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뉴스
[서울] 관악구 작은도서관 제4회 다산목민대상 수상
매체명 : 내일신문
보도일 : 2018.01.29
"구두센터 안에 종일 갇혀 있잖아요. 서울 근교나 명소를 소개한 책을 보면 거기에 가 있는 것 같아요. (마음에) 위로가 돼요."
서울 관악구 도서관과 도서관정책을 알리는 홍보대사는 유명 연예인도, 연륜 있는 학자도, 이름난 작가도 아니다. 관악구청 근처에서 구두를 닦고 수선하는 김성자(54)씨다. 김씨는 구청 내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을 개인 서재처럼 들락거리며 매달 스무권 가량 책을 대출한다. 그는 "전에는 중고서점을 자주 이용했다"며 "용꿈덕분에 책을 자주 접할 수 있고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정보도 얻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먹고살기 바쁜 주민에 책 배달 = "제 아무리 좋고 큰 도서관이라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 이용하기 어려워요. 가장 좋은 도서관은 '집 가까운 도서관'입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김성자씨 이야기에 10분 거리 작은도서관 핵심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2010년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을 고민한 건 오랫동안 '달동네'로 불리던 지역 사정과 무관치 않다. 1960년대부터 지방 취약계층이 이주하면서 형성된 달동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재정자립도 23위, 사회복지비 부담이 연간 예산 53.3%를 차지할 정도로 열악하다. 다른 지역과 경제적으로 경쟁하기는 어렵지만 주민들 삶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 방법으로 도서관과 독서문화진흥을 택했다.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살림살이를 고려해 도서관 규모는 작게, 예산투입도 가급적 줄이는 방식을 찾았다. 자투리땅과 비어있는 공간에 눈을 돌렸다. 낙성대공원이나 도림천변에 버려진 컨테이너를 수선해 운동과 독서를 병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고 관악산 입구 옛 매표소는 시를 주제로 한 전문도서관으로 꾸몄다. 천정 높은 구청 로비도 한켠을 막아 작은도서관을 만들었고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이라 명명했다.
지하철역사에는 출퇴근길 직장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인도서관을 설치했고 특히 동주민센터 내 방치되다시피 했던 새마을문고를 도서관법상 작은도서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새마을문고 회원 400여명은 사서교육을 이수한 뒤 도서관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센터 작은도서관 운영비는 4시간 이상 일하는 자원봉사자에 하루 8000원씩 지급하는 월 28만원이 전부다.
무엇보다 모든 도서관을 통합전산망으로 연결해 지역 도서관 전체 책을 주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앱으로 신청하면 가장 가까운 도서관으로 배달하는 '지식도시락 배달'이다. 소형 버스 3대가 종일 도서관과 도서관을 오가며 정서적 허기를 채울 책을 배달한다.
◆서울 독서동아리 1/3 관악에 있다 = 2010년 5곳에 불과하던 도서관은 2017년 말 현재 43곳으로 늘었다. 보유 장서는 같은 기간 20만여권에서 3배가 넘는 66만여권으로, 회원은 7만3000명에서 17만명으로 늘었다.
기반시설 확충과 함께 도서관에 있는 책을 일상에서 읽고 공유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에 집중했다. 북콘서트나 '사람 책', 노인들을 위한 자서전 제작 등 독서에 흥미를 쏟을 행사는 기본. 독서와 취미·봉사활동을 연계한 독서동아리 지원이 대표적이다. 동아리별로 연간 30만~70만원씩 지원금은 적지만 주민들은 책을 보다 끈끈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도서관과 마을문고 복지관 어린이집 직장 등 마을에 기반한 동아리만 204개. 학부모 학생 교사 등 학교를 중심으로 한 265개까지 지난해 말 현재 총 469개 동아리가 활동 중이다. 서울시 전체 독서동아리 1439개 가운데 1/3 이상이 관악구에 있는 셈이다. 동아리 회원들은 지역 대표 축제로 꼽히는 책잔치 기획부터 진행 평가까지 도맡기도 한다.
걸어서 10분 거리 작은도서관은 해를 거듭하면서 독서문화진흥 평생학습으로 이어지는 '지식복지사업'으로 진화했다. 관악구 도서관은 단순한 책 저장소가 아니라 햇볕이나 공기처럼 누구에게나 평등한 지식의 기회를 주는 공간이 됐다. 국내 80여 기관을 비롯해 덴마크 코펜하겐시, 일본 세타가야구 등 해외 기관이 배워갔을 뿐 아니라 중국 관영방송 CCTV와 일본 도쿄신문 등 외국 언론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도서관에만 돈을 쓴다"고 공격했지만 주민들은 공감하지 않았다.
작은도서관 효과에 힘입어 서울 대표 달동네 관악구는 불과 몇년새 '도서관도시' '지식복지도시'로 탈바꿈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것은 동네 작은도서관'이라는 빌 게이츠의 말은 도서관 접근성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며 "훗날 어떤 훌륭한 사람이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관악구의 작은도서관이었다'고 말할 날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도서관과 도서관정책을 알리는 홍보대사는 유명 연예인도, 연륜 있는 학자도, 이름난 작가도 아니다. 관악구청 근처에서 구두를 닦고 수선하는 김성자(54)씨다. 김씨는 구청 내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을 개인 서재처럼 들락거리며 매달 스무권 가량 책을 대출한다. 그는 "전에는 중고서점을 자주 이용했다"며 "용꿈덕분에 책을 자주 접할 수 있고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정보도 얻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먹고살기 바쁜 주민에 책 배달 = "제 아무리 좋고 큰 도서관이라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 이용하기 어려워요. 가장 좋은 도서관은 '집 가까운 도서관'입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김성자씨 이야기에 10분 거리 작은도서관 핵심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2010년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을 고민한 건 오랫동안 '달동네'로 불리던 지역 사정과 무관치 않다. 1960년대부터 지방 취약계층이 이주하면서 형성된 달동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재정자립도 23위, 사회복지비 부담이 연간 예산 53.3%를 차지할 정도로 열악하다. 다른 지역과 경제적으로 경쟁하기는 어렵지만 주민들 삶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 방법으로 도서관과 독서문화진흥을 택했다.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살림살이를 고려해 도서관 규모는 작게, 예산투입도 가급적 줄이는 방식을 찾았다. 자투리땅과 비어있는 공간에 눈을 돌렸다. 낙성대공원이나 도림천변에 버려진 컨테이너를 수선해 운동과 독서를 병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고 관악산 입구 옛 매표소는 시를 주제로 한 전문도서관으로 꾸몄다. 천정 높은 구청 로비도 한켠을 막아 작은도서관을 만들었고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이라 명명했다.
지하철역사에는 출퇴근길 직장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인도서관을 설치했고 특히 동주민센터 내 방치되다시피 했던 새마을문고를 도서관법상 작은도서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새마을문고 회원 400여명은 사서교육을 이수한 뒤 도서관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센터 작은도서관 운영비는 4시간 이상 일하는 자원봉사자에 하루 8000원씩 지급하는 월 28만원이 전부다.
무엇보다 모든 도서관을 통합전산망으로 연결해 지역 도서관 전체 책을 주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앱으로 신청하면 가장 가까운 도서관으로 배달하는 '지식도시락 배달'이다. 소형 버스 3대가 종일 도서관과 도서관을 오가며 정서적 허기를 채울 책을 배달한다.
◆서울 독서동아리 1/3 관악에 있다 = 2010년 5곳에 불과하던 도서관은 2017년 말 현재 43곳으로 늘었다. 보유 장서는 같은 기간 20만여권에서 3배가 넘는 66만여권으로, 회원은 7만3000명에서 17만명으로 늘었다.
기반시설 확충과 함께 도서관에 있는 책을 일상에서 읽고 공유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에 집중했다. 북콘서트나 '사람 책', 노인들을 위한 자서전 제작 등 독서에 흥미를 쏟을 행사는 기본. 독서와 취미·봉사활동을 연계한 독서동아리 지원이 대표적이다. 동아리별로 연간 30만~70만원씩 지원금은 적지만 주민들은 책을 보다 끈끈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도서관과 마을문고 복지관 어린이집 직장 등 마을에 기반한 동아리만 204개. 학부모 학생 교사 등 학교를 중심으로 한 265개까지 지난해 말 현재 총 469개 동아리가 활동 중이다. 서울시 전체 독서동아리 1439개 가운데 1/3 이상이 관악구에 있는 셈이다. 동아리 회원들은 지역 대표 축제로 꼽히는 책잔치 기획부터 진행 평가까지 도맡기도 한다.
걸어서 10분 거리 작은도서관은 해를 거듭하면서 독서문화진흥 평생학습으로 이어지는 '지식복지사업'으로 진화했다. 관악구 도서관은 단순한 책 저장소가 아니라 햇볕이나 공기처럼 누구에게나 평등한 지식의 기회를 주는 공간이 됐다. 국내 80여 기관을 비롯해 덴마크 코펜하겐시, 일본 세타가야구 등 해외 기관이 배워갔을 뿐 아니라 중국 관영방송 CCTV와 일본 도쿄신문 등 외국 언론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도서관에만 돈을 쓴다"고 공격했지만 주민들은 공감하지 않았다.
작은도서관 효과에 힘입어 서울 대표 달동네 관악구는 불과 몇년새 '도서관도시' '지식복지도시'로 탈바꿈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것은 동네 작은도서관'이라는 빌 게이츠의 말은 도서관 접근성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며 "훗날 어떤 훌륭한 사람이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관악구의 작은도서관이었다'고 말할 날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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