사립 작은도서관 ‘새숲’의 이명애 관장도 서울도서관의 토론회에 참석해 “작은도서관 숫자를 늘리기보다 공공도서관을 더 확대해야 한다”며 “적절한 시설과 규모를 갖추고 책임성 있는 주체가 공공성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에 지원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 이현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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