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우리동네 사랑방‘작은 도서관’활성화 방안 <4>

매체명 : 광양뉴스 보도일 : 201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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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사랑방‘작은 도서관’활성화 방안 <4>

다문화 적성·문화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 활성화…‘도서관+지역’연계 특화

안산 다문화 작은도서관, 23개국 1만 2천여권 외국 서적 가득

‘다문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가 경기도 안산시다. 안산시의 전체 인구는 2018년 4월 기준 72만명 정도 된다. 이중 외국인 인구가 5만 4770명으로 전체 인구의 7.5% 가량 된다. 안산시는 1970년대말 시화·반월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외국인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유입이 시작되면서 외국인이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렇다 보니 국외 이주민들의 경제권이 형성되고 자연스럽게 이들을 위한 문화 인프라도 생기기 시작했다.

2008년 개관, 외국인 소통 구심점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외국인주민센터에 있는‘안산다문화 작은도서관’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관한 다문화 전문 작은도서관이다. 2008년 문을 연 이곳은 23개국 언어로 발간된 1만2000여권의 책을 읽을 수 있어 하루 평균 80~100명, 연간 3만여명의 외국인이 찾고 있다.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은 거주인 약 80%가 국외 이주민이다. 이렇다 보니 다문화 작은도서관 역시 국외 이주민들이 주 이용자다. 안산 다문화 도서관은 안산시에서 직접 운영해오다가 2014년 3월부터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 글로벌 다문화연구원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 작은도서관은 원곡동에 거주하는 한국인 뿐 아니라 국외이주민들을 위한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글로벌 소통 공간이자 사랑방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안산 다문화 작은도서관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소모임을 운영하고, 직접 책을 들고 외국인 공동체를 찾아다니며 끊임없이 도서관을 홍보한 끝에 입소문이 널리 알려지면서 안산 다문화 작은도서관은 이제 외국인들 사이에 소통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지역 공공도서관 역할 충실

거주민들의 대다수가 국외 이주민이라는 환경적 특징에 따라 안산다문화 작은도서관은 문화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지역의 공공도서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첫째, 친근한 도서관 환경을 조성토록 노력하려고 힘쓴다. 예를 들면 안내문, 홍보문은 이주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모국어 혹은 기호로 표기해 이주민들의 이해를 돕고, 이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과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둘째, 기본적으로 이주민들에게 한국생활 정착 및 적응을 위한 지역생활정보를 제공하고, 모국어의 도서 및 자료를 제공하여 이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셋째, 이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문화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안산 다문화 작은도서관은 이주민들을 위해 70개 이상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주민들을 위한 교육 뿐 아니라, 이주민과 선주민이 서로 이해하고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지역사회통합 프로그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넷째, 이주민들이 도서관 운영에 참여토록 한다. 이주민들이 글로벌 동아리, 세계명예사서로 조직, 활동하도록 지원한다. 이에 모국어의 원서들을 구비하고 비치하는데 이들의 도움을 받을 뿐 아니라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이들 스스로 도서관의 주인의식을 갖고 지역주민으로서 살아가는데 자신감과 긍지를 갖도록 한다.

다문화 작은도서관은 또 지역기관과 연계 및 협력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민간교육시설, 정부기관, 보건소 등 여러 사회조직과의 협력을 통해 이주민들이 생활적응에 불편함이 없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운영 방식

예산 아끼고 프로그램 활성화 키워

안산 다문화 작은도서관의 운영은 안산시 예산과 함께 경기도 등 프로그램 운영사업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위탁기관이기 때문에 안산시로부터 전체 운영예산, 1년 기준으로 약 9000여만원(도서 구입비는 별도책정)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인건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였다.

다문화 작은도서관은 이에 외부기관으로부터 책을 기증받는 것으로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다문화 도서관의 기본적인 특성상 외국어 도서가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기본적으로 20여개국이 넘는 국외원서를 구입하기에는 아무래도 예산의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안산 다문화 작은도서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 근무자가 파견되어 일하는 KOTRA(대한 무역투자진흥공사)의 지원을 받아 국외자료를 지원받았다.

여기에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으로부터 도서를 기증받아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외국의 신문 및 정기간행물을 제공하려는 방법도 고려하였는데, 우선적으로 가장 이용자가 많은 중국이주민들을 위해 중국문화원과 협력, 그 기관으로부터 중국 발행신문 및 정기간행물, 잡지를 제공받아 이주민들을 위해 비치하는 등 주변 기관을 최대한 활용해 다양한 외국 도서를 비치할 수 있었다.

여러 공모사업에 지원해 프로그램 운영예산을 지원받은 것도 안산 다문화 작은도서관의 큰 재산이자 운영 원동력이다. 다문화 도서관은 여성가족부, 경기도, 아름다운재단, 안산환경연합, 한국연구재단 등 여러 기관의 지원사업에 공모, 선정되어 예산 지원받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노하우도 축적하고 예산 절감효과도 거두면서 도서관 이용객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운영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일상 프로그램과 특별교육 프로그램으로 나뉘는데 일상 프로그램은 도서관이 이용자들에게 친숙하고 안정적인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어 이용자들의 참여를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

그 예로‘내가 우리도서관 역사’프로그램은 도서관 릴레이 일기 쓰기다.‘내가 우리도서관 사서’는 각 나라별 명예 사서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교육에 참여하고 있으며‘북페이스 릴레이’는 책과 자신의 모습으로 새로운 책을 소개하고 사진을 통해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특별교육 프로그램은 이주민의 생활정착 및 적응을 위한 심리정서적 지원, 이주민을 포함한 지역주민의 역량 강화, 이주민과 선주민의 지역사회통합을 주 목적으로 기획, 운영하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날개달린 도서관 △다문화 북콘서트 △글로벌독서지도 강사 양성과정 △지구별 나눔장터 등 다양하다.

이밖에 다양한 지역연계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는 것도 안산 다문화 작은도서관의 성장 비결이다. 한양대학교를 비롯해 안산 작은도서관 협의회, 안산시 문학관련 동호회, JTS 안산다문화센터 등 여러 지역 다문화 기관과 협력해 독서토론회와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지구별 열린텃밭’프로그램은 2016년 작은도서관 운영 아이템 공모전에서 굿아이디어상을 수상했다. 이 프로그램은 안산시로부터 텃밭을 제공받아 캄보디아 이주민들이 정기적으로 텃밭을 가꾸는 활동프로그램이다.

언어장벽과 문화차이로 인해 일상을 긴장과 심리적 위축으로 살아가는 캄보디아 이주민들에게 자신이 익숙하고 잘할 수 있는 텃밭을 일구는 일을 찾아줌으로써 한국 생활의 정착 및 적응의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 회복을 가져다 준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안산 다문화 작은도서관은 지역사회의 공공도서관이 과연 어떤 역할과 기능을 담당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는 바로미터 기능을 하고 있다. 다문화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주민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며 모국을 변화시키는 일을 꿈꾼다면 더할 나위 없는 가치 있는 일이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은 힘들을 길러내도록 하는 일이 바로 안산 다문화 작은도서관의 비전이자 목표인 것이다.

/ 이성훈 기자 sinaw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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