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요즘 무슨 책 읽어?

매체명 : 경인일보 보도일 : 2018.10.10
링크주소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181009010002982
[참성단]요즘 무슨 책 읽어?

얼마 전 길에서 옛 은사님을 만났다. 이런 저런 얘기 중 은사님이 이렇게 물었다. "자네 요즈음 무슨 책 읽나?" 의외의 질문이라 당황했다. 생각해보니 이런 질문을 최근 받아 본 적이 없었다. 나 역시 누구에게 "지금 무슨 책 읽어?"라고 물어본 적이 없다. 만나는 사람에게 "밥 먹었어?" 라는 말은 수없이 하면서도 "무슨 책 읽어?"라는 말은 단 한 번도 하지 않는, 우리는 지금 그런 시대를 사는 것이다.

열어둔 창문 틈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는 건 책 읽기 좋은 가을이 왔다는 것이다. 설악산 단풍 소식은 책을 읽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 왔음을 의미한다. 올해가 '책의 해'라는걸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국민이 책을 너무 읽지 않으니 정부가 25년 만에 올해를 '책의 해'로 지정했다. 매달 책과 연관된 행사들이 지난 3월부터 연말까지 꾸준히 끊이지 않고 열린다. 하지만 이에 관심을 두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세종은 지독한 독서광이었다. 읽지 않은 책이 없었다. 어제 한글날, 언론들은 세종의 업적을 찬양하면서 가장 으뜸으로 '한글'을 꼽았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건 백성이 쉽게 글을 읽게 하기 위함이다. "~제 뜻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 이를 딱하게 여겨 새로 28자를 만들었으니~"라고 밝혔듯 왕은 혼자만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는 게 백성들에게 미안했을지도 모른다. 책 읽는 재미를 백성 모두가 공유하길 왕은 진정으로 원했을 것이다. 아무리 미디어 시대라지만 한글창제 572돌을 맞는 지금, 우리의 독서율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우리 국민이 책을 읽지 않는 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하루 평균 200권 이상의 신간이 쏟아지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출판량에도 불구하고 독서율은 OECD 최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5년 펴낸 '국민독서실태조사'보고서를 보면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65.3%였다. 2017년엔 60%로 더 떨어져 성인 10명 중 4명이 일 년 동안 책을 단 1권도 읽지 않았다. 왕의 깊은 뜻이 무색해질 지경이다.

'책 읽기의 일상화'면 금상첨화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이 순간만이라도 독서삼매경에 빠져야 할 때다. 책 읽기 좋은 계절은 한 달에 불과하니 말이다. 그리고 100일도 남지 않았지만 '2018년 책의 해'만이라도 이런 인사말이 넘쳐났으면 좋겠다. "무슨 책 읽어?""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 이영재 논설실장
댓글 0건
작은도서관 회원 및 SNS계정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0자 / 140자
    작은도서관 뉴스 목록
    번호 제목 매체 보도일
    1315 [제주] 문화 독서의 달 작은도서관 책 잔치 성황 매체 :한라일보 보도일 :2015.09.21
    1314 [광주] 기고-문화예술 작은도서관 ‘너의 목소리가 보여’ 수화 수업을 받으며 매체 :무등일보 보도일 :2015.09.21
    1313 [세종] 세종작은도서관협의회 대한민국 독서대전 참가 [1] 매체 :업코리아 보도일 :2015.09.20
    1312 [전북] 순창군, 면단위 첫 번째 '동계 작은도서관' 개관 매체 :뉴스메이커 보도일 :2015.09.20
    1311 [경기] 광주시의회 작은도서관 지원 추진 매체 :경기일보 보도일 :2015.09.18
    1310 [서울] 방과 후 아이 돌보는 '마을도서관' 매체 :국민방송 보도일 :2015.09.17
    1309 [인천] 어린이도서관 ‘떠드는 아이’ 문제인가 매체 :경인일보 보도일 :2015.09.17
    1308 [전북] 완주군 도서관 기반 독서회 워크숍 매체 :전북도민일보 보도일 :2015.09.16
    1307 [인천] 김수연 대표, 김을호 회장 대통령표창 등 제21회 독서문화상 시상 - 2015 대한민국 독서대전 매체 :정책브리핑 보도일 :2015.09.15
    1306 [인천] 마을공동체는 어떤 모습?...인천 서구 '도란도란'을 만나다 매체 :중부일보 보도일 :201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