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사설] 공공도서관 신축 환영하나 운영이 더 중요하다

매체명 : 국제신문 보도일 : 2017.03.24
링크주소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1700&key=20170321.22031190853
부산시가 오는 2025년까지 29개 공공도서관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한다. 31개 작은도서관도 4년 내 들어선다. 창의성과 상상력의 원천인 공공도서관을 확충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진전이다. 신설 도서관과는 별개로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노후 도서관 리모델링은 물론 부산 대표도서관을 중심으로 16개 구·군별 거점 도서관, 작은도서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한 것도 주목된다. '도서관을 지식 놀이터로' 활용하자고 제안한 본지로서는 시의 계획을 환영해 마지 않는다.

사실 그동안 부산의 공공도서관은 상당히 낙후된 수준이었다. 38개 도서관별 평균 인구수는 9만여 명에 달해 7대 도시 중 최악이었다. 장서 규모도 470만 권에 그쳐 시민 1인당 1.35권으로 최저였다. 질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양적인 면에서 기본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계획대로 진척이 된다면 OECD 권장 수준에 도달해 하드웨어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비 40% 등 2200억 원에 달하는 예산 조달의 어려움이 있겠으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도서관은 한 시대의 문화융성을 좌우하는 바로미터다. 세계 최고의 도서관을 지닌 국가는 그 시대 세계 문화의 리더로 활약한다. 제2의 도시라는 부산의 공공도서관 장서는 서울대 장서보다 못하다. 서울대 장서는 또 미국 하버드대 장서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세계 최대의 도서관이 미국, 일본에 집중돼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국가도 그렇지만 도시의 질은 도서관의 규모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부산시는 도서량 확충에 힘을 쏟아야 한다.

도서의 양과 시설 규모는 일정 부분 질을 담보한다. 그렇긴 한데 질의 향상은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다. 시가 도서관의 독서실 역할을 축소하고 대신 프로그램 확충 등 운영에 신경 쓴 것은 그런 면에서 옳은 방향이다. 이왕이면 미래의 도서관을 만들면 금상첨화다. 미려한 건축 디자인을 바탕으로 문화 예술의 복합 공간, 생활 속 만남의 장소가 되도록 배려해야 한다. 지식, 영상 등을 디지털화하는 한편 정보의 소비를 넘어 생산 중심지가 되도록 하는 것도 빠뜨려선 안 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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