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동네 꼬마들이 매일 찾아와 그림책보며 놀던 도서관인데….”

매체명 : 중앙일보 보도일 : 201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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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joins.com/article/23433001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에 사는 박영숙(62·여)씨는 지난 4일 발생한 산불로 8년 동안 모아 온 책 3000여권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박씨는 2011년부터 마을에 ‘빨간머리 앤의 작은 책마을’을 운영해왔다. 도서관에는 소설책과 동화책, 그림책, 원예집, 약초집, 요리책이 가득했었다. 책은 박씨가 오랜 기간 수집하거나 마을 주민, 고성군, 파주 출판문화단지 등에서 기증받은 것이다. 불이 나기 전까진 매일같이 20여명의 동네 꼬마들이 찾아와 그림책과 동화책을 보여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박씨는 한쪽에 마련된 체험실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미술 교육도 했다. 박씨는 “조손가정 아이가 갈 곳 없어 길가에 온종일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편하게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작은 도서관 만들었는데 애정을 쏟았던 공간이 한순간에 사라졌다”며 “다시 책을 기증받는다 해도 도서관을 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발생한 고성 산불은 고성과 속초 주민들의 삶의 터전은 물론 소중한 추억 등을 앗아갔다. 인근에 사는 이현힐(63)씨는 이번 불에 자식처럼 키워온 송아지 2마리를 잃었다. 대피하라는 말만 들고 대피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왔더니 외양간 대부분이 불에 탄 상태였다. 이씨는 “아침에 집에 와보니 송아지 2마리가 그을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며 “송아지가 불길에 고통받았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다행히 살아남은 소 4마리도 등과 엉덩이 부분에 화상을 입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피하기 직전 주먹만 한 불덩이가 나무 위를 날아다녔다”며 “산불이 이렇게 무서운 것인지 처음 알았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 밖에도 속초시 영랑호 인근에 있는 보광사는 산불이 속초까지 번지면서 괘불(掛佛)이 걸려 있던 사무실이 전소했다. 민호스님(65)은 “사무실은 거려 있던 괘불은 문화재급으로 중요한 것인데 살수차까지 동원해 지키려 했지만 결국 잿더미가 됐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괘불은 특별한 법회나 의식을 할 때 괘도처럼 만들어 걸어두는 대형 불화를 말한다. 한편 지난 4일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한 산불과 강릉 옥계면 남양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525㏊에 달하는 산림을 집어삼켰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2배 가까이 되고, 축구장 면적(7140㎡) 735배에 달하는 규모다. 피해면적은 고성·속초 250㏊, 강릉 옥계·망상 250㏊, 인제 25㏊로 집계됐다. 주택 300여채가 불에 타고 농업 시설 피해액은 5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박진호,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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