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뉴스
[전국]동네책방 사장이 들려주는 '진짜' 동네책방 이야기
매체명 : 머니투데이
보도일 : 2018.07.06
- 링크주소
-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061817541224077&outlink=1&ref=http%3A%2F%2Fsearch.daum.net
동네책방 사장이 들려주는 '진짜' 동네책방 이야기
1년새 80개 생겨난 동네 책방,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책방 운영의 매력과 어려움
#직장인 손남경씨(26)는 퇴근 후 일주일에 한 번씩 동네 책방을 방문한다. 시끌벅적한 대형서점보다 작은 책방에서 조용히 또래들이 직접 쓴 '취업'과 관련된 에세이를 읽으며 공감하고 위로를 얻는다. 에코백이나 배지 등 마음에 드는 굿즈(goods·상품)도 하나씩 구매한다.
개성 있는 동네 책방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동네 책방 애플리케이션(앱) '퍼니플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동네 책방 수는 337곳이다. 1년새 80개의 동네 책방이 생겨났다. 일주일에 1.5개꼴로 새로운 동네 책방이 문을 연 것이다.
빠른 배송, 가격 할인 등의 장점을 가진 온라인 서점, 대형서점 사이에서 동네 책방이 새 강자로 떠오른 이유는 뭘까. 서울 봉천동·양평동·행운동에서 동네 책방을 운영 중인 사장님 3명에게 동네 책방의 매력과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들어봤다.
책방 주인의 취향 묻어난 책들, 손님과 '공감대' 형성도
동네 책방은 주인의 취향대로 고른 책들을 늘어놓고 손님을 맞는다. 대량으로 책을 팔지 않는 대신 △향기 △식물 △페미니즘 등 특정 분야로 범위를 좁혔다. 주인과 손님이 서로 책을 추천하며 책 목록을 꾸며나가는 것도 동네 책방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 주인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손님들이 책방을 드나들며 그 책방만의 정체성이 형성된다.
관악구 봉천동의 페미니스트 책방 '달리봄'의 주승리 팀장(27)은 "책방 주인과 성향이나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주로 방문해 관심사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책을 추천한다"며 "단골손님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것이 동네 책방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동네 책방 '프레센트14'의 최승진 대표(30)는 "책방에서 선택적으로 책을 골라주다 보니 예전엔 눈에 안 들어왔던 책을 만나볼 수 있다"며 "오다가다 접할 수 있는 게 작은 책방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며 '동네 책방'의 매력을 설명했다.
관악구 행운동에서 동네 책방 '엠프티폴더스'를 운영 중인 김소정 대표(30)는 손님들이 옛날 동네 책방의 '향수'를 찾아 모인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동네에 있던 만화책 대여점, 지역 도서관에 추억이 있는 세대들이 이제는 20, 30대가 됐다"며 "손님들이 큰 서점보다 작은 공간에 향수를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책방 그 이상, 색다른 문화 공간의 탄생
동네 책방은 2030세대가 모이는 문화 중심지로 변모했다. 동네 책방이라고 책만 팔지는 않기 때문이다. '북 콘서트', '독서 토론회', '인디밴드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김소정 대표는 "책방이 더이상 책만 판매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책 읽는 모임과 토론회, '책맥'(책+맥주), 음악 공연 등 이제는 모든 것들이 책방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한 달에 한 번씩 작가와 함께하는 모임을 계획 중이다. 동네 책방을 지식의 장이자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달리봄'의 김소연 대표(30)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고객의 방문 횟수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김소연 대표는 "사람들은 책방을 안정적인 공간이라 느끼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페미니즘과 관련된 독서 모임, 영화 상영 등의 콘텐츠를 더하니까 사람들이 더 찾아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책'과 '향기'를 합쳐 판매하는 '프레센트 14'의 최 대표는 "책과 다른 아이템을 매치해서 판매하면 두 가지의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다"며 "책의 느낌과 어울리는 향을 직접 만들어서 보여주면 손님들이 신기해하고 재밌어한다"고 말했다.
'소확행' 느끼며 책방 운영? "보이는 것과 많이 달라…"
나만의 책방을 운영하는 게 부러워 보일 수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책방 주인들은 '일상=일'과 '책 유통 문제'를 현실적 어려움으로 꼽았다.
주 팀장은 "대형서점은 위탁판매로 운영한다. (비용을) '선지급'하지 않고, 책을 판매해 '후정산'하는 식이다. 하지만 작은 책방의 경우 위탁판매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소정 대표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맞지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에서 배울 수 없었던 가치에 대해 알게 돼 소확행을 느낀다. 하지만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야근을 하고 주말에도 책방으로 출근을 하게 된다"며 "일과 삶이 분리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소연 대표는 동네 책방이 책만 팔아서는 운영하기 힘든 면을 지적했다. 김소연 대표는 "밖에서 봤을 땐 잘 될 것이라는 환상이 있을 수도 있다.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책방 역시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이라며 "현실적으로는 책만 팔아서는 책방을 운영하기 힘든 구조라 출판 사업, 토론회 등으로 추가 수입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동네 책방이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떠오른 점은 반갑지만 수익 창출과 운영이 어렵지않을까 우려된다"며 "동네 책방만의 차별화를 통해 적극적인 생존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봉 기자의 '추신'
안녕하세요 이상봉 기자입니다. 중랑구의 한 동네 책방에서 책을 읽다가 손님과 주인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평소 책을 가까이하는 편이지만 유통 구조, 동네 책방의 현실, 도서정가제 등 세부적인 내용은 이번 기회에 알게 됐습니다. 혹시라도 동네 책방에 대해 기자가 놓친 부분이 있나요? 또 다른 기사에 참고가 될만한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assio28@mt.co.kr로 메일 제보 주시면 꼼꼼히 살피겠습니다.
/ 이상봉 기자
1년새 80개 생겨난 동네 책방,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책방 운영의 매력과 어려움
#직장인 손남경씨(26)는 퇴근 후 일주일에 한 번씩 동네 책방을 방문한다. 시끌벅적한 대형서점보다 작은 책방에서 조용히 또래들이 직접 쓴 '취업'과 관련된 에세이를 읽으며 공감하고 위로를 얻는다. 에코백이나 배지 등 마음에 드는 굿즈(goods·상품)도 하나씩 구매한다.
개성 있는 동네 책방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동네 책방 애플리케이션(앱) '퍼니플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동네 책방 수는 337곳이다. 1년새 80개의 동네 책방이 생겨났다. 일주일에 1.5개꼴로 새로운 동네 책방이 문을 연 것이다.
빠른 배송, 가격 할인 등의 장점을 가진 온라인 서점, 대형서점 사이에서 동네 책방이 새 강자로 떠오른 이유는 뭘까. 서울 봉천동·양평동·행운동에서 동네 책방을 운영 중인 사장님 3명에게 동네 책방의 매력과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들어봤다.
책방 주인의 취향 묻어난 책들, 손님과 '공감대' 형성도
동네 책방은 주인의 취향대로 고른 책들을 늘어놓고 손님을 맞는다. 대량으로 책을 팔지 않는 대신 △향기 △식물 △페미니즘 등 특정 분야로 범위를 좁혔다. 주인과 손님이 서로 책을 추천하며 책 목록을 꾸며나가는 것도 동네 책방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 주인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손님들이 책방을 드나들며 그 책방만의 정체성이 형성된다.
관악구 봉천동의 페미니스트 책방 '달리봄'의 주승리 팀장(27)은 "책방 주인과 성향이나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주로 방문해 관심사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책을 추천한다"며 "단골손님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것이 동네 책방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동네 책방 '프레센트14'의 최승진 대표(30)는 "책방에서 선택적으로 책을 골라주다 보니 예전엔 눈에 안 들어왔던 책을 만나볼 수 있다"며 "오다가다 접할 수 있는 게 작은 책방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며 '동네 책방'의 매력을 설명했다.
관악구 행운동에서 동네 책방 '엠프티폴더스'를 운영 중인 김소정 대표(30)는 손님들이 옛날 동네 책방의 '향수'를 찾아 모인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동네에 있던 만화책 대여점, 지역 도서관에 추억이 있는 세대들이 이제는 20, 30대가 됐다"며 "손님들이 큰 서점보다 작은 공간에 향수를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책방 그 이상, 색다른 문화 공간의 탄생
동네 책방은 2030세대가 모이는 문화 중심지로 변모했다. 동네 책방이라고 책만 팔지는 않기 때문이다. '북 콘서트', '독서 토론회', '인디밴드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김소정 대표는 "책방이 더이상 책만 판매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책 읽는 모임과 토론회, '책맥'(책+맥주), 음악 공연 등 이제는 모든 것들이 책방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한 달에 한 번씩 작가와 함께하는 모임을 계획 중이다. 동네 책방을 지식의 장이자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달리봄'의 김소연 대표(30)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고객의 방문 횟수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김소연 대표는 "사람들은 책방을 안정적인 공간이라 느끼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페미니즘과 관련된 독서 모임, 영화 상영 등의 콘텐츠를 더하니까 사람들이 더 찾아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책'과 '향기'를 합쳐 판매하는 '프레센트 14'의 최 대표는 "책과 다른 아이템을 매치해서 판매하면 두 가지의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다"며 "책의 느낌과 어울리는 향을 직접 만들어서 보여주면 손님들이 신기해하고 재밌어한다"고 말했다.
'소확행' 느끼며 책방 운영? "보이는 것과 많이 달라…"
나만의 책방을 운영하는 게 부러워 보일 수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책방 주인들은 '일상=일'과 '책 유통 문제'를 현실적 어려움으로 꼽았다.
주 팀장은 "대형서점은 위탁판매로 운영한다. (비용을) '선지급'하지 않고, 책을 판매해 '후정산'하는 식이다. 하지만 작은 책방의 경우 위탁판매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소정 대표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맞지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에서 배울 수 없었던 가치에 대해 알게 돼 소확행을 느낀다. 하지만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야근을 하고 주말에도 책방으로 출근을 하게 된다"며 "일과 삶이 분리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소연 대표는 동네 책방이 책만 팔아서는 운영하기 힘든 면을 지적했다. 김소연 대표는 "밖에서 봤을 땐 잘 될 것이라는 환상이 있을 수도 있다.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책방 역시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이라며 "현실적으로는 책만 팔아서는 책방을 운영하기 힘든 구조라 출판 사업, 토론회 등으로 추가 수입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동네 책방이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떠오른 점은 반갑지만 수익 창출과 운영이 어렵지않을까 우려된다"며 "동네 책방만의 차별화를 통해 적극적인 생존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봉 기자의 '추신'
안녕하세요 이상봉 기자입니다. 중랑구의 한 동네 책방에서 책을 읽다가 손님과 주인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평소 책을 가까이하는 편이지만 유통 구조, 동네 책방의 현실, 도서정가제 등 세부적인 내용은 이번 기회에 알게 됐습니다. 혹시라도 동네 책방에 대해 기자가 놓친 부분이 있나요? 또 다른 기사에 참고가 될만한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assio28@mt.co.kr로 메일 제보 주시면 꼼꼼히 살피겠습니다.
/ 이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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