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 기록문화·책의 도시로 가려면?

매체명 : 충청리뷰 보도일 : 201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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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가 삼수 끝에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유치했다. 청주시는 지난 2017년부터 이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도전했다. 독서대전은 오는 8월 30일~9월 1일 3일간 청주예술의전당 및 고인쇄박물관 일원에서 열린다. 날짜는 주최측인 문체부에서 정한 것. 행사 주제는 ‘기록의 시작 청주! 책으로 꽃피우다’이고 사업비는 국비 3억원, 도비 1억원, 시비 3억원 등 총 7억원이다.

독서대전은 문체부가 독서 붐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처음 시작했다. 그 해 경기 군포시가 막을 열었고, 2015년은 인천광역시, 2016년 강릉시, 2017년 전주시에 이어 2018년에는 김해시가 행사를 주최했다. 올해 독서대전 지정행사는 책읽는도시 선포식, 전국독서동아리한마당, 독서 컨퍼런스, 시대의 맥락을 짚는 인문학강연, 북마켓 등이다.

자체행사는 공연·전시·체험·학술행사 등으로 꾸밀 예정이다. 청주시는 고전낭송 페스티벌, 북콘서트, 휴먼라이브러리 브런치 데이트, 충북클래식 문학로드, 폭포에서 추리소설 읽기, 지역작가의 방, 북스테이, 작가의 손글씨 체험, 작은도서관 책잔치 등을 계획했고 문체부와 협의를 거친 뒤 최종 확정한다고 밝혔다.

김천식 청주시 도서관평생학습본부장은 “올해 청주시는 천안·아산·당진·평택·제주시와 겨뤄 최종 선정됐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종합심사 때 PPT 발표까지 직접하는 등 상당한 열의를 보였다”고 말했다. 심사는 1차 서류, 2차 현장실사, 3차 종합을 거쳐 이뤄졌다. 청주시는 직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센터, 책읽는 청주 등의 소프트웨어와 책 관련 행사를 민관이 함께 해온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아 선정됐다는 후문이다.

청주시의 책·도서관 관련 인프라 무엇이 있나
시립도서관 12개+2개 건립 중, 공공도서관 3개, 작은도서관 130개

독서대전은 한마디로 책의 축제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간행한 청주시는 기록문화의 도시이며 책의 도시다. 그래서 독서대전도 직지문화특구에서 열린다.

시는 지난해 11월 독서대전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행사 유치를 추진해왔다. 도서관평생학습본부 측은 “청주는 인쇄문화의 발상지이며 세계기록문화의 산실이다. 고려시대 때 직지를 간행했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센터가 건립된다. 그리고 옛부터 청주를 교육문화도시라 불렀고 공공도서관 신축, 작은도서관 조성, 책읽는 청주 시민독서운동, 1인1책 펴내기 운동, 상생충BOOK 등 독서문화 역량을 키우는 활동을 많이 해왔다”며 이런 점을 강조해 선정됐다고 말했다.

청주시에는 현재 12개의 시립도서관, 중앙도서관 등 3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또 금천동에 금빛도서관, 가경동에 가로수도서관 등 2개의 시립도서관이 건립 중이다. 금빛도서관은 오는 7월 개관하고 가로수도서관은 올해 착공한다. 여기에 작은도서관 130개, 스마트도서관 3개, 북카페 40개가 있다. 공공도서관은 권역별로 들어섰고, 작은도서관은 그 사이에서 실핏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청주시립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이 많이 늘어났다. 양적인 확충과 더불어 도서관련 축제도 지속적으로 해왔다. 지난해에 책읽는 청주, 맑은고을 북누리축제, 작은도서관 책잔치, 인문학 페스티벌을 열었고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때는 도서관 체험부스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책읽는 청주는 지난 2006년 이미륵 작가의 ‘압록강은 흐른다’를 함께 읽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지역서점이 24개 있고, 충북지역 출판·동네서점 살리기협의회인 상생충BOOK이 결성돼 있다. 도서관 운영에 참여하는 시민모임 ‘도서관친구들’도 조직할 계획이다. 여기에 독서동아리는 68개가 활동 중이다”고 덧붙였다.

독서대전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
책 읽고 싶은 도서관, 시민들이 원하는 대책 내놔야

독서대전은 전국 행사다. 청주시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오는 10월 8일~11월 17일 열리는 청주공예비엔날레를 동시에 알릴 수 있다. 그 만큼 청주시는 이 행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청주시민들은 행사도 행사지만 차제에 청주시 도서관과 독서환경을 둘러보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은 시내에 15개의 공공도서관이 있으나 특징이 없고 내부 배치도 너무 구태의연하다고 지적한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도서관은 거기에 걸맞는 외관과 공간 배치,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청주시립도서관은 그런게 없다는 것이다. 또 책읽는 청주도 시민들 속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도서관 관계자들만의 행사로 그치고 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천식 본부장은 “한범덕 시장께서 도서관 공간 혁신 과제를 주셨다. 그래서 일본 다케오시립도서관 등 잘 된 도서관을 둘러보고 혁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케오시립도서관은 도서관+서점+커피숍+기념품 판매점 등이 들어선 복합문화공간으로 유명하다. 다케오시는 인구 5만명에 불과하나 연 100만명이 이 도서관을 보러 온다고 한다.

고정관념을 깨는 시각으로 일본 전역에 츠타야서점 14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다케오시립도서관장으로 일하는 마스다 무네아키는 ‘지적자본론’이라는 책에서 서점과 도서관을 혁신시킨 이야기를 자세히 썼다. 청주시가 어떤 혁신안을 마련할지는 두고봐야 안다.

행사는 후속조치가 없으면 그 것으로 끝이다.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해도 손에 쥔 것 없이 끝나기 일쑤다.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은 60억원을 쓰고도 아무 것도 남기지 못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시는 독서대전을 계기로 매년 청주시 독서대전을 열고 독서동아리 활성화, 시민모임 ‘도서관친구들’ 확대 운영, 독서진흥전담팀 신설을 후속대책으로 내놨다.

그러나 이 후속대책도 시민들이 제안하고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어야 의미가 있다. 지자체에서 공무원의 시각으로 내놓는 대책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할 때가 많다. 작은도서관 운영자, 독서동아리 회원, 시민 등 독서를 생활화하는 사람들로부터 제안을 받아 대책을 마련하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홍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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