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뉴스
[전북]폐교를 책 짓는 마을로 변화시킨 ‘책마을 해리’ 이대건 촌장
매체명 : 프레시안
보도일 : 2018.12.01
폐교를 책 짓는 마을로 변화시킨 ‘책마을 해리’ 이대건 촌장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15만권 책 빼곡...농사짓듯 책 짓는 작가 만드는 ‘마법의 학교’ 일궈내
문화와 예술은 나라를 이끌어가는 보이지 않는 힘의 원천이다.
'예술의 고장’인 전북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 소신과 철학을 갖고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을 찾아 작품 세계와 삶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주인공은 폐교를 인수해 ‘책 읽는 학교’로 탈바꿈시킨 출판 기획자다.
서울에서 20년 넘게 출판업계에 몸을 담았지만 쌓아온 터전을 뒤로하고 고향인 전북 고창군 월봉마을로 귀향, 인문학이 살아 있는 책 마을로 변화시킨 ‘책마을 해리’ 이대건(48) 촌장을 만나봤다./편집자주
■ 조부께서 설립해 기증한 학교 폐교 소식에 곧바로 인수
“독자로 세상을 읽어왔던 분들이 직접 책을 펴내는 생산자가 돼보는 건 어떨까요?. 세상 사람들한테 뭔가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주는 저자가 되는 거죠. 그런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는 공간이 바로 ‘책마을 해리’죠”
전북 고창 해리면 나성리 월봉마을에 위치한 학교.
이대건 촌장은 2006년 폐교된 나성초등학교를 2012년 2월 리모델링해 ‘책마을 해리’ 도서관으로 변화시켰다.
“저의 할아버지께서 설립해 기증했던 이곳이 폐교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귀향해 곧바로 인수 했습니다”
이대건 촌장은 아예 가족과 함께 이곳에 정착했다. 한창 일할 40대의 나이에 쉽지 않은 도전을 마다하지 않은 이대건 촌장의 두둑한 배짱이 돋보인다.
20년 넘게 출판업계에 몸을 담았던 이대건 촌장. 그는 이곳에서 해리포터로 통한다. 마을 이름은 ‘해리포터’와 ‘해리면’에서 따온 것으로 중의적인 의미다.
이 촌장은 삐걱거리는 복도를 다시 깔고, 교실을 말끔하게 단장하고 벽에 화사한 그림을 그렸다. 그러곤 차곡차곡 책을 들여놨다.
과거 학교의 외관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양의 책들이 반겨준다.
폐교되기 전 교사들이 쓰던 관사를 숙박공간으로 리모델링돼 여행객들을 받고 있다.
■ 폐교에서 작가 길러내는 마법 학교로 변모한 책마을 해리
바다와 가까운 시골마을에 자리한 ‘책마을 해리’는 농사짓듯 책을 지어내는 마을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 촌장의 책에 대한 사랑은 폐교를 고쳐 책 학교를 열고, 고창의 갯벌부터 염전, 고인돌, 판소리, 동학 같은 고창의 생태, 문화, 역사, 예술을 체험한 후, 책으로 엮는 출판캠프에 고스란히 스며있다.
‘책마을 해리’는 책숲시간의숲, 바람언덕, 종이숲, 버들눈작은도서관, 책감옥, 마을사진관, 한지공간과 활자공간, 마을책방이 있어 출판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시인의집‘, ‘별헤는‘, ‘꽃피는‘ 방에 머무르며 북스테이도 체험할 수 있다.
2017년 4월부터 매주 토요일 운영되고 있는 그림책 작가 교실, 청소년 인문 건축학교 프로그램도 인기 만점이다.
“나만의 책 만들기를 비롯해 한지만들기 체험 등 출판캠프를 통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공간이죠. ‘누구나 책, 누구나 도서관’이라는 모토로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엿한 인문학 강의와 각종 책 만들기 체험은 물론, 책 영화제까지 열리고 있다.
■ 책마을 해리 생겨나면서 10여 가구 월봉마을에 활기
“‘책마을 해리’는 책이 있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삶, 이야기를 한 권으로 묶어내는 마을 속의 작은 마을이죠. 스스로 저자가 되고 실제로 출판이 되는, 그리고 책 속에 쓴 꿈이 마법처럼 이뤄지는 마을이죠.”
겉보기엔 오래된 학교 건물처럼 보였던 곳이 천장까지 빼곡히 쌓인 책으로 마법 같은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옛 학교의 교실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간도 연출되고 있다. 교실 2개를 합쳐 만든 ‘책 숲 시간의 숲'에는 3만 권이 책이 압도한다.
책을 읽어보고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청소년들이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하나하나 과정을 배우고 있다.
‘책마을 해리’가 생겨나면서 10여 가구가 사는 월봉마을에도 활기가 돋아났다.
월봉마을은 원래 경주 이씨 집성촌으로 알려져 있다. 10가구 남짓한 이곳은 모두 인척을 이루고 살고 있어 한 가족처럼 살고 있는 동네다.
동네 어르신들은 자식들이 다녔던 학교가 다시 문을 열자 반겼다. 그리고 농사일이 끝나고 나면 이곳에 모였다.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해내는 이곳에서 각자 자신들 삶을 이야기 보따리로 풀어냈다. 또 그림, 시 등 다양한 형태의 기록으로 만들어 전시한 곳이 ‘책마을 갤러리’다.
“평생 그림을 배운 적이 없는 할머니들이 자신 안에 담겨있던 세상을 표현한 마당입니다.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하니 저 또한 보람을 느낍니다”
■ 이상하게도 자발적 수감자가 늘고 있는 ‘책 감옥’ 인기
“책 감옥이라는 독특한 공간이 있습니다. 학교의 체육기구 창고를 고쳐 만든 이곳은 읽고 싶은 책을 들고 가서 다 읽을 때까지 나오지 못한다는 ‘책감옥’입니다”(웃음)
‘책 감옥’이란 단어는 소설가 조정래가 표현한 '글 감옥'이란 표현으로 영감을 얻었단다.
시간이 없어서, 혹은 집중이 안 돼서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하는 이들이 환영할 만한 공간이다.
그 이름이 신기했는지 아이들은 너도나도 스스로 그 감옥으로 들어간다. 이곳에 들어서면 꼼짝 않고 책을 읽어야 하는데, 자발적 수감자는 계속 늘고 있는 중이라 한다.
감옥 내벽에는 재밌는 도둑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책 박정섭 작가가 그의 작품 ‘도둑을 잡아라’에 실렸던 캐릭터들을 직접 그려 넣은 것이라고 한다.
“책에만 집중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책 감옥’에서 다른 세계와의 관계를 잠시 내려놓고 나만의 시간을 탐험 할 수 있는 공간을 담은 곳이죠”
이곳엔 ‘꽃피는 민박’과 ‘별헤는 민박’이 있어 가족끼리 하루 머물다 가기에도 좋다고 한다.
■ 각계에서 기증받은 15만 권의 책 곳곳에 ‘빼곡’
“‘해리'라는 이름의 신문도 만들고 있습니다. 해리중학교 친구들이 마을 신문 기자이며, 지역민들도 해리 중학교 출신들이어서 지역 소통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죠”
‘책마을 해리’엔 약 15만 권의 책이 공간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모두 사연을 듣고 방송국과 출판사, 도서관, 개인 등에게 기증 받은 책들이다.
“이곳에선 책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캠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출판캠프를 통해 기본적으로 ‘읽고, 하고, 쓰고, 펴내는’ 작업을 함께 한다.
“그동안 ‘책마을 해리’에서는 출판 캠프를 통해 지역의 청소년들이 어르신들을 인터뷰하고 자서전을 만들어냈으며, 지역 콘텐츠를 그림책으로 그리고, 기획부터 원고와 편집까지 직접 책을 만들어냈죠”
교실 2칸으로 이루어진 ‘버들눈도서관’엔 수만 권 중에 고르고 고른 그림책과 어린이, 청소년 책이 가득하다.
책을 기획하고 글쓰기, 그림 그리기 등을 하는 ‘누리책공방’에선 재미있는 일들이, 야외 공연장인 ‘바람언덕’에서는 보름달이 뜨는 금요일 작은 축제가 열린다.
‘부엉이와 보름달 작은 축제’는 달마다 주제를 정해 밤늦도록 재미있는 책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낭송대회와 함께 음악이 흐르는 낭만적인 시간도 보낼 수 있다.
이 촌장은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만드는’ 일에 공을 들인다고 한다. 이곳 출판캠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누구나 쉽게 책을 만들 수 있는 마법을 펼칠 수 있으리라.
■ 해리포터처럼 ‘마법의 학교’ 만들어가는 ‘마법의 손’
이곳 ‘책마을 해리’ 주변엔 잘 보존된 갯벌과 습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인돌, 1500년 이야기를 지닌 선운사, 판소리 여섯 마당을 집대성한 신재효 선생 등 무수한 이야깃거리가 널려 있다.
“스스로 기자가 되어 취재를 하고, 책을 쓰는 작가가 되어보는 것이다. 기억이 기록이 되고, 기록이 출판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죠”.
여행에 관한 기록 외에도 가족이 기념할 만한 사건을 함께 책으로 펴낼 수도 있고, 부모님을 인터뷰해서 자서전을 대신 쓸 수도 있단다.
이렇게 쓴 글들은 실제로 출판되기도 한다. 책을 만드는 데에도 ‘책마을 해리’만의 특별한 생각이 스며 있다는 것.
책을 기획하고, 쓰고, 편집하고, 전통 방식으로 제본하는 등 책과 관련된 모든 체험을 함께 꾸려나가고 있다.
“이곳에서는 함께 읽기를 넘어, 함께 쓰는 공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책 마을의 슬로건으로 ‘누구나 책, 누구나 도서관’으로 정한 가장 큰 이유죠. 혼자 쓰기 어려우나 ‘더불어 함께’라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대건 촌장은 부인인 이영남 관장과 함께 오늘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담아내는 작가를 만들어가는 ‘마법의 학교’를 열심히 꾸려가고 있다.
/ 이태영 기자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15만권 책 빼곡...농사짓듯 책 짓는 작가 만드는 ‘마법의 학교’ 일궈내
문화와 예술은 나라를 이끌어가는 보이지 않는 힘의 원천이다.
'예술의 고장’인 전북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 소신과 철학을 갖고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을 찾아 작품 세계와 삶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주인공은 폐교를 인수해 ‘책 읽는 학교’로 탈바꿈시킨 출판 기획자다.
서울에서 20년 넘게 출판업계에 몸을 담았지만 쌓아온 터전을 뒤로하고 고향인 전북 고창군 월봉마을로 귀향, 인문학이 살아 있는 책 마을로 변화시킨 ‘책마을 해리’ 이대건(48) 촌장을 만나봤다./편집자주
■ 조부께서 설립해 기증한 학교 폐교 소식에 곧바로 인수
“독자로 세상을 읽어왔던 분들이 직접 책을 펴내는 생산자가 돼보는 건 어떨까요?. 세상 사람들한테 뭔가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주는 저자가 되는 거죠. 그런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는 공간이 바로 ‘책마을 해리’죠”
전북 고창 해리면 나성리 월봉마을에 위치한 학교.
이대건 촌장은 2006년 폐교된 나성초등학교를 2012년 2월 리모델링해 ‘책마을 해리’ 도서관으로 변화시켰다.
“저의 할아버지께서 설립해 기증했던 이곳이 폐교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귀향해 곧바로 인수 했습니다”
이대건 촌장은 아예 가족과 함께 이곳에 정착했다. 한창 일할 40대의 나이에 쉽지 않은 도전을 마다하지 않은 이대건 촌장의 두둑한 배짱이 돋보인다.
20년 넘게 출판업계에 몸을 담았던 이대건 촌장. 그는 이곳에서 해리포터로 통한다. 마을 이름은 ‘해리포터’와 ‘해리면’에서 따온 것으로 중의적인 의미다.
이 촌장은 삐걱거리는 복도를 다시 깔고, 교실을 말끔하게 단장하고 벽에 화사한 그림을 그렸다. 그러곤 차곡차곡 책을 들여놨다.
과거 학교의 외관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양의 책들이 반겨준다.
폐교되기 전 교사들이 쓰던 관사를 숙박공간으로 리모델링돼 여행객들을 받고 있다.
■ 폐교에서 작가 길러내는 마법 학교로 변모한 책마을 해리
바다와 가까운 시골마을에 자리한 ‘책마을 해리’는 농사짓듯 책을 지어내는 마을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 촌장의 책에 대한 사랑은 폐교를 고쳐 책 학교를 열고, 고창의 갯벌부터 염전, 고인돌, 판소리, 동학 같은 고창의 생태, 문화, 역사, 예술을 체험한 후, 책으로 엮는 출판캠프에 고스란히 스며있다.
‘책마을 해리’는 책숲시간의숲, 바람언덕, 종이숲, 버들눈작은도서관, 책감옥, 마을사진관, 한지공간과 활자공간, 마을책방이 있어 출판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시인의집‘, ‘별헤는‘, ‘꽃피는‘ 방에 머무르며 북스테이도 체험할 수 있다.
2017년 4월부터 매주 토요일 운영되고 있는 그림책 작가 교실, 청소년 인문 건축학교 프로그램도 인기 만점이다.
“나만의 책 만들기를 비롯해 한지만들기 체험 등 출판캠프를 통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공간이죠. ‘누구나 책, 누구나 도서관’이라는 모토로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엿한 인문학 강의와 각종 책 만들기 체험은 물론, 책 영화제까지 열리고 있다.
■ 책마을 해리 생겨나면서 10여 가구 월봉마을에 활기
“‘책마을 해리’는 책이 있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삶, 이야기를 한 권으로 묶어내는 마을 속의 작은 마을이죠. 스스로 저자가 되고 실제로 출판이 되는, 그리고 책 속에 쓴 꿈이 마법처럼 이뤄지는 마을이죠.”
겉보기엔 오래된 학교 건물처럼 보였던 곳이 천장까지 빼곡히 쌓인 책으로 마법 같은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옛 학교의 교실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간도 연출되고 있다. 교실 2개를 합쳐 만든 ‘책 숲 시간의 숲'에는 3만 권이 책이 압도한다.
책을 읽어보고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청소년들이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하나하나 과정을 배우고 있다.
‘책마을 해리’가 생겨나면서 10여 가구가 사는 월봉마을에도 활기가 돋아났다.
월봉마을은 원래 경주 이씨 집성촌으로 알려져 있다. 10가구 남짓한 이곳은 모두 인척을 이루고 살고 있어 한 가족처럼 살고 있는 동네다.
동네 어르신들은 자식들이 다녔던 학교가 다시 문을 열자 반겼다. 그리고 농사일이 끝나고 나면 이곳에 모였다.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해내는 이곳에서 각자 자신들 삶을 이야기 보따리로 풀어냈다. 또 그림, 시 등 다양한 형태의 기록으로 만들어 전시한 곳이 ‘책마을 갤러리’다.
“평생 그림을 배운 적이 없는 할머니들이 자신 안에 담겨있던 세상을 표현한 마당입니다.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하니 저 또한 보람을 느낍니다”
■ 이상하게도 자발적 수감자가 늘고 있는 ‘책 감옥’ 인기
“책 감옥이라는 독특한 공간이 있습니다. 학교의 체육기구 창고를 고쳐 만든 이곳은 읽고 싶은 책을 들고 가서 다 읽을 때까지 나오지 못한다는 ‘책감옥’입니다”(웃음)
‘책 감옥’이란 단어는 소설가 조정래가 표현한 '글 감옥'이란 표현으로 영감을 얻었단다.
시간이 없어서, 혹은 집중이 안 돼서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하는 이들이 환영할 만한 공간이다.
그 이름이 신기했는지 아이들은 너도나도 스스로 그 감옥으로 들어간다. 이곳에 들어서면 꼼짝 않고 책을 읽어야 하는데, 자발적 수감자는 계속 늘고 있는 중이라 한다.
감옥 내벽에는 재밌는 도둑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책 박정섭 작가가 그의 작품 ‘도둑을 잡아라’에 실렸던 캐릭터들을 직접 그려 넣은 것이라고 한다.
“책에만 집중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책 감옥’에서 다른 세계와의 관계를 잠시 내려놓고 나만의 시간을 탐험 할 수 있는 공간을 담은 곳이죠”
이곳엔 ‘꽃피는 민박’과 ‘별헤는 민박’이 있어 가족끼리 하루 머물다 가기에도 좋다고 한다.
■ 각계에서 기증받은 15만 권의 책 곳곳에 ‘빼곡’
“‘해리'라는 이름의 신문도 만들고 있습니다. 해리중학교 친구들이 마을 신문 기자이며, 지역민들도 해리 중학교 출신들이어서 지역 소통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죠”
‘책마을 해리’엔 약 15만 권의 책이 공간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모두 사연을 듣고 방송국과 출판사, 도서관, 개인 등에게 기증 받은 책들이다.
“이곳에선 책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캠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출판캠프를 통해 기본적으로 ‘읽고, 하고, 쓰고, 펴내는’ 작업을 함께 한다.
“그동안 ‘책마을 해리’에서는 출판 캠프를 통해 지역의 청소년들이 어르신들을 인터뷰하고 자서전을 만들어냈으며, 지역 콘텐츠를 그림책으로 그리고, 기획부터 원고와 편집까지 직접 책을 만들어냈죠”
교실 2칸으로 이루어진 ‘버들눈도서관’엔 수만 권 중에 고르고 고른 그림책과 어린이, 청소년 책이 가득하다.
책을 기획하고 글쓰기, 그림 그리기 등을 하는 ‘누리책공방’에선 재미있는 일들이, 야외 공연장인 ‘바람언덕’에서는 보름달이 뜨는 금요일 작은 축제가 열린다.
‘부엉이와 보름달 작은 축제’는 달마다 주제를 정해 밤늦도록 재미있는 책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낭송대회와 함께 음악이 흐르는 낭만적인 시간도 보낼 수 있다.
이 촌장은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만드는’ 일에 공을 들인다고 한다. 이곳 출판캠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누구나 쉽게 책을 만들 수 있는 마법을 펼칠 수 있으리라.
■ 해리포터처럼 ‘마법의 학교’ 만들어가는 ‘마법의 손’
이곳 ‘책마을 해리’ 주변엔 잘 보존된 갯벌과 습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인돌, 1500년 이야기를 지닌 선운사, 판소리 여섯 마당을 집대성한 신재효 선생 등 무수한 이야깃거리가 널려 있다.
“스스로 기자가 되어 취재를 하고, 책을 쓰는 작가가 되어보는 것이다. 기억이 기록이 되고, 기록이 출판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죠”.
여행에 관한 기록 외에도 가족이 기념할 만한 사건을 함께 책으로 펴낼 수도 있고, 부모님을 인터뷰해서 자서전을 대신 쓸 수도 있단다.
이렇게 쓴 글들은 실제로 출판되기도 한다. 책을 만드는 데에도 ‘책마을 해리’만의 특별한 생각이 스며 있다는 것.
책을 기획하고, 쓰고, 편집하고, 전통 방식으로 제본하는 등 책과 관련된 모든 체험을 함께 꾸려나가고 있다.
“이곳에서는 함께 읽기를 넘어, 함께 쓰는 공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책 마을의 슬로건으로 ‘누구나 책, 누구나 도서관’으로 정한 가장 큰 이유죠. 혼자 쓰기 어려우나 ‘더불어 함께’라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대건 촌장은 부인인 이영남 관장과 함께 오늘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담아내는 작가를 만들어가는 ‘마법의 학교’를 열심히 꾸려가고 있다.
/ 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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