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화투’만 치던 할머니들의 삶에 새로운 활력소

매체명 : 김해뉴스 보도일 : 201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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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작은도서관, 코사지 강좌 - 어르신 10명 참가 즐거운 시간
한림면 지신리 시호마을 시호복지회관 2층에는 '시호미래작은도서관'이 있다. 회관 1층은 경로당과 피로 개선실이 있는 어르신들의 쉼터 공간이다. 2층에는 체력증진실과 도서관이 있다. 작은 건물 한 동에 주민들의 쉼터와 문화공간이 공존한다. 마을 주변은 온통 논과 밭이어서 문화공간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작은 규모이지만 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문화 혜택에서 소외된 농촌지역에 소중한 공간이다.
지난 20일 오후 2시 시호미래작은도서관에서 '코사지 만들기' 수업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동네 어르신들이었다. 70~80대 할머니 10명이 수업을 받기 위해 도서관에 모였다.
코사지를 만든다는 말에 할머니들은 "잘 할 수 있을까"라며 걱정했다. 그러다 오간디 리본을 갖고 바느질을 한다는 말을 듣고는 다들 자신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리본에 한 땀 한 땀 홈질을 한 뒤에 잡아 당겨 꽃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꽃 술로 인도 마노석이라는 보석을 박은 뒤 뒤편에 핀을 붙여 가슴에 달 수 있게 하는 작업이었다.
강사가 코사지 재료를 할머니들에게 나눠 주었다. 채소물이 든 까만 손톱으로 홈질을 하며 할머니들은 연신 즐거운 표정이었다. 다들 "요즘은 바느질을 할 일이 별로 없다. 오랜만에 바늘을 잡으니 옛 생각이 난다. 요즘 젊은이들은 바느질을 할 줄 몰라 작은 수선거리도 수선집에 맡긴다"며 아쉬워했다. 수업에 참여한 천인숙(72) 할머니는 "예전에는 옷을 만들거나 꿰매 입으려고 바느질을 했다. 장식용 꽃을 만들려고 바느질을 하기는 처음이어서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코사지를 완성한 뒤 가슴에 달고 예쁜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 다들 마치 어버이날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금옥(74) 할머니는 "예전에는 화투를 치거나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는 게 고작이었다. 강좌가 생겨 새로운 작업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니 잡생각이 사라지고 머리도 맑아져 정말 좋다"고 말했다. 박학남(82) 할머니는 "취미생활이 부업으로 연결돼 일거리가 되면 좋겠다. 아직 건강해서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다. 취미생활도 하고 경로당 공동경비도 만들어 쓰면 좋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시호미래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이 책을 읽고 빌려 가는 공간일 뿐 아니라, 농촌의 단조로운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문화체험을 하게 만드는 소중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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