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책 '듣는' 시대

매체명 : 부산일보 보도일 : 2018.08.05
링크주소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80805000154
[밀물썰물] 책 '듣는' 시대

직업 탓일까, 나이 때문일까? 책 읽기만큼은 '귀로 듣는' 것보다 눈으로 보는 활자가 익숙하다. 한 권의 책을 오래오래 곱씹기보다는 '필요'에 의한 책 읽기를 속독으로 할 때가 많다. 책 읽는 방법만 하더라도 소리를 내지 않고 속으로 글을 읽는 '묵독'이 전부인 줄 알았다. 어느 게 낫다 못하다를 떠나서 독서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얼마 전 한 모임에서 자신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이나 읽고 있는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전공과 직업이 다른 만큼 각자 가져온 책도 다양했다. 책 제목을 메모하고, 스마트폰으로 책 표지를 찍고, 각자 발언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기도 했다. 인기 절정이라는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오프라인 버전쯤 되려나, 누군가의 책 읽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책 정보 전달에 집중하는 팟캐스트와 달리 책을 음성으로 바꾼 '듣는' 책 오디오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30일 오디오 전용 플랫폼 '오디오클립'에서 유료 오디오북 판매를 시작했다. <82년생 김지영> 등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 30권을 발행해 첫날 630여 권이 팔렸다. 듣는 재미를 가미해 성우나 연극배우 외에 저자가 낭독자로 참여하거나 아이돌까지 나섰다. 어릴 적 매일 밤 동화책을 읽어주던 부모가 갑자기 확 늘어난 느낌이랄까, 과거 오디오북이 시각장애인용 콘텐츠라는 인식이 많았던 데 비해서도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구글도 올 1월 구글 플레이에 한국어까지 포함한 9개국 언어로 된 오디오북을 처음 출시했고, 국내 최대 팟캐스트 플랫폼 업체 '팟빵'은 올 4월 오디오북 사업 진출을 위해서 대한출판문화협회에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오디오북의 장점이 다른 일과 병행하면서 들을 수 있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디오북에만 집중한다"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미국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인쇄된 것만이 책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활자 중독 세대에겐 이런 변화가 낯설지만 웹툰을 좋아하고, 유튜브를 끼고 사는 디지털 콘텐츠 세대는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실상은 책 읽는 방식이 문제가 아니라 왜 책을 읽는지가 더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 김은영 논설위원
댓글 0건
작은도서관 회원 및 SNS계정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0자 / 140자
    작은도서관 뉴스 목록
    번호 제목 매체 보도일
    237 [강원] 동해시립도서관 주말 어린이 문화교실 매체 :강원도민일보 보도일 :2014.08.06
    236 [경기] 안성시립도서관, 문화강좌 수강생 모집 매체 :아시아뉴스통신 보도일 :2014.08.05
    235 [서울] 관악구 지식복지행정, 한류 이끈다 매체 :아시아경제 보도일 :2014.08.05
    234 [서울] 국립중앙도서관 ‘2014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선정·발표 매체 :국립중앙도서관 보도일 :2014.08.05
    233 [서울] 한치 앞 모르는 삶, 책에 길 있죠 매체 :동아일보 보도일 :2014.08.05
    232 [서울] 유종필 관악구청장 “인문학이 흐르는 ‘지식 복지’ 1번지로” 매체 :동아일보 보도일 :2014.08.05
    231 [서울] 도담도담 한옥도서관서 특별한 추억 쌓기 매체 :아시아경제 보도일 :2014.08.04
    230 [대구] 도심 속 문화 휴가 "도서관으로 오세요" 매체 :아시아뉴스통신 보도일 :2014.08.02
    229 [부산] 책방·사랑방·공부방·놀이방…쪼끄만 녀석이 실속 다 차렸네 매체 :국제신문 보도일 :2014.08.01
    228 [부산] 작은도서관 전성시대 매체 :국제신문 보도일 :201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