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농사의 중심은 공동체" - 고양시 자유청소년도서관 농사공동체 '자유'

매체명 : 프레시안 보도일 : 2016.01.08
링크주소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2388

허우룩한 농사, 권태기?

[귀농통문] "농사의 중심은 공동체"

도통 영문을 모르겠다. 10년 가까이 텃밭농사를 지어오면서 농사를 짓는 그 순간만큼은 행복하지 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먹고살기 팍팍해서 머리가 지끈거릴 때 부러 텃밭에 나가면 머리가 맑아진다. 그래서 지금도 머리가 복잡해질라 치면 '에라, 모르겠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텃밭으로 간다. 농기구를 단단히 움켜쥐고 무념무상 아침부터 밤까지 땀으로 목욕을 해가며 흙을 일구다 보면, 무슨 똥배짱인지 '다 잘 될 거야' 하고 뱃속이 편해진다. 그때마다 아내와 딸은 가자미눈을 치켜뜨고 째려보지만 나는 짐짓 모른 척 먼산바라기를 한다.

그런데 지난해 초여름 문득, 농사가 허우룩했다. 아무런 까닭 없이 그냥 시들시들 신명이 나질 않았다. 200평 텃밭에 할 일이 산더미라 일손을 재게 놀리지만, 어쩐 일인지 자꾸만 꾀가 났다. 꾀가 나다 보니, 뭉그적뭉그적 속도는 붙질 않고 영양가 없이 힘만 패였다. 한나절이면 족할 일을 종일 낑낑대며 씨름을 하질 않나, 할 일만 눈에 띄면 덥석덥석 달려들던 전과 달리 엉거주춤 망설이다 '다음에 하지, 뭐' 하고 뒷걸음질치는 일도 심심찮았다. 참 미치고 폴짝 뛸 일이었다.

농사에 흥이 일지 않는 경우는 대개 농사가 잘 안 될 때이다. 사람 마음은 다 거기서 거기라 작황이 안 좋으면 떡심이 풀리게 마련이다. 어느 해인가 나는 극심한 봄 가뭄에 감자농사를 망친 적이 있다. 탄저병이 도는 바람에 고추가 한 방에 훅 가기도 했고, 진딧물이 창궐해서 배추농사를 망친 쓰라린 기억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쥐들이 득시글거리는 밭에 수박과 참외를 심었다가 녀석들에게 고스란히 상납하거나, 쇠똥 부은 밭에 멋모르고 고구마를 심었다가 굼벵이 좋은 일만 시킨 적도 있다. 그런 일을 겪고 나면 한동안 의욕을 잃고 억지춘향이로 텃밭 주변을 어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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