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작은도서관에 노인들 몰린 사연

매체명 : 내일신문 보도일 : 20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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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에 노인들 몰린 사연

서대문구 "폭염경보후 급증"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하늘샘 작은도서관에 노년층 주민들이 몰려 눈길을 끈다. 서대문구는 지난달 중순 폭염경보가 발령된 이후 하루 평균 20~30여명이 도서관을 찾는다고 16일 밝혔다.

천연동 하늘샘은 주민 자원활동가들이 꾸려나가는 전형적인 작은도서관이다. 도서관을 찾아와 책을 읽거나 대출을 해가는 주민들은 인근의 어린이를 동반한 보호자다. 노인 방문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달 16일 폭염경보가 발령된 뒤에 사정이 바뀌었다. 도서관 문을 열자마자 노인들이 찾기와 매일 20~30명씩 거의 하루를 보내다시피 한다. 처음에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방문했다가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빌려가기도 한다. 복지관을 통해 도서관을 방문했다는 조삼례(78)씨는 "백내장 수술을 한 뒤 책 읽기를 포기했는데 도서관에 오고부터는 그림책을 읽게 됐다"며 "집에서 가깝고 시원하기까지 하니 너무 좋다"고 전했다.

연일 도서관을 방문하고 안면을 익힌 이웃들이 늘어나면서 또다른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정정해(72)씨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손주가 알려줘 오게 됐다"며 "수필과 시집을 주로 읽는데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지만 지금은 이웃간 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식(65)· 윤종순(62) 부부는 "이진아기념도서관을 다녔는데 동네 작은도서관을 알려줬다"며 "노인을 위한 공간이 분리되면 더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천연동 작은도서관은 노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개선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권경림 자원활동가는 "갑자기 이용객이 늘어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며 "지속적으로 개선해 어느 연령대 주민이나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작은도서관은 지역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므로 나이나 성별 구분 없이 편하게 방문, 책도 읽고 휴식도 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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