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뉴스
[서울]학교 끝난 아이들 작은도서관·마을활력소로
매체명 : 내일신문
보도일 : 2019.01.17
학교 끝난 아이들 작은도서관·마을활력소로
"애들 할머니랑 살다가 이사를 했는데 근무시간이 일정치 않아서…. 학원 돌리기에도 한계가 있고 본의 아니게 방치하게 됐어요."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권미연(39)씨.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 두 아들이 미용실 근처를 배회하는 게 늘 마음에 걸렸는데 최근 들어 걱정을 덜었다. 길 건너 작은도서관에서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어서다. 평소 학교 얘기는 입에 올리지 않던 아들 녀석들은 어느날 집에 오더니 지진 대피 생존가방을 싸기도 하고 설거지하는 법을 배웠다며 엄마를 돕겠다고 나선다. 권씨는 "학교에서 하는 방과후 학습을 하지 않아도 괜찮겠다 싶다"며 "그동안 내가 낸 세금이 어디 가나 싶었는데 이런데 쓰이고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가 주민 공유공간을 방과후에 아이들 돌봄 틈새를 메우는 '온종일 돌봄센터'로 바꿨다. 학교 방과후교실이 태부족이라는 주민들 요구에 작은도서관을 비롯해 마을공동체 활동공간인 마을활력소 등에 공간을 마련했다. 주거지역에서 가깝고 주민들이 출입이 빈번한 공간에서 학부모와 이웃이 직접 아이들을 돌보도록 하는 '구로형 아이돌봄체계'다.
학교와 집 근처 온종일 돌봄센터는 이 성 구로구청장이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공약한 사안이다. 민선 7기가 출범한 직후 교육청 협조를 얻어 초등학교 1~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오후 2~6시에 돌봄 공백이 발생한다는 답변이 30%에 달했다. 학교 방과후교실이나 지역아동센터는 자격기준이 맞지 않거나(10.8%) 시간대가 맞지 않아서(9.5%)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박태현 구로구 아동친화팀 주무관은 "응답자 16% 가량인 2400여명이 지역 내 돌봄센터를 이용하겠다고 답변, 우선 1000명을 돌볼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9개 돌봄센터를 지정,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수요자가 밀집한 오류 매봉 천왕 등 초등학교 인근 사회복지관 도서관 마을활력소 등을 대상으로 운영기관을 공모한 결과 작은도서관 8곳과 마을기업 1곳이 최종 낙점됐다. 인근에 아동·청소년 유해시설이 있는지, 돌봄 공간 확보가 가능한지, 운영 과정과 인력의 자격 등도 두루 따졌다.
한 시설에서 돌보는 아이들은 15명 안팎. 아이들은 오후 1시부터 자유롭게 돌봄센터로 모여들어 학교생활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알림장·숙제를 확인한 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거나 신체활동 미술놀이 역할극 등을 한다. 교사와 함께 학생·주민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 활동을 돕고 간식을 준비한다.
권미연씨네 두 자녀는 오류동 행복주택 1층에 자리잡은 '따뜻한마음작은도서관'을 학교나 학원보다 좋아한다. 엄마들이 모여 책을 읽고 안전·성교육 등 강사교육을 받던 공간을 새롭게 꾸민 곳이다. 권씨와 함께 미용실을 꾸려가는 김미라(41·오류동)씨도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두딸을 보내고 있다. 김씨는 "애들 아빠가 5시 30분쯤 데리러 갔는데 딸들이 6시까지 놀아야 한다며 돌려보낸 적도 있다"며 "먹거리도 신경을 많이 쓰고 아이들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엄마들 만족도는 아이들 반응에서 나온다. 온수초등학교 6학년 정재윤(14) 학생은 "안전교육도 받고 포켓볼 탁구도 한다"며 "학교 방과후는 공부의 연장인 것 같은데 여기는 논다는 느낌이라 좋다"고 말했다. 김동옥 따뜻한마음청소년센터 센터장은 "아이들 만족도는 200%"라고 자신했다. 그는 "부모들이 '보내지 않아도 될 학원 2개는 끊어도 되겠다'고 한다"며 "혹시나 아이가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할까봐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고들 하시는데 애들은 잘 놀다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구로구는 2월까지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시설과 프로그램 등을 보강해 3월부터 공식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 안으로 30곳까지 확대하는 한편 2020년까지 5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성 구로구청장은 "학부모와 주민들이 직접 돌보는 만큼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안전하고 알차게 아이들을 돌보는 공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애들 할머니랑 살다가 이사를 했는데 근무시간이 일정치 않아서…. 학원 돌리기에도 한계가 있고 본의 아니게 방치하게 됐어요."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권미연(39)씨.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 두 아들이 미용실 근처를 배회하는 게 늘 마음에 걸렸는데 최근 들어 걱정을 덜었다. 길 건너 작은도서관에서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어서다. 평소 학교 얘기는 입에 올리지 않던 아들 녀석들은 어느날 집에 오더니 지진 대피 생존가방을 싸기도 하고 설거지하는 법을 배웠다며 엄마를 돕겠다고 나선다. 권씨는 "학교에서 하는 방과후 학습을 하지 않아도 괜찮겠다 싶다"며 "그동안 내가 낸 세금이 어디 가나 싶었는데 이런데 쓰이고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가 주민 공유공간을 방과후에 아이들 돌봄 틈새를 메우는 '온종일 돌봄센터'로 바꿨다. 학교 방과후교실이 태부족이라는 주민들 요구에 작은도서관을 비롯해 마을공동체 활동공간인 마을활력소 등에 공간을 마련했다. 주거지역에서 가깝고 주민들이 출입이 빈번한 공간에서 학부모와 이웃이 직접 아이들을 돌보도록 하는 '구로형 아이돌봄체계'다.
학교와 집 근처 온종일 돌봄센터는 이 성 구로구청장이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공약한 사안이다. 민선 7기가 출범한 직후 교육청 협조를 얻어 초등학교 1~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오후 2~6시에 돌봄 공백이 발생한다는 답변이 30%에 달했다. 학교 방과후교실이나 지역아동센터는 자격기준이 맞지 않거나(10.8%) 시간대가 맞지 않아서(9.5%)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박태현 구로구 아동친화팀 주무관은 "응답자 16% 가량인 2400여명이 지역 내 돌봄센터를 이용하겠다고 답변, 우선 1000명을 돌볼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9개 돌봄센터를 지정,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수요자가 밀집한 오류 매봉 천왕 등 초등학교 인근 사회복지관 도서관 마을활력소 등을 대상으로 운영기관을 공모한 결과 작은도서관 8곳과 마을기업 1곳이 최종 낙점됐다. 인근에 아동·청소년 유해시설이 있는지, 돌봄 공간 확보가 가능한지, 운영 과정과 인력의 자격 등도 두루 따졌다.
한 시설에서 돌보는 아이들은 15명 안팎. 아이들은 오후 1시부터 자유롭게 돌봄센터로 모여들어 학교생활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알림장·숙제를 확인한 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거나 신체활동 미술놀이 역할극 등을 한다. 교사와 함께 학생·주민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 활동을 돕고 간식을 준비한다.
권미연씨네 두 자녀는 오류동 행복주택 1층에 자리잡은 '따뜻한마음작은도서관'을 학교나 학원보다 좋아한다. 엄마들이 모여 책을 읽고 안전·성교육 등 강사교육을 받던 공간을 새롭게 꾸민 곳이다. 권씨와 함께 미용실을 꾸려가는 김미라(41·오류동)씨도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두딸을 보내고 있다. 김씨는 "애들 아빠가 5시 30분쯤 데리러 갔는데 딸들이 6시까지 놀아야 한다며 돌려보낸 적도 있다"며 "먹거리도 신경을 많이 쓰고 아이들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엄마들 만족도는 아이들 반응에서 나온다. 온수초등학교 6학년 정재윤(14) 학생은 "안전교육도 받고 포켓볼 탁구도 한다"며 "학교 방과후는 공부의 연장인 것 같은데 여기는 논다는 느낌이라 좋다"고 말했다. 김동옥 따뜻한마음청소년센터 센터장은 "아이들 만족도는 200%"라고 자신했다. 그는 "부모들이 '보내지 않아도 될 학원 2개는 끊어도 되겠다'고 한다"며 "혹시나 아이가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할까봐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고들 하시는데 애들은 잘 놀다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구로구는 2월까지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시설과 프로그램 등을 보강해 3월부터 공식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 안으로 30곳까지 확대하는 한편 2020년까지 5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성 구로구청장은 "학부모와 주민들이 직접 돌보는 만큼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안전하고 알차게 아이들을 돌보는 공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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