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뉴스
[칼럼]2018년 독서계라는 문장
매체명 : 중부일보
보도일 : 2018.12.24
[최준영의 토피카] 2018년 독서계라는 문장
지난 14일 수원 장안문 안쪽에 작은도서관을 열었다. 건물 외벽에 간판을 내걸었더니 외국인 등 지나가는 사람들이 신기한 듯 기념사진을 찍는다. 간판 형태가 독특한 데다 도서관의 이름이 낯설고 희한해 보였을 것이다. 도서관 이름은 ‘책고집’이다. 몇 년 전 출간한 졸저 <최준영의 책고집>에서 따온 이름이며, 지난 5년 여 동안 강의 때 만난 분들과 함께 꾸린 온라인 독서동아리의 이름이기도 하다. 순천 사람들의 책동아리는 순천책고집, 대구 사람은 대구책고집, 부산 사람은 부산책고집, 수원 사람은 수원책고집, 아주대학교에서 만난 사람은 아주책고집, 삼성에서 만난 사람은 삼성책고집. 작은도서관 ‘책고집’은 일테면 전국 20여 책고집 동아리 회원들을 위한 보금자리이자 둥지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보름 전부터 작은도서관 ‘책고집’을 꾸리느라 집에 있던 2천5백여 권의 책을 실어 날랐고, 그중 몇 권은 별도로 모아 전시하고 있다. 이른바 ‘함책’이다(함책이란, 책고집 회원들과 ‘함께 읽는 책’의 줄임말이다.). 함책을 추리다 문득 올해 읽었던 함책, 그리고 올해 독서계를 달궜던 책들을 떠올려 봤고, 내친 김에 올해 마지막 토피카인 이 글은 책고집의 함책과 올해의 책에 할애하려 한다.
올해 책고집 회원들과 함께 읽었던 책은 20여 권에 이른다. 그중 가장 많은 회원이 호응한 책은 5권 정도로 압축된다. 2018년의 ‘함책 베스트5’은 <내게 무해한 사람>(최은영)과 <박사가 사랑한 수식>(오가와 요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유발 하라리),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신형철), <82년생 김지영>(조남주)이다.
함책의 선정은 전적으로 멘토인 나의 몫이다. 나름의 기준이 있는데 화제의 책이나 베스트셀러만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 읽어야 할 책이다 싶으면 나온 지 몇 년, 몇 십 년이 지났어도 망설임 없이 선정한다. 그런데도 결과적으로 책고집 회원의 큰 호응을 이끈 함책은 최신작이거나 이미 사회적으로 화제에 오른 책이었다. 비교적 잘 선정했다는 자찬과 함께 좀 더 다양한 책을 선정해야겠다는 다짐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이번에는 책고집과 상관없이 올해의 책을 선정해 보려 한다. 내가 생각하는 2018년 독서계의 흐름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소설문학의 작지만 뚜렷한 부활조짐이다. 둘은 저자의 체험과 단상을 정리한 에세이가 두각을 나타냈다. 이 흐름은 몇 년 째 이어지고 있다. 셋은 사회적 상처를 보듬으려는 저자와 출판인들의 고투에 서서히 독자의 반응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올해의 책을 선정하기에 앞서 이러한 흐름을 주도한 올해의 저자들을 먼저 선정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소설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소설가로는 조남주와 최은영, 김금희를 꼽을 만하다. 개인의 체험과 성찰을 사회적 메시지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던 알토란 저자들은 김승섭과 이국종, 김웅, 엄기호 등이다. 인류의 미래를 점치는 ‘지적 사기 혹은 지적 유희’의 전장으로 초대한 유발 노아 하라리의 인기 역시 여전히 상종가다. 한 가지 덧붙여야 할 것이 있다. 도저한 문장의 맛과 핍진한 사유의 한 경지를 보여준 두 저자, 고 황현산과 신형철이다. 그 기준에 맞춰 골라본 올해의 책 10선은 다음과 같다.
‘내게 무해한 사람(최은영)’ ‘경애의 마음(김금희)’ ‘82년생 김지영(조남주)’ ‘우리 몸이 세계라면(김승섭)’ ‘골든 아워1,2(이국종)’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신형철)’ ‘사소한 부탁(황현산)’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유발 하라리)’ ‘검사내전(김웅)’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엄기호)’
2018년 독서계의 풍경을 문장으로 비유해 본다. 이국종‘엄기호’김승섭‘김웅 등이 주어의 역할이었다면, 조남주’최은영‘김금희는 문장을 풀어내고 매조짓는 서술어였다. 거기에 유발 하라리가 목적어 혹은 보어로 들어오고, 황현산’신형철이라는 수식어가 더해져 우리네 삶은 한결 진득해졌다. 2018년의 독서계라는 문장이다.
/ 최준영 작가, 거리의 인문학자
지난 14일 수원 장안문 안쪽에 작은도서관을 열었다. 건물 외벽에 간판을 내걸었더니 외국인 등 지나가는 사람들이 신기한 듯 기념사진을 찍는다. 간판 형태가 독특한 데다 도서관의 이름이 낯설고 희한해 보였을 것이다. 도서관 이름은 ‘책고집’이다. 몇 년 전 출간한 졸저 <최준영의 책고집>에서 따온 이름이며, 지난 5년 여 동안 강의 때 만난 분들과 함께 꾸린 온라인 독서동아리의 이름이기도 하다. 순천 사람들의 책동아리는 순천책고집, 대구 사람은 대구책고집, 부산 사람은 부산책고집, 수원 사람은 수원책고집, 아주대학교에서 만난 사람은 아주책고집, 삼성에서 만난 사람은 삼성책고집. 작은도서관 ‘책고집’은 일테면 전국 20여 책고집 동아리 회원들을 위한 보금자리이자 둥지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보름 전부터 작은도서관 ‘책고집’을 꾸리느라 집에 있던 2천5백여 권의 책을 실어 날랐고, 그중 몇 권은 별도로 모아 전시하고 있다. 이른바 ‘함책’이다(함책이란, 책고집 회원들과 ‘함께 읽는 책’의 줄임말이다.). 함책을 추리다 문득 올해 읽었던 함책, 그리고 올해 독서계를 달궜던 책들을 떠올려 봤고, 내친 김에 올해 마지막 토피카인 이 글은 책고집의 함책과 올해의 책에 할애하려 한다.
올해 책고집 회원들과 함께 읽었던 책은 20여 권에 이른다. 그중 가장 많은 회원이 호응한 책은 5권 정도로 압축된다. 2018년의 ‘함책 베스트5’은 <내게 무해한 사람>(최은영)과 <박사가 사랑한 수식>(오가와 요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유발 하라리),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신형철), <82년생 김지영>(조남주)이다.
함책의 선정은 전적으로 멘토인 나의 몫이다. 나름의 기준이 있는데 화제의 책이나 베스트셀러만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 읽어야 할 책이다 싶으면 나온 지 몇 년, 몇 십 년이 지났어도 망설임 없이 선정한다. 그런데도 결과적으로 책고집 회원의 큰 호응을 이끈 함책은 최신작이거나 이미 사회적으로 화제에 오른 책이었다. 비교적 잘 선정했다는 자찬과 함께 좀 더 다양한 책을 선정해야겠다는 다짐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이번에는 책고집과 상관없이 올해의 책을 선정해 보려 한다. 내가 생각하는 2018년 독서계의 흐름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소설문학의 작지만 뚜렷한 부활조짐이다. 둘은 저자의 체험과 단상을 정리한 에세이가 두각을 나타냈다. 이 흐름은 몇 년 째 이어지고 있다. 셋은 사회적 상처를 보듬으려는 저자와 출판인들의 고투에 서서히 독자의 반응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올해의 책을 선정하기에 앞서 이러한 흐름을 주도한 올해의 저자들을 먼저 선정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소설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소설가로는 조남주와 최은영, 김금희를 꼽을 만하다. 개인의 체험과 성찰을 사회적 메시지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던 알토란 저자들은 김승섭과 이국종, 김웅, 엄기호 등이다. 인류의 미래를 점치는 ‘지적 사기 혹은 지적 유희’의 전장으로 초대한 유발 노아 하라리의 인기 역시 여전히 상종가다. 한 가지 덧붙여야 할 것이 있다. 도저한 문장의 맛과 핍진한 사유의 한 경지를 보여준 두 저자, 고 황현산과 신형철이다. 그 기준에 맞춰 골라본 올해의 책 10선은 다음과 같다.
‘내게 무해한 사람(최은영)’ ‘경애의 마음(김금희)’ ‘82년생 김지영(조남주)’ ‘우리 몸이 세계라면(김승섭)’ ‘골든 아워1,2(이국종)’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신형철)’ ‘사소한 부탁(황현산)’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유발 하라리)’ ‘검사내전(김웅)’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엄기호)’
2018년 독서계의 풍경을 문장으로 비유해 본다. 이국종‘엄기호’김승섭‘김웅 등이 주어의 역할이었다면, 조남주’최은영‘김금희는 문장을 풀어내고 매조짓는 서술어였다. 거기에 유발 하라리가 목적어 혹은 보어로 들어오고, 황현산’신형철이라는 수식어가 더해져 우리네 삶은 한결 진득해졌다. 2018년의 독서계라는 문장이다.
/ 최준영 작가, 거리의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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