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만들고 토론하고…엄숙한 도서관이 들썩

매체명 : 경남도민일보 보도일 : 20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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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idom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549201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한 작은 도서관 이름은 '시끌벅적 도서관'이다. 이제 도서관은 개인 공간, 엄숙함, 조용함보다 토론장, 놀이터로 변화하고 있다. 경남에는 공공도서관 66곳, 작은도서관 394곳, 학교도서관 979곳, 대학도서관 34곳, 전문도서관 24곳, 기타(장애인 1·교도소 4) 5곳 등 모두 1502곳(2016년 4월 기준)이 있다. 도서관은 가구와 같이 주민 생활 가까이 배치돼 있다. 제아무리 좋은 가구도 닦지 않으면 광이 나지 않는다. 전문 사서 부족은 숙제로 남아 있다.

◇교육청·학교 도서관 운영은 = 박종훈 교육감은 2000년부터 학교 도서관 담당교사를 맡고, 경남도 교육위원 활동 당시에도 도서관 확장과 활용방안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추진했다. 경남도교육청 소속 도서관은 24곳이다. 창원(창원·마산·진동도서관)에 3곳이 있고, 김해(김해·진영도서관), 사천(사천·삼천포도서관), 창녕(창녕·남지도서관), 밀양(밀양·하남도서관)에 각각 2곳, 나머지 거제·거창·고성·밀양·산청·양산·의령·진주(진양도서관)·통영·하동·함안·함양·합천에 각각 1곳이 있다. 도내 어딜 가더라도 1곳 이상 도서관이 있다.


거창도서관 문화행사 모습. /도교육청
교육청이 운영하는 만큼 자치단체 공공도서관(42개)과의 차별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올해부터는 5개 주제 영역을 정해 이 주제에 관한 한 해당 도서관이 선도 역할을 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고성도서관은 '독서 토론', 김해도서관은 '자유학기제 연계', 거제도서관은 '자료 수집', 마산도서관은 '다문화서비스', 창원도서관은 '학교도서관 지원'이다. 내년에는 외국어, 실버, 독서치료, 책 놀이 등을 주제로 고민하고 있다.

도교육청 창의인재과 독서교육 담당은 "공공도서관이 도내에 66개 있지만 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은 자치단체 도서관과 차별화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과 학생이 중심이 되는 도서관으로 정체성을 살려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공도서관 정보시스템 구축도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다. 각기 달리 운영되던 24곳 공공도서관 전자시스템을 통합 운영해 한 번 회원 가입만으로 도내 경남교육청 소속 24곳 공공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창원도서관을 방문한 회원이 필요한 자료가 거제도서관에 있다면, 관련 자료를 집이나 창원도서관으로 택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전국 최초로 학교 도서관과 연계해 공공도서관 책을 1년에 20권까지 학교로 택배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공공도서관 개방 시간을 연장해 외국어, 공예 등 강좌를 마련한 '별밤도서관'을 운영한다.

학교 도서관은 도서관 활용 수업 활성화와 독서 교육이 강조되면서 지난해 기준 979개 학교 전체에 도서관을 구축했다. 이후 노후화된 기존 도서관을 개선하고 학교 1층 중앙으로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학교 도서관 등에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2015년 93개교, 2016년 94개교, 2017년 77개교에 도서관 개선 사업비를 지원했다.

학교도서관은 인근 주민에 개방을 권유하고 있지만 안전과 학습권 방해 등 이유로 강제 규정은 아니다. 지난해 주민들에게 학교도서관을 개방한 곳은 약 700곳이다.

◇턱없이 부족한 전문 사서 = 사서는 책과 독자를 연결해 주는 지식 큐레이터다. 하지만, 부족한 인력 배치로 책 대여·반납·관리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2016년 2월 기준 경남 공공도서관 정규 사서직은 총 299명으로 1관당 4.6명이다. 도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24곳)에 배치된 사서 186명은 자치단체 소속 도서관보다 많다. 그러나 이 역시 도서 관계자들과 주민들 요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학교도서관 현실은 더 심각하다. 979개 학교에 257명 사서가 배치돼 있다. 전담교사 60명(기간제 사서교사 15명 포함), 전담 사서 197명이다.

도교육청 독서교육 담당은 "학교도서관진흥법에는 1500명당 사서 1명을 두도록 배치 기준을 정하고 있다. 도내 학교도서관 사서는 전체 학생 수로 계산하면 배치기준을 넘어섰지만 도서관 수를 기준으로 하면 배치비율은 전국 평균과 비슷한 26%밖에 되질 않는다"고 설명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임기 내 공공도서관을 300곳 더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공도서관 사서배치기준 개선안'에서 공공도서관당 3명의 사서만 필수 인원으로 규정하는 후퇴안을 제시해 논란을 불렀다.

창원문성대 문헌정보과 김수경 학과장은 "공공도서관은 물론 학교 도서관도 사서 역할이 절대적이다. 이미 외관은 잘 구축된 학교도서관은 사서교사가 부족해 학부모, 동아리 학생들, 일반교사가 도서관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이는 보편 서비스가 아닌 개인(에 따라 달라지는) 서비스로 국한되고 부차적인 업무로 치부돼 제대로 도서관을 활용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학과장은 "교육 핵심공간은 도서관이다. 학교에서 선생님과 교과서는 가이드라인일 뿐 실질적인 자기 공부는 스스로 찾아서 알아가는 것이다. 방대한 자료를 안내하고 연계 수업을 돕는 사서가 없다는 것은 학생들의 자율적인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1학교 1사서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역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여서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도교육청 독서교육담당은 "학교 도서관 사서 정원을 늘리려 애를 쓰고 있다. 운영 효율성을 떠나 사서의 교사 학습 협업, 교재 연구 지원 등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5년 안에 전 학교 사서 배치를 고민하고 있다. 필요한 사서 수를 5년간 점차 20%씩 늘려나가는 방향을 고민 중이다. 비정규직 사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학과장은 "이제는 도서관에 철학을 담아야 할 때다. 이 역시 사람이 해야 할 일이다. 확대된 도서관 활용을 이끌어내지 않는다면 예산 낭비의 한 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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