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뉴스
[일본]도서관, 문화를 품다 <5> 일본 다케오 시립도서관
매체명 : 광주일보
보도일 : 2018.07.09
도서관, 문화를 품다 <5> 일본 다케오 시립도서관
음악 흐르는 서점… 커피숍처럼 떠드는 도서관
‘도서관 혁신 아이콘’ 마스다 무네아키 영입
인구 5만 조용한 온천마을 … 머물수 있는 도서관 조성
카페·서점과 공존 … 책 20만권 맘껏 읽고 문화강좌 듣고
놀이터 있는 어린이 도서관, 학교 연계 프로그램 다채
잡지·문구 등 판매 … 연간 100만명 방문 ‘문화 사랑방’
도서관은 조용해야 한다? 이런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뜨린 시골 도서관이 있다. 아니 도서관에서 커피를 마시고 음악을 듣기도 한다. 개관 5년 만에 전 세계에서 100만 명이 방문하는 일본 큐슈 사가현의 다케오(武雄)도서관 이야기다. 온천과 3000년 수령의 녹나무로 유명한 다케오는 과감한 혁신으로 떠나는 고향에서 돌아오는 마을로 되살아났다. 국내외 공공도서관의 벤치마킹 사례로 각광받고 있는 다케오 시립도서관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다케오시는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JR기차를 타고 1시간 정도 달리면 닿은 곳이다. 인구 5만 여명의 작은 도시로 국내에는 온천으로 잘 알려 있다. 최근엔 제주 올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큐슈 올레를 통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다케오 온센역에서 내려 시내쪽으로 10분 정도 걷다 보니 세련된 분위기의 2층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입구에 도착하자 스타벅스 로고가 선명한 표지판이 먼저 반긴다. 1층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도서관의 장서 20만 권이 빽빽하게 꽂힌 수십 여개의 서가가 시선을 압도했다. 2층 벽면을 빼곡히 채운 나무 책장은 거대한 숲속에 서 있는 듯 한 느낌을 주었다.
특히 책도 책이지만 서가 옆에 꾸며진 커피숍이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선 주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책을 꺼내 읽을 수 있고, 1층 서점에서 잡지를 구입할 수 있다. 굳이 책을 사지 않을 땐 카페에 앉아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을 즐겨도 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도서관과 서점의 공존이다. 도서관의 서가 옆에 자리한 1층 매대에서는 신간 서적과 잡지를 판매한다. 스타벅스의 기념품인 텀블러를 비롯해 문구류, 수건, 에코백, 과자 등 ‘메이드 인 다케오’의 상품들이 가득하다. 여느 도서관에서 보기 힘든 커피숍, 서점이 어우러진 ‘한지붕 세가족’인 셈이다.
가정주부인 준코 요시다(46)씨는 “특별한 일정이 있는 날을 제외하곤 거의 매일 오전 도서관으로 ‘출근’한다”면서 “쾌적한 분위기에서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마음껏 읽고 인문학이나 영화 관련 강좌를 들을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다케오 도서관은 학교 이상의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다케오 도서관 옆에 들어선 별관 성격의 어린이 도서관은 규모는 조금 작지만 어린이들의 동선을 반영한 ‘열린 컨셉’으로 설계했다. 앞마당에 꾸며진 놀이터와 연계하면 거대한 키즈파크를 방불케 한다. 독서와 거리가 멀었던 시민들은 도서관이 들어서면서 문화를 즐기는 삶을 누리게 됐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다케오는 쇠락한 도시나 다름없었다. 온천 관광객을 제외하면 좀처럼 외지인들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도서관은 뛰어난 접근성에도 콘텐츠가 부실해 주민들의 외면을 받았다.
썰렁한 도서관에 주목한 이는 지난 2006년 당선된 히와타시 게이스케 시장이었다. 그는 침체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을 ‘카드’를 고민하던 중 도서관을 지역발전의 거점 공간으로 삼기 위해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에 들어갔다.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에 빠져 도서관을 찾지 않는 시대가 됐지만 오래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관성에 젖은 공무원의 마인드로는 도서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게 외부 전문가 영입이었다. 시립도서관의 운영을 라이프스타일과 츠타야 서점을 접목시켜 혁신의 아이콘이 된 마스다 무네아키(컬쳐컨비니언스클럽 대표)에게 맡기기로 한 것이다. 삼고초려 끝에 도서관을 맡은 마스다는 ‘공간만 차지하던’ 관장실을 없애는 대신 개방형 서가와 열람실 좌석을 187석에서 280석으로 늘렸다. 여기에 신간 도서, 잡지, 문구를 판매하는 츠타야 서점(컬쳐컨비니언스 운영)과 스타벅스를 입점시켰다. 운영시간도 오후 6시에서 밤 9시까지 연장했다. 직장인들과 관광객들을 불러 들이기 위해 도서관을 1년 365일 개방했다.
지난 2013년 4월 개관한 ‘세상에 없던’ 도서관은 단숨에 일본 전역에 명성을 떨쳤다. 낮에는 관광객들의 랜드마크로, 밤에는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활기가 넘친다. 실제로 저녁 시간에는 주민들의 독서모임과 문화강좌들이 연중 펼쳐진다. 또한 손에 꼽을 정도였던 방문객은 하루 평균 800여 명, 주말에는 1500여 명이나 된다. 낮시간 도서관의 커피숍에 앉아 있으면 한국이나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을 쉽게 만날 수 도 있다.
다케오 도서관의 강점은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다. 민간 단체에 운영을 맡긴 다케오 시는 1년에 2000만 엔(2억 원 상당)을 들여 6000~7000여 권의 신간을 구입한다. 3년간 한번도 주민들이 찾지 않는 책 1000~2000권은 폐기하거나 보육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기증한다. 또한 정기적으로 방문객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시설과 콘텐츠, 프로그램들을 보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어린이 도서관은 지역 학교와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같은 차별화된 운영이 지금의 다케오 도서관을 키운 비결이다.
/ 다케오=글·사진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음악 흐르는 서점… 커피숍처럼 떠드는 도서관
‘도서관 혁신 아이콘’ 마스다 무네아키 영입
인구 5만 조용한 온천마을 … 머물수 있는 도서관 조성
카페·서점과 공존 … 책 20만권 맘껏 읽고 문화강좌 듣고
놀이터 있는 어린이 도서관, 학교 연계 프로그램 다채
잡지·문구 등 판매 … 연간 100만명 방문 ‘문화 사랑방’
도서관은 조용해야 한다? 이런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뜨린 시골 도서관이 있다. 아니 도서관에서 커피를 마시고 음악을 듣기도 한다. 개관 5년 만에 전 세계에서 100만 명이 방문하는 일본 큐슈 사가현의 다케오(武雄)도서관 이야기다. 온천과 3000년 수령의 녹나무로 유명한 다케오는 과감한 혁신으로 떠나는 고향에서 돌아오는 마을로 되살아났다. 국내외 공공도서관의 벤치마킹 사례로 각광받고 있는 다케오 시립도서관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다케오시는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JR기차를 타고 1시간 정도 달리면 닿은 곳이다. 인구 5만 여명의 작은 도시로 국내에는 온천으로 잘 알려 있다. 최근엔 제주 올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큐슈 올레를 통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다케오 온센역에서 내려 시내쪽으로 10분 정도 걷다 보니 세련된 분위기의 2층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입구에 도착하자 스타벅스 로고가 선명한 표지판이 먼저 반긴다. 1층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도서관의 장서 20만 권이 빽빽하게 꽂힌 수십 여개의 서가가 시선을 압도했다. 2층 벽면을 빼곡히 채운 나무 책장은 거대한 숲속에 서 있는 듯 한 느낌을 주었다.
특히 책도 책이지만 서가 옆에 꾸며진 커피숍이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선 주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책을 꺼내 읽을 수 있고, 1층 서점에서 잡지를 구입할 수 있다. 굳이 책을 사지 않을 땐 카페에 앉아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을 즐겨도 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도서관과 서점의 공존이다. 도서관의 서가 옆에 자리한 1층 매대에서는 신간 서적과 잡지를 판매한다. 스타벅스의 기념품인 텀블러를 비롯해 문구류, 수건, 에코백, 과자 등 ‘메이드 인 다케오’의 상품들이 가득하다. 여느 도서관에서 보기 힘든 커피숍, 서점이 어우러진 ‘한지붕 세가족’인 셈이다.
가정주부인 준코 요시다(46)씨는 “특별한 일정이 있는 날을 제외하곤 거의 매일 오전 도서관으로 ‘출근’한다”면서 “쾌적한 분위기에서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마음껏 읽고 인문학이나 영화 관련 강좌를 들을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다케오 도서관은 학교 이상의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다케오 도서관 옆에 들어선 별관 성격의 어린이 도서관은 규모는 조금 작지만 어린이들의 동선을 반영한 ‘열린 컨셉’으로 설계했다. 앞마당에 꾸며진 놀이터와 연계하면 거대한 키즈파크를 방불케 한다. 독서와 거리가 멀었던 시민들은 도서관이 들어서면서 문화를 즐기는 삶을 누리게 됐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다케오는 쇠락한 도시나 다름없었다. 온천 관광객을 제외하면 좀처럼 외지인들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도서관은 뛰어난 접근성에도 콘텐츠가 부실해 주민들의 외면을 받았다.
썰렁한 도서관에 주목한 이는 지난 2006년 당선된 히와타시 게이스케 시장이었다. 그는 침체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을 ‘카드’를 고민하던 중 도서관을 지역발전의 거점 공간으로 삼기 위해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에 들어갔다.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에 빠져 도서관을 찾지 않는 시대가 됐지만 오래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관성에 젖은 공무원의 마인드로는 도서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게 외부 전문가 영입이었다. 시립도서관의 운영을 라이프스타일과 츠타야 서점을 접목시켜 혁신의 아이콘이 된 마스다 무네아키(컬쳐컨비니언스클럽 대표)에게 맡기기로 한 것이다. 삼고초려 끝에 도서관을 맡은 마스다는 ‘공간만 차지하던’ 관장실을 없애는 대신 개방형 서가와 열람실 좌석을 187석에서 280석으로 늘렸다. 여기에 신간 도서, 잡지, 문구를 판매하는 츠타야 서점(컬쳐컨비니언스 운영)과 스타벅스를 입점시켰다. 운영시간도 오후 6시에서 밤 9시까지 연장했다. 직장인들과 관광객들을 불러 들이기 위해 도서관을 1년 365일 개방했다.
지난 2013년 4월 개관한 ‘세상에 없던’ 도서관은 단숨에 일본 전역에 명성을 떨쳤다. 낮에는 관광객들의 랜드마크로, 밤에는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활기가 넘친다. 실제로 저녁 시간에는 주민들의 독서모임과 문화강좌들이 연중 펼쳐진다. 또한 손에 꼽을 정도였던 방문객은 하루 평균 800여 명, 주말에는 1500여 명이나 된다. 낮시간 도서관의 커피숍에 앉아 있으면 한국이나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을 쉽게 만날 수 도 있다.
다케오 도서관의 강점은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다. 민간 단체에 운영을 맡긴 다케오 시는 1년에 2000만 엔(2억 원 상당)을 들여 6000~7000여 권의 신간을 구입한다. 3년간 한번도 주민들이 찾지 않는 책 1000~2000권은 폐기하거나 보육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기증한다. 또한 정기적으로 방문객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시설과 콘텐츠, 프로그램들을 보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어린이 도서관은 지역 학교와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같은 차별화된 운영이 지금의 다케오 도서관을 키운 비결이다.
/ 다케오=글·사진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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