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뉴스
우후죽순 작은도서관… 큰 성장 속에 작지않은 고민
매체명 : 동아일보
보도일 : 2013.11.27
《 “염소가 ‘음매’ 하고 소리 내듯 아이들도 말수가 줄고 ‘대박’ ‘헐’ 같은 감탄사만 내뱉고 있어요. 아이들이 계속 자라는데 우린 권위적인 말만 하고 있으니 우리부터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요?”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마포구립 성산글마루 작은도서관 회의실. 어머니 독서모임 ‘책과 노니는 사람들’ 회원 9명이 함께 본 뮤지컬 ‘위키드’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뮤지컬 속 염소교수가 마법사의 저주로 언어를 잃게 되는 장면을 놓고 단순히 재밌다, 좋았다는 인상비평을 넘어 마법사·마녀의 역사적 의미, 말의 소중함, 소통의 중요성까지 논의가 확장돼 갔다. 이들의 수다 속에는 1년 반 동안 이어온 내공이 묻어났다. 》
초등학생 남매를 둔 주부 최경미 씨는 독서모임을 하면서 웃음을 찾았다. 최 씨는 “아이를 키우며 인생을 희생해 왔는데, 여기서 내 인생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책을 손에 잡고 나서 삶의 지혜도 배우고, 이제는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고민도 한다”고 말했다. 중학생 쌍둥이를 둔 성은숙 씨(43)도 “사춘기 자녀와 소통이 안 돼 늘 고민이었다. 청소년 책을 읽다 보니 자녀의 고민이 나도 겪었던 문제였음을 알았고 아이들과 대화도 잘 통하게 됐다”며 웃었다.
성산글마루는 2011년 12월 문을 열었다. 아파트 주민이 자발적으로 도서관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주민의 요구를 들은 마포구는 시설비와 운영비, 도서구입비를 지원했다. 도서관 단체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초기 건립을 도왔고, 위탁 운영은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에서 맡았다. 장서 1만1000여 권을 갖춘 도서관에는 하루 평균 100∼150명이 찾는다.
반면 같은 날 오후 서울 강북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5월 관내 주민센터에 만든 어린이 작은도서관. 이곳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는 단 한 명밖에 없었다. 기존 새마을문고에 간판만 바꿔 단 이곳 서가에 꽂힌 책은 성인, 어린이로만 구분돼 있어 어린이가 원하는 책을 찾기도 힘들었다. 자동차로 10여 분 떨어진 민간 어린이 작은도서관 ‘책 읽는 엄마 책 읽는 아이’가 어린이들로 북적거리고, 도서관이 마련한 어린이 독서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 중인 모습과 대비됐다.
해당 지자체는 10여 개의 작은도서관을 한꺼번에 개관하며 “지역 문화공동체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은도서관 운영 노하우를 익히기는커녕 경험 없는 자원봉사자를 뽑아 관리를 맡겼다. 자원봉사자는 “도서관에 책을 읽으러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은 드물다. 어린이들 대부분이 주민센터에 볼일 보러 온 부모를 따라왔다가 잠시 들른다. 아직 지역주민과 연대하는 프로그램도 없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규정된 작은도서관은 건물 면적 33m², 열람석 6석, 보유장서 1000권 이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작은도서관은 2010년 3349개에서 2012년 3951개로 2년 새 600여 개 늘었다. 전국의 서점 수 1752개(2011년 현재)의 2배가 넘는다. 지난해 8월 작은도서관을 지원하는 ‘작은도서관 진흥법’이 시행되고, 올 7월 박근혜 대통령이 작은도서관을 모범 복지 사례로 언급함에 따라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작은도서관을 세운 뒤에는 관리 소홀로 방치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마을작은도서관협의회 공동대표인 김소희 ‘책 읽는 엄마 책 읽는 아이’ 관장은 “작은도서관은 규모가 작다고 작은도서관이 아니라 지역주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주민이 함께하고 같이 성장하는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 지자체가 작은도서관 수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지역에 어떤 도서관이 필요한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에 어떤 작은도서관이 있는지 궁금하면 작은도서관 포털사이트(www.smalllibrary.org)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초등학생 남매를 둔 주부 최경미 씨는 독서모임을 하면서 웃음을 찾았다. 최 씨는 “아이를 키우며 인생을 희생해 왔는데, 여기서 내 인생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책을 손에 잡고 나서 삶의 지혜도 배우고, 이제는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고민도 한다”고 말했다. 중학생 쌍둥이를 둔 성은숙 씨(43)도 “사춘기 자녀와 소통이 안 돼 늘 고민이었다. 청소년 책을 읽다 보니 자녀의 고민이 나도 겪었던 문제였음을 알았고 아이들과 대화도 잘 통하게 됐다”며 웃었다.
성산글마루는 2011년 12월 문을 열었다. 아파트 주민이 자발적으로 도서관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주민의 요구를 들은 마포구는 시설비와 운영비, 도서구입비를 지원했다. 도서관 단체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초기 건립을 도왔고, 위탁 운영은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에서 맡았다. 장서 1만1000여 권을 갖춘 도서관에는 하루 평균 100∼150명이 찾는다.
반면 같은 날 오후 서울 강북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5월 관내 주민센터에 만든 어린이 작은도서관. 이곳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는 단 한 명밖에 없었다. 기존 새마을문고에 간판만 바꿔 단 이곳 서가에 꽂힌 책은 성인, 어린이로만 구분돼 있어 어린이가 원하는 책을 찾기도 힘들었다. 자동차로 10여 분 떨어진 민간 어린이 작은도서관 ‘책 읽는 엄마 책 읽는 아이’가 어린이들로 북적거리고, 도서관이 마련한 어린이 독서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 중인 모습과 대비됐다.
해당 지자체는 10여 개의 작은도서관을 한꺼번에 개관하며 “지역 문화공동체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은도서관 운영 노하우를 익히기는커녕 경험 없는 자원봉사자를 뽑아 관리를 맡겼다. 자원봉사자는 “도서관에 책을 읽으러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은 드물다. 어린이들 대부분이 주민센터에 볼일 보러 온 부모를 따라왔다가 잠시 들른다. 아직 지역주민과 연대하는 프로그램도 없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규정된 작은도서관은 건물 면적 33m², 열람석 6석, 보유장서 1000권 이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작은도서관은 2010년 3349개에서 2012년 3951개로 2년 새 600여 개 늘었다. 전국의 서점 수 1752개(2011년 현재)의 2배가 넘는다. 지난해 8월 작은도서관을 지원하는 ‘작은도서관 진흥법’이 시행되고, 올 7월 박근혜 대통령이 작은도서관을 모범 복지 사례로 언급함에 따라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작은도서관을 세운 뒤에는 관리 소홀로 방치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마을작은도서관협의회 공동대표인 김소희 ‘책 읽는 엄마 책 읽는 아이’ 관장은 “작은도서관은 규모가 작다고 작은도서관이 아니라 지역주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주민이 함께하고 같이 성장하는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 지자체가 작은도서관 수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지역에 어떤 도서관이 필요한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에 어떤 작은도서관이 있는지 궁금하면 작은도서관 포털사이트(www.smalllibrary.org)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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