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뉴스
[광주]도서관, 문화를 품다 1_왜 열린 도서관인가
매체명 : 광주일보
보도일 : 2018.05.28
[도서관, 문화를 품다] <1>왜 열린 도서관인가
- 2018 책의 해 기념-국내외 선진공공도서관 탐방
- ‘왁자지껄’ 도서관 고정관념을 깨라
- 책만 읽는 조용한 공간서 다양한 체험 즐기는 복합문화공간 변신
- 서울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 1년만에 방문객 2천100만명 넘어
- 문화수도 광주, 공공도서관 운영 개선 등 독서 문화 조성 힘써야
“한편의 시는 사람의 마음과 생각, 그리고 감정을 움직입니다. 그래서 시를 읽고 나면 우리는 내가 가지고 있던 어떤 마음이 다른 곳으로 이동되어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지난 4월 21일 오후 7시 서울 별마당 도서관의 컬처클럽. 시 ‘가재미’ ‘맨발’ 등으로 잘 알려진 시인 문태준씨가 무대 위에 오르자 객석 여기 저기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20대 젊은 여성에서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70대 어르신까지 200여 명의 관객은 작가와 대화를 나누며 시의 매력에 푹 빠져 들었다. ‘가슴에 별을 품은’ 이들을 위한 특설무대는 매일 저녁 번잡한 일상에 지친 시민들을 책과 음악이 어우러진 북 콘서트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강사와 주제에 따라 컬처클럽, 명사초청특강, 도서관 콘서트,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모습으로 만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를 비롯해 건축가 승효상, 소설가 김영하, 영화감동 장하준, 최재천 이화여대 객원교수, 시인 유안진,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하피데이 앙상블, 광고인 박웅현, 소설가 성석제, 사진작가 윤광준 등 수십 여명의 스타강사들이 다녀갔다. 지난해 5월31일 개관 이후 1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뜻깊은 시간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자리한 별마당 도서관은 신세계 프라퍼티가 공을 들여 꾸민 ‘열린 도서관’이다. 2800㎡(약 850평)으로 구성된 복층구조, 13m 높이의 대형서가 3개, 5만 여 권이 넘는 도서, 600여 종류의 잡지 등 상상을 뛰어넘는 스케일을 자랑한다. 강남의 노른자 땅 위에 막대한 돈을 투자한 야심찬 기획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별마당 도서관의 강점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라는 것이다. 매일 오전 10시30분 부터 자정까지 운영하는 도서관에서는 책을 읽어도, 또는 굳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비움과 기다림, 삶을 충전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건 책 읽는 풍경이다. 쇼핑몰, 백화점, 수족관 등이 들어서 있는 코엑스몰의 한켠에 바깥 세상과 담을 쌓은 듯 책장을 넘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단연 압권이다. 그것도 수백 여명이 같은 공간에서 말이다.
개관 이후 별마당 도서관은 숱한 화제를 불러 모았다. 한때 침체됐던 코엑스몰은 별마당 도서관이 입소문을 타면서 1년 만에 방문객이 2천100만 명을 넘어섰고 그로 인한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다.
무엇보다 도서관에 대한 사회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조용히 책만 읽거나 공부를 하는 정적인 공간이 아닌 다양한 체험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과감한 투자와 관심이 이뤄낸 별마당 도서관의 효과다.
2018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책의 해’이다. 정부는 책 읽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책의 해 선포식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독서대전, 생활 속 독서운동 등 다양한 사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한다.
정부가 책 읽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 데에는 우리 사회의 척박한 독서 문화가 자리한다. 최근 발표된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4명은 1년에 책을 1권도 읽지 않는 등 독서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 60%는 본인의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전남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광주의 1인당 도서구입비는 1만4922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전남은 1인당 3만782원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공도서관 현황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2015년 말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수는 978개관으로 봉사대상 인구는 5만2688명 당 1개관이다. 이는 독일 1만412명, 영국 1만5465명, 미국 3만4560명, 일본 3만9548명에 비해 도서관 수와 이용자 서비스의 질이 매우 낮은 편이다.
2017년 광주시가 펴낸 광주광역시 공공도서관 현황에 따르면 광주에는 시립도서관 3곳을 포함해 구립도서관, 교육청 산하 도서관,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 등 총 22개의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광주시의 인구가 140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봉사대상 인구 수는 매우 부족한 상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독서 선진국의 공공도서관들은 북 스타트, 미래를 위한 독서교육, 여름독서학교, 틴에이지 독서주간, 아침독서운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의 독서환경을 조성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광주지역 공공도서관이 예산과 콘텐츠 부족을 이유로 도서대출이나 열람실 기능에만 한정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광주.전남은 올해 전라도 정도 1000년을 맞아 예향의 명성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특히 광주는 국립아시아 문화전당 개관과 2018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명실상부한 문화도시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하지만 열악한 독서 환경과 독서 문화는 이런 장밋빛 문화도시의 비전을 공허하게 한다. 책을 읽지 않는 도시는 결코 문화도시라고 자부할 수 없어서다.
이에 본 기획은 열악한 지역의 독서 환경과 공공도서관의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국내외 선진 도시의 독서 문화와 그 중심에 있는 공공도서관의 콘텐츠와 운영을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책의 해로 선포한 만큼 생활 속 독서운동을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 글.사진 박진현문화선임기자
- 2018 책의 해 기념-국내외 선진공공도서관 탐방
- ‘왁자지껄’ 도서관 고정관념을 깨라
- 책만 읽는 조용한 공간서 다양한 체험 즐기는 복합문화공간 변신
- 서울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 1년만에 방문객 2천100만명 넘어
- 문화수도 광주, 공공도서관 운영 개선 등 독서 문화 조성 힘써야
“한편의 시는 사람의 마음과 생각, 그리고 감정을 움직입니다. 그래서 시를 읽고 나면 우리는 내가 가지고 있던 어떤 마음이 다른 곳으로 이동되어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지난 4월 21일 오후 7시 서울 별마당 도서관의 컬처클럽. 시 ‘가재미’ ‘맨발’ 등으로 잘 알려진 시인 문태준씨가 무대 위에 오르자 객석 여기 저기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20대 젊은 여성에서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70대 어르신까지 200여 명의 관객은 작가와 대화를 나누며 시의 매력에 푹 빠져 들었다. ‘가슴에 별을 품은’ 이들을 위한 특설무대는 매일 저녁 번잡한 일상에 지친 시민들을 책과 음악이 어우러진 북 콘서트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강사와 주제에 따라 컬처클럽, 명사초청특강, 도서관 콘서트,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모습으로 만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를 비롯해 건축가 승효상, 소설가 김영하, 영화감동 장하준, 최재천 이화여대 객원교수, 시인 유안진,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하피데이 앙상블, 광고인 박웅현, 소설가 성석제, 사진작가 윤광준 등 수십 여명의 스타강사들이 다녀갔다. 지난해 5월31일 개관 이후 1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뜻깊은 시간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자리한 별마당 도서관은 신세계 프라퍼티가 공을 들여 꾸민 ‘열린 도서관’이다. 2800㎡(약 850평)으로 구성된 복층구조, 13m 높이의 대형서가 3개, 5만 여 권이 넘는 도서, 600여 종류의 잡지 등 상상을 뛰어넘는 스케일을 자랑한다. 강남의 노른자 땅 위에 막대한 돈을 투자한 야심찬 기획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별마당 도서관의 강점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라는 것이다. 매일 오전 10시30분 부터 자정까지 운영하는 도서관에서는 책을 읽어도, 또는 굳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비움과 기다림, 삶을 충전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건 책 읽는 풍경이다. 쇼핑몰, 백화점, 수족관 등이 들어서 있는 코엑스몰의 한켠에 바깥 세상과 담을 쌓은 듯 책장을 넘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단연 압권이다. 그것도 수백 여명이 같은 공간에서 말이다.
개관 이후 별마당 도서관은 숱한 화제를 불러 모았다. 한때 침체됐던 코엑스몰은 별마당 도서관이 입소문을 타면서 1년 만에 방문객이 2천100만 명을 넘어섰고 그로 인한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다.
무엇보다 도서관에 대한 사회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조용히 책만 읽거나 공부를 하는 정적인 공간이 아닌 다양한 체험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과감한 투자와 관심이 이뤄낸 별마당 도서관의 효과다.
2018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책의 해’이다. 정부는 책 읽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책의 해 선포식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독서대전, 생활 속 독서운동 등 다양한 사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한다.
정부가 책 읽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 데에는 우리 사회의 척박한 독서 문화가 자리한다. 최근 발표된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4명은 1년에 책을 1권도 읽지 않는 등 독서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 60%는 본인의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전남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광주의 1인당 도서구입비는 1만4922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전남은 1인당 3만782원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공도서관 현황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2015년 말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수는 978개관으로 봉사대상 인구는 5만2688명 당 1개관이다. 이는 독일 1만412명, 영국 1만5465명, 미국 3만4560명, 일본 3만9548명에 비해 도서관 수와 이용자 서비스의 질이 매우 낮은 편이다.
2017년 광주시가 펴낸 광주광역시 공공도서관 현황에 따르면 광주에는 시립도서관 3곳을 포함해 구립도서관, 교육청 산하 도서관,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 등 총 22개의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광주시의 인구가 140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봉사대상 인구 수는 매우 부족한 상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독서 선진국의 공공도서관들은 북 스타트, 미래를 위한 독서교육, 여름독서학교, 틴에이지 독서주간, 아침독서운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의 독서환경을 조성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광주지역 공공도서관이 예산과 콘텐츠 부족을 이유로 도서대출이나 열람실 기능에만 한정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광주.전남은 올해 전라도 정도 1000년을 맞아 예향의 명성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특히 광주는 국립아시아 문화전당 개관과 2018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명실상부한 문화도시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하지만 열악한 독서 환경과 독서 문화는 이런 장밋빛 문화도시의 비전을 공허하게 한다. 책을 읽지 않는 도시는 결코 문화도시라고 자부할 수 없어서다.
이에 본 기획은 열악한 지역의 독서 환경과 공공도서관의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국내외 선진 도시의 독서 문화와 그 중심에 있는 공공도서관의 콘텐츠와 운영을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책의 해로 선포한 만큼 생활 속 독서운동을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 글.사진 박진현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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